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의 주도권 - 가장 단호한 행복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글 입력 2021.03.30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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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아슬아슬한 여정을 겪어 봤을 것이다. 항상 타던 버스가 오늘따라 굼뜨게 움직인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이 타는지 정류장에 정차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시계로 눈이 간다. 급기야 평소 같았으면 지나갔을 신호에 걸려 버스가 멈춘다. 뒷목이 천천히 뜨거워지면서 급한 내 마음을 몰라주는 세상이 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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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달라진 건 없다. 오늘도 승객들은 나처럼 항상 같은 버스를 탔고, 신호등 역시 제 위치에 서있었다. 그저 나만 평상시보다 조금 늦게 나왔을 뿐이다. 조급한 나의 마음이 세상을 왜곡한 것이다.

 

내가 10분이라도 빨리 집을 나섰다면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이 평화로운 아침이었을 것이다. 혹은 정시에 도착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일찌감치 내가 지각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면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창밖 풍경을 즐길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돈, 인간관계, 평판, 외모 등 우리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에는 자존감을 걸지 않아야 한다. 오직 우리 손에 달린 것에 집중하는 것이 불확실한 오늘을 살아가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 책 소개 발췌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같은 상황도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일이 닥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또한 이렇게나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외부의 요소를 낙관하며 사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가장 단호한 행복>은 이런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가짐을 다루는 책이다. 저자는 철학을 잘 모르는 독자도 이해하기 쉽도록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사상을 지금 이 시대에 맞춰 재해석했다. 가장 유명한 일화로 에픽테토스를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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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인이 자신의 다리를 비틀 때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다 제 다리를 부러뜨리시겠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다리가 부러지자 이렇게 덧붙였다. “제가 다리가 부러질 거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에픽테토스는 원래 노예였다가 로마 황제의 멘토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로, 그가 집필한 <<엥케이리디온>>은 중세 시대의 수도사 영혼 수련 지침서로 유명했다. 또한 조지 워싱턴, 애덤 스미스, 벤저민 프랭클린 등 유명 사상가와 정치인들이 늘 곁에 둔 책이기도 하다.

 

<가장 단호한 행복>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에픽테토스와 그의 철학을 소개하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2부는 <<엥케이리디온>>을 바탕으로 한 53개의 짧은 지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3부는 저자가 새롭게 수정한 스토아주의를 고전의 것과 비교하며 달라진 보완점을 설명한다.

 

나는 2부에 나열된 53개의 실전 지침들 가운데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이 전반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온전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기’야말로 가장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은 비교의 동물이다. 행복 역시 마찬가지이다. 절대적인 결과보다 상대적인 결과에 더 집착하며 끝도 없이 위를 바라본다.

 

특히 타인과의 비교 결과로 자신의 가치가 평가되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내가 가진 패에 만족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어렵다. 한때 왜 저 사람이 가진 패를 나는 가지지 못했는지 자조하는 ‘수저 계급론’이 신조어로 등장할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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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조건을 어떻게 활용해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지는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훌륭한 인간인지를 결정하는 척도입니다.
 

 

저자는 인생을 포커 게임에 비유한다. 내가 갖게 될 패는 자의로 정할 수 없다. 아주 좋은 패가 들어올 수도 있고, 별 볼일 없는 패가 들어올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패가 들어오든 그 패를 가지고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갈지가 중요하다. 아무리 가진 패가 좋아도 포커 실력이 변변찮은 사람은 패를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여러분을 모욕했나요? 그런데 사실 그건 그 사람이 여러분을 모욕하도록 허용했다는 말이 됩니다.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그 사람의 말은 여러분과 그 사람 사이를 움직이는 공기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 단어들은 모욕이라고 여길 때에만 모욕이 됩니다. 우리가 그렇게 여기지 않을 때는 그저 어리석은 자의 헛소리일 뿐입니다.
 

 

내가 사람을 볼 때 코를 위주로 본다면 자신의 코에 콤플렉스가 있다는 뜻이고, 상대방의 특정 행동이 눈에 거슬린다면 자신 또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전자는 본인의 코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의 코와 자신의 코를 비교하기 위해 주의 깊게 본다는 뜻이고, 후자는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와 똑같이 행동하는 사람이 눈에 띈다는 의미이다.


어쨌든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내가 만약 소위 ‘올바른 젓가락질 방법’과 다르게 젓가락을 쥐고 있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식사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젓가락질을 하는지 지켜보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누군가 나의 젓가락질을 지적한다면 나는 그것을 굉장한 모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자신의 젓가락질에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면? 오히려 그 지적이 자신을 향한 건지조차 모를 수도 있다.

 

 
“사람들을 망치는 건 문제 그 자체가 아니라, 문제에 대한 그들의 판단이다”

- 에픽테토스

 

 

잦은 정복 전쟁으로 지친 시민들은 내면의 평화를 찾고자 했다. 전쟁은 그들이 통제할 수 없기에 스스로의 내면과 태도를 다스리고자 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과 좌절에 휩쓸려 다니는 대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별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시련에게도 흔들리지 않는다.

 

오직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한다면, ‘내’삶의 주도권 역시 외부로부터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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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단호한 행복

- 불확실한 사회의 생존 철학 -

 

 

지은이

마시모 피글리우치

 

옮긴이 : 방진이

 

출판사 : 도서출판 다른

 

분야

철학일반

 

규격

124*188, 양장

 

쪽 수 : 216쪽

 

발행일

2020년 11월 30일

 

정가 : 14,000원

 

ISBN

979-11-5633-305-0 (03100)

 

 

[김혜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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