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존재'에 영혼을 불어넣는 '사유'의 힘 - 존재와 사유

삶은 존재의 여행, 사유는 그 여행을 풍요롭게 해줌을.
글 입력 2021.04.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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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힘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다른 존재로 규정할 수 있게 하는가?


바로 사유의 힘이다.


하나의 현상이나 물체, 존재에 대해 오래도록 관찰하고 의문을 품으며 통찰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이다. 그 사유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가능하다. 내 주변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 사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보균 작가는 스스로를 '사유 작가'라 칭한다.


그의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유 작가'라는 별명에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생각할 거리가 된다. 별거 아니라며 무시할 수 있는 것, 보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것들조차 그에겐 사유의 힘을 키워주는 소중한 양분이다.

 

 

생각한다.

 

여행 중에서, 거리에서, 창가에서, 숲을 걷다가,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그리고 글을 읽다가... 

 

일상의 사유다. 일상에서 스치는 모든 것들이 소재다. 사람, 사물, 사건, 자연 등 대상은 다양한데 언제 어디서나 풍성한 소재를 제공하며 마음과 시선을 붙잡는다. 나만의 시선으로 현상 너머 이면을 보고 의미를 생각한다. 내 안의 나와 말을 걸고 대화한다.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며 맥락을 찾고 질문해 보는 것이다.

 

일상은 가벼울 수 있는데, 사유하는 일상은 다른 깊이로 다가온다. 작은 흔적에서 유적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과 같은 몰입, 뭉쳐진 실타래를 풀어 가지런히 정돈해 가는 꽉 찬 느낌이다. 나만의 특별한 일상을 사유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유의 의미가 거기 있지 않을까? 보아도 본 게 아니고 들어도 들은 게 아니라는 말은 현상에 머물 때다.

 

 

거기에 더해 그의 글에는 '사유' 뿐만 아니라 '사람다움'도 가득하다. 아니, 사람다움을 바탕으로 사유를 하는 것이다. 인간다움, 사람다움을 생각하고 온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들을 스스로 묻고 답한다. 사람이라면 매몰될 수 있는 극단점을 경계하고 자본주의 사회에 익숙해지면 잊기 쉬운 인간중심 사고를 펼쳐내어 '인간의 정의'를 되새겨보자 말한다. 관계맺는 동물, 그 속성을 잊지 말자고 얘기한다. 정적인 문체에 따스함이 느껴지는 것은 다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낯설지만, 나의 본모습을 가진 내면의 나와 대화하기


 

또한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세상을 이해해보자고 한다. 자신의 내면을 아름답게 채워보면 어떻겠냐 제안한다. 외부적 시선에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이 많은 요즘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SNS는 우리가 내면에 신경쓰지 못하게 하고 끊임없이 외부로 시선을 쏟게 만든다. 끝없이 타인을 의식하고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잊혀지지 않게끔 한다. 거기엔 진정한 나의 모습이 없다. 조작된, 꾸며진, 그래서 진실되지 못한 나의 모습만 들추게 한다.

 

이런 활동은 짧게 보면 자신이 채워지는 느낌,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서 쾌감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활동들 또한 '중독'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중독물질이라고 일컫는 것들 모두 짧은 시간 내에는 기쁨을 주지 않던가. 우리는 더 멀리 보아야 한다.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 바로 내면과 대화하는 행위다. 자신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나와 만나는 것이다.

 

 

사유의 개념이나 의미에 공감하면서도 한편 사유가 어색하고 낯설 수도 있다. 내면의 나를 보는 것이 마치 타인을 보듯 두려울 수도 있다. 자신이 없거나 뭔가를 숨기는 사람은 상대와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움츠려 드는 것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어떤 용기가 필요하다.

 

사유가 내면의 자신과 대화라면 먼저 그 대면이 어색하지 않고 익숙해져야 한다. 내면의 자신은 신앙적인 면에서 본다면 내 안에 현존하는 신의 눈길과 마주하는 의미도 있다. 익숙하지 않을 때 움츠려 드는 것은 자연스럽다. 조금씩 나를 열고 생각의 물길을 잇고 키워가는 관심과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인 지향이라면 이는 회피할 일 아니며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지 않을까?


