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의 '꿈'이 되어준 사람들, 피넛 버터 팔콘

길을 함께 걸어가다.
글 입력 2021.04.0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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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화 <피넛 버터 팔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여운까지


 

「피넛 버터 팔콘」의 첫인상은 바로 '호기심'을 자극한 제목이다. 도대체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문득, 스쳐 가듯 생각이 떠올랐지만, 곧 까먹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을 간직한 채 영화는 시작되었다.

 

제목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전에 영화를 보며 어느새 눈이 휘어지고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슬픔을 마주한 타일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잭의 모습에서, 수영을 못하던 잭이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기까지 그들의 모습을 보면 미소가 지어질 수밖에 없었다.

 

살짝 옆을 바라보니, 나만의 감정이 아니었다. 눈만 보아도 다들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영화 속 두 사람의 모습이 정말 여행을 떠난 친구 혹은 가족의 모습이었다. 그 감정이 동화될 정도로 두 배우가 얼마나 이 역할에 몰입하고 있는지 느껴졌다. 아니, 그냥 잭과 타일러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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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좋은 사람이야, 나쁜사람이야?

글쎄.

내가 보기엔 타일러 넌 좋은 사람이야.

 

 

잭의 이 물음은 사실 질문보다는 타일러에게 건네는 말처럼 느껴졌다. 타일러가 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잭의 대답은 정해져 있지 않았을까?

 

타일러가 도망치듯 왔던 모습을 모두 봤던 잭은 타일러의 상처가 느껴졌나 보다. 타일러에게 함께 가자던 잭의 말과 자신을 좀 더 알아달라는 대사에서 솔직하고 꾸밈이 없는 그의 성격이 느껴진다.

  

 

 

함께 걸어가는 '길'


 

세상 밖으로 나와 첫 여행을 시작한 잭과 삶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길을 따라 걷는 타일러, 그리고 잭의 '꿈'을 찾는 여정에 동행하게 된 엘리노어.

 

그들이 함께 걸었던 '길' 위에서 찾은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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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넛 버터 팔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연출은 바로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다. 영화 초반에 양로원의 창문을 나와서 무작정 길을 걷고 또 뛰어가는 잭을 시작으로 배를 타고 물길을 따라 도망치던 타일러, 잭을 찾아서 차를 타고 도로 위를 달리던 엘리노어.

 

처음에는 무언가를 향해 내딛는 발자국의 위치는 모두 달랐지만, 끝내 세 사람은 같은 방향으로 함께 걸어간다. 이는 닿지 않을 선처럼 서로의 등만 보고 걷던 잭과 타일러가 서로의 속도에 맞춰서 나란히 걷기 시작하는 장면에서부터 그들의 변화를 암시했다.

 

 
"친구란 우리가 선택한 가족이야"
 

 

이 문장은 영화 초반에 나왔는데 뒤에 가서도 계속해서 귓가에 맴도는 대사였다. 세 사람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아픔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만큼 친구로 만난 인연의 소중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잭이 스스럼없이 타일러와 엘리노어를 '친구'라고 불렀던 것처럼.

 

 


나의 '꿈'이 되어준 사람들


 

<피넛 버터 팔콘>은 꿈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는 극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끌어가는 큰 주제이기도 하다. 바로 레슬러를 꿈꾸는 잭의 여행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 꿈은 타일러의 새로운 꿈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타일러의 꿈과 함께 세 사람의 여행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영화는 끝났지만, 세 사람의 여행을 잠깐 상상해보면 그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아마 타일러의 배를 타고 함께 바다로 향하고 그 옆에서 또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은 잭이 신나서 타일러를 부를 것 같다. 그리고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엘리노어가 미소짓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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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바다에서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 세 사람의 모습 속에서 편안함이 느껴지고 그들의 표정에서 행복이 묻어난다. 삶의 여행 속에서 서로에게 존재 그 자체만으로 힘을 줄 수 있다는 것, 함께 같은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행복이다.

 

바로 영화를 통해 '함께' 할수록 더 빛난다는 것을 한 번 더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래서일까, <피넛 버터 팔콘>에서 보여준 '삶의 끝에서 만나 기적'을 더 믿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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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넛 버터 팔콘
- The Peanut Butter Falcon -
  
 
감독
타일러 닐슨, 마이클 슈왈츠
 

출연

샤이아 라보프, 다코타 존스, 잭 고츠아전

 

장르 : 드라마

개봉
2021년 04월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9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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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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