[Opinion] '의미'라는 단어 02 [사람]

이 경험을 통해 당신은 무엇을 얻었나요?
글 입력 2021.05.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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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제로 쓴 글이 있다며 친구가 나에게 던져준 단어는 그 자체만을 다루기는 다소 힘든 주제였다. 나에게 ‘의미’라는 단어는 대게 독립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또다른 명사와 통용되는 것이었다. 그러한 연유때문인지 ‘의미’를 곱씹어 보았을 때 ‘일의 의미’ 라든지 ‘가족의 의미’와 같은 ‘의미’에서 파생된 주제가 계속해서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의미’라는 주제 아래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나의 생각을 펼쳐 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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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의 두번째 정의를 다룰 것이다.

 

 

 

나에게 아트인사이트란?


  

최근 들어 나에게 아트인사이트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나는 요즘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인터넷에 올라온 질문들을 가리지 않고 분석하며 김혜정이 대답할 수 있는 답변을 써보고 있다.

 

 
살아오면서 여러가지 했던 경험 중 최고로 좋았던 경험, 혹은 지금 당장 떠오르는 인상 깊었던 경험에 대하여 이야기 해주세요. 이 경험을 통해 당신은 무엇을 얻었나요?
 

 

이 질문을 읽은 나는 주저없이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을 꼽았다. 나는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처음부터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시작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내가 해야하는, 혹은 한 일들을 잊지 않기 위해 적기 시작했다. 휴대폰에 메모하는 것은 평상시의 휴대폰 사용처럼 느껴져서 기억하기가 힘들었다. 펜을 쥐고 손에 힘을 주어 눌러쓰면 몸이 그 문장들을 기억한다.

 

친구들은 내가 다이어리에 거창한 내용들을 쓰는 줄 알지만 사실 펼쳐보면 별 내용이 없다. 오늘 택배를 수령했다는 내용이나 내일 장학재단으로 이자를 포함한 학자금 대출의 원금이 이체된다는 소소한 나의 일상들이 전부이다.

 

걸어서 5분이면 영화관에 도착하는 집으로 이사하고, 나는 기록을 확장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심야 영화 때문이었다. 어쩌다 한번 심야 영화를 보게 된 나는 그 뒤로 야심한 시간의 외출을 즐기게 되었다. 새벽 두시  쯤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영화관에서 나와 마주하는 새벽 공기는 새로웠다.

 

그런데 이게 웬걸, 집에 가며 방금 보고 온 영화를 주제로 미주알고주알 떠들 사람이 없다는 건 생각지 못한 문제였다. 아직 잊혀지지 않은 영화의 세세한 장면들과 엔딩 크레딧을 보며 한 생각들을 함께 나눌 친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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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몇 번 혼자 영화를 보고 나오며 나는 생각했다. 이것들을 마냥 흘려보낼 수만은 없다고. 얼마 뒤 우연한 기회로 아트인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나는 에디터로 활동하게 되었다.

 

수습 시절에는 매주 한편씩 글을 기고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이 심했다. 때문에 영화나 책에 대한 감상 뿐만 아니라, 나의 사소한 생각 까지도 글감으로 삼아 그것에 대한 고찰을 기고하곤 했다.

 

내가 공개적으로 에디터 활동을 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내 글을 피드백해주거나 댓글을 달아 주진 않았다. 다만 이따금씩 걱정인지 조롱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던져주곤 했다. ‘그거 해서 뭐하게?’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사실 조금 신경 쓰이긴 했다. 당시 나는 내 눈에 재미있어 보이기만 하면 크게 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내가 분명히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쟤는 왜 저래? 디자인 전공이 작업은 안하고 왜 맨날 글 썼다고 인스타그램에 올려? 너 그러다가 커리어 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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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도 친구들에게 이따금씩 푸념 섞인 말을 하곤 했다. 잊고 있었던 리뷰 마감이 내일모레이거나, 정말로 글감이 없을 때, 혹은 머리 속으로 멋지게 완성한 글이 생각만큼 잘 안써질 때.. 이외에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여러 상황들이 있다.

 

그래도 계속 했다. 사실 나도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어떤 강요나 강제성도 없이 매주 한 편, 그리고 매달 두 편의 글을 썼다. 그리고 꾸준히 기록하는 힘과 나의 역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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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꾸준한 글쓰기가 나의 전공과 합쳐져 사용자를 위한 글쓰기까지로 나의 영역이 확장되었다. 나는 요즘 ux writing을 공부하고 있다. 내가 여태껏 써온 글들이 이성과 감성 중 감성에 더 치우쳐져 있었다면 ux writing은 그 반대 혹은 아주 새로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과 감성 모두를 기반 삼아 작성한 글로 사용자와 서비스가 원활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아직 이 분야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나의 관심사들이 접목되어 있어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쓸모 없는 것은 없다. 모든 경험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이 전혀 쓸모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것이다.

 

 

[김혜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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