 

 

우리를 채워주는 자연과 대화하기


  

더 나아가 그의 관심은 인간 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에 대해서까지 범위를 넓힌다. 들풀, 나무, 숲 등의 자연도 소중히 여겨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한다. 표지 사진에서도 드러나듯 그는 자연 환경의 가치를 중요히 여기는 사람이다. 산과 나무를 좋아해 남한강 상류 목계나루 근처 천등산 자락 산은재에 살고 있다는 그의 소개말을 통해 이미 그가 자연과 한 몸이라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도 있다.

 

나무와 숲을 떠올릴때면 맑은 하늘과 쾌청한 날씨가 동시에 연상된다. 이제는 쉽사리 볼 수 없는 맑고 깨끗한 하늘. 언제부턴가 우리나라를 뒤덮는 미세먼지는 더이상 바깥 공기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들었고 그에 따라 맘편히 집안을 환기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 제 2조를 보면 '초미세먼지(pm 2.5) 나쁨수준인 날이 1년에 4일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떤가. 1년에 4일은 고사하고 1달에 4일을 넘는 일이 비일비재 하지 않은가. 심지어는 일주일 내내 나쁨 이상인 때도 있다. 쾌적한 공기를 마실 권리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환경정책을 비웃으며 불어닥치는 미세먼지를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지.

 

대기오염 뿐만 아니라 쓰레기로 인한 수질 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쓰레기 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한반도 7배 면적을 가졌다는 쓰레기 섬은 모두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루어져 있다. 싸다는 이점 때문에 어마무시하게 양산된 플라스틱은 잘 썩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바다로 버려진 플라스틱은 태평양에 거대한 섬처럼 쌓이게 되었고 지금은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대해졌다고 한다. 이 같은 쓰레기 섬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수질이 오염된다'라는 측면을 넘어서 우리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인데 이 플라스틱들은 시간이 지나면 젤리와 같은 형태로 변형이 된다고 한다. 이것을 작은 해양 생물들이 섭취하게 되고 이 생물은 더 큰 물고기의 먹이가 되고 이 물고기는 어 큰 어류의 먹이가 되고, 결국 이 패턴은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로 결국 우리가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적 차원이나 기업의 선도적인 움직임은 필시 반길 일이나 우리들 개개인부터 노력하지 않으면 이같은 거대한 움직임은 모두 쓸모없게 된다. 나부터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하고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분리수거 잘하기, 더러운 오물이 묻은 쓰레기는 씻어서 내보내기, 친환경적인 제품을 애용하기 등등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실행해나가 보자. 그리고 그 행동의 기원이 되는 동기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일테다.

 

우리들 눈을 즐겁게 해주는 많은 꽃, 항상 그 자리에 서서 묵묵히 버텨주는 나무,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숲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따스함이 있다면 우리의 세상이 오염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그건 우리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후일 이 세상을 살아가게 될 우리의 후손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지금보다 더 나아진 세상을 물려줘야지, 더 퇴보된 세상을 물려줘서야 되겠는가.


사람다움을 추구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설파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살펴본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은 건 아닐지, 항상 곁에 있기에 무심하게 대한 것은 뭐가 있을지.

 

가만히 '존재'하는 것에 활기찬 기운을 불어넣는 '사유'의 즐거움을, 그를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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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사유
- 사유하는 일상의 풍경 -
 

지은이 : 이보균
 
출판사 : 내일의문학

분야
에세이

규격
140*210*30mm

쪽 수 : 348쪽

발행일
2021년 03월 31일

정가 : 16,000원

ISBN
978-89-98204-87-7 (03810)

 

  
이보균
 
인문에세이스트이다. 길에서, 숲에서, 기다리다가, 여행 중에, 책을 보다가 스치는 생각을 모아 글을 쓴다. 사유를 통해 공감의 길을 열어가며 사람은 스스로 탁월함을 추구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유하는 일상의 풍경을 글로 쓰는 '사유 작가'다. 그림 그리듯 일상의 소중함과 삶의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다. <독서경영> <출판저널> <포브스> 등에 필명 이산은 혹은 본명으로 일상의 사유와 리더십 관련 수필을 기고하여 왔으며, 저서로는 글로벌 경영 현장의 경험에서 찾은 인문경영서 《스펙트럼》이 있다.
 
전주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에서 학부와 석사를,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립순천대학교 석좌교수, 사단법인 인액터스 코리아 이사장, 카길애그리퓨리나 문화재단 이사, 목운문화재단 이사로 강연과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산과 나무를 좋아해 남한강 상류 목계나루 근처 천등산 자락 산은재山隱齋에서 책을 읽고 생명의 가치와 환경 그리고 균형의 의미를 전하는 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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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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