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두 같지만 모두 다른, 앤디 워홀: 비기닝 서울

글 입력 2021.04.24 20:5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최종__앤디워홀_타이포 포스터.jpg

 

 

더 현대 서울 ALT.1에서 <앤디 워홀: 비기닝 서울>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앤디 워홀의 대규모 회고전으로,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릴린’, ‘꽃’ 등 판화 작품을 비롯해 드로잉과 수채화 같은 다양한 작품을 전시 중이다.

 

‘팝 아트의 황제’ 앤디 워홀의 작품들은, 알려진 만큼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전시를 통해 보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를 안고 방문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작품까지 볼 수 있었다.

 

 

 

모두의 아이콘


 

사진2_게티이미지코리아.jpg

 

 

1관에서는 대표작 ‘마릴린’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앤디 워홀은 마릴린 먼로의 스타성, 아름다움, 죽음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고 이를 토대로 작품을 제작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 ‘마릴린’은 마릴린 먼로라는 아이콘을 부활시켰다. 여러 가지 컬러 코드와 네거티브를 이용해, 다채로운 감각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마릴린’ 연작의 흥미로운 점은 작품 제목 옆에 ‘이것은 내 작품이 아니다’라는 말이 함께 붙어 있다는 것! 당시 협업을 하던 프린트 업체의 형제와 사이가 틀어진 후, 프린트 업체의 형제가 벨기에 공장에서 찍어낸 작품이라고 한다. 함께 작품을 제작했었기 때문에 형제는 이미 작품에 필요한 방법과 재료를 알고 있었다. 앤디 워홀은 이후로 이들의 작품을 볼 때마다 뒤에 ‘이것은 내 작품이 아니다’라는 서명을 남겼다고 한다.

 

또한, 1관에는 앤디 워홀의 재능을 알아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어머니 줄리아의 초상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성공을 갈망하던 가난의 시절부터 앤디 워홀은 그의 어머니를 존경했고,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공한 이후에도 그 누구보다 어머니를 ‘최고’로 여겼다고 한다. 그의 예술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앤디 워홀의 진정한 아이콘은 그의 어머니였을지도 모른다.

 

 

 

모두 같지만 모두 다른, 우리 모두의 세계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유명한 ‘캠벨 수프’ 시리즈는 바로 이어지는 2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동일 이미지를 반복하며 변주하는 이 시리즈의 작품들은, 대량 생산과 소비에 대한 예술적 시각을 보여준다. 누구나 소비하는 대중적인 상품이 이미지 그 자체가 되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그의 작품을 예술이 아닌, 기술로 바라보는 관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시간이 이토록 지났음에도 앤디 워홀의 그림은 누구나 아는 작품으로서 여전히 주목 받고 있다. ‘생산’이라는 방식으로 탄생한 작품의 대중성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한 대중성은 예술성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반복되고 복제되며, 회자하는 것의 힘은 2021년의 우리가 매일같이 느끼는 부분이다.

 

 

IMG_4520.JPG

 

 

이어 4관에 전시된 여러 작품은 ‘마오쩌둥’ 시리즈, ‘레닌’, 그리고 ‘버밍엄 인종폭동’ 같은,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슈를 주제로 한다. 한편 ‘꽃’, ‘소’, ‘베수비오산’처럼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앤디 워홀은 인물, 사건, 자연과 환경 등 이 세계의 전반에 관심을 두었다. 대량 생산에 관심을 두고 작품을 제작한 것도, 생산과 소비를 지향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러한 세상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을까. 이렇듯 그의 ‘사회적’ 관심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자체’에 대한 관심이라 느껴졌다.

 

앤디 워홀은 실크스크린과 페인팅 작업으로 유명하지만, 잡지를 창간하기도 하고 여러 기법을 접목해 작업하기도 했다. 6관에서는 그가 동료와 만든 잡지 <인터뷰>와 드로잉, 수채,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보석’이라는 드로잉 작품은 보석의 결을 보이는 그대로 표현한 듯하여 인상적이었다.

 

사물을 보는 앤디 워홀만의 시선이 잘 드러나 있었다.

 

 

 

모든 반복, 모든 새로움


 

IMG_4514.jpg

 

 

“모든 것은 반복”이라는 그의 말처럼, 앤디 워홀이 탄생시킨 ‘반복’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다. 특이한 것을 특이하게 전달하기보다, 보통의 것을 특별하게 만든 그의 ‘반복’을 통해 같지만 다른 것들을 보았다. 바로 그 다름이 우리를 새로움으로 이끄는 것은 아닐까?

 

 

[송혜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