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랑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 타인의 친절

잿빛 도시 속의 친절을 발견하다
글 입력 2021.04.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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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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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우리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타인들 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타인에 관한 콘텐츠들도 다수 존재한다.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영화 <완벽한 타인>, ‘한 번만 안아주세요’라는 애절한 고백으로 시작되는 영턱스클럽의 곡 <타인>...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타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지에 대해 보여준다.

 

그러나 ‘타인’이라는 단어가 그대로 들어간 콘텐츠 중에서는 타인의 친절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들은 어쩐지 많지 않다고 느껴진다. 의심이 의심을 낳고, 서로를 속고 속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그것이 자극적이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연인들끼리는 절대 보러 가면 안 된다는 속설이 돌았던 <완벽한 타인>이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그 영화 속의 타인들은 피를 나눈 가족에게도 내밀한 이야기는 할 수 없고, 오래된 친구에게도 자신의 성 지향성이 무엇인지 밝히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타인의 친절’이라는 문자 그대로 명확하게 따뜻함을 전달하고자 하는 이 영화가 유난히 반가웠다. 론 쉐르픽 감독의 영화 <타인의 친절>은 낯선 뉴욕에서 저마다 길을 잃은 여섯 남녀가 오래된 러시아 식당에서 만나 각자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잿빛 도시 속에서 친절을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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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클라라는 두 아들과 함께 뉴욕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자녀들에게는 분명 여행이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무언가에 쫒기고 있는 듯하다. 늘 주위를 의식하듯 두리번대며 연회장의 음식을 몰래 빼돌리고, 명품 옷들을 훔치며, 공공 도서관에서 수면을 취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이 타고 다니던 차가 견인되어도 되찾지 못한다.

 

바로 그들을 찾고 있는 그녀의 남편 때문이다.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도망친 그녀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시아버지를 찾지만 손쉽게 거절당한다. 기댈 곳 하나 없는 그녀에게 친절한 어깨를 내어주는 타인들이 등장한다.

 

러시아 식당의 매니저인 마크, 그의 절친한 친구인 변호사 존 피터, 식당의 주인 티모피, 낮에는 용서 모임과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며 오후에는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앨리스, 직장과 월세 집에서 쫓겨나 떠돌이가 되어버린 제프, 뉴욕의 한 러시아 식당을 중심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친절을 베푸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식당의 매니저인 마크는 클라라와 아이들이 피신을 돕기 위해 자기 집을 내어준다. 간호사 앨리스는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를 보호한다. 아픈 아이를 가장 먼저 발견하여 도움을 주는 제프, 또한 식당의 주인인 티모피도 합세한다. 변호사 존 피터의 도움으로 마침내 클라라는 남편을 재판에서 이기고, 두 아들과 함께 자유를 찾는다.

 

관객으로서 그들이 친절을 베푸는 상황을 바라봤을 때, 놀라웠던 점은 친절은 그저 조그마한 관심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었다. 사소한 관심과 따뜻한 몇 마디의 문장. 스쳐지나가는 타인에게도 귀 기울이는 자세,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배려. 우리에게 어렵지 않은 이 몇 가지로 인해서 누군가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거리의 화려한 네온사인, 첩첩이 쌓인 고층 빌딩들, 차가운 잿빛 도시, 각자의 일상을 지켜내기 위해 바쁜 사람들. 이것이 도시의 이미지이다. 그렇기에 세계적인 도시, 뉴욕에서 그들이 나누는 친절들은 더욱 따뜻하게 관객들의 마음까지 물들인다.

 

 

 

친절은 돌고 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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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는 직장에서 해고되고 화를 내며 의자를 창밖으로 집어던진다. 이를 뉴욕에 도착한 클라라와 두 아들이 발견한다. 그러나 지낼 곳이 없는 그들은 의자를 두고 간다. 후에, 그 의자는 그녀를 돕는 변호사 존 피터의 사무실에 등장한 클라라가 앉게 된다.

 

화가 난 제프는 친절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했을까. 처음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두 거절하고, 의자도 필요 없으니 두고 가자는 클라라는 거리에서 한동안 방황한다. 그러나 훗날 의자는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의 손에 들어가고, 거리에 나뒹구는 쉬운 마음은 그렇게 누군가를 살리게 된다.


 

“스쳐 지나갈 뿐 계속해서 거리에 있을 거야”

 

 

그들이 누군가에게 받은 친절한 마음은 결국 잊히지 않을 것이다. 돌고 돌며 계속해서 순환할 것이다. 스쳐지나가는 누구에게라도 가닿을 수 있도록, 공기처럼 거리에 남겨져 있을 것이다.

 

 

 

우린 모두 누군가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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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권리로 그렇게 불친절해요?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어떤 분들은 의지할 사람도 없어요. 하지만 타인은 있잖아요. 좀 더 따뜻하고 친절해지세요."

 

 

용서 모임에서 날카롭게 타인을 비판하는 보니를 꾸짖던, 앨리스의 대사이다. 이 영화의 메시지를 요약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용서하기 힘든 순간과 마주한다. 자기혐오, 죄책감, 등등... 그런 순간에는 타인이 필요한 법이다.

 

인터넷 댓글창만 봐도, 왜 이렇게 불친절한 사람이 많을까라고 느껴지는 일들이 많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행복한 일보다는 상처받은 순간들과 부정적인 기억들을 오래 기억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에게 좀 더 적극적인 사랑을 베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악플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주접 댓글 문화가 시작이 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나는 어쩐지 부끄러워졌다. 나의 시야 안에 들어오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타인의 친절이다.

 

그렇기에 우리 곁의 타인들은 때로 세상을 대변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가 필요하고, 따뜻해질 필요가 있다.

 

 

[박세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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