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행복을 위한 '실전 지침서' - 가장 단호한 행복

마침내 깨달은 삶의 지혜
글 입력 2021.03.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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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하지 말라”라는 말이 유독 와닿는 요즘이다. 별안간 닥친 일에 일일이 기뻐하고, 슬퍼하며 동요하지 말라는 뜻이다. 행복과 멀어지는 지름길이니 말이다.

 

필자는 상황이나 순간의 변화에 크게 반응하고 예민하게 굴었다. 돈, 인간관계, 평판, 외모 등 외적인 요소에 좌지우지된 감정은 강풍을 맨몸으로 막아내는 강아지풀처럼 맥없이 흔들렸다. 상당히 소모적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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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단호한 행복>은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일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을 제시했다. 이 책은 에픽테토스의 철학을 요약한 『엥케이리디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이다. 일명 현대판 스토아주의(스토아주의 2.0)인 셈이다.

 

스토아주의는 기본적으로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내면'을 훈련할 것을 강조한다. 일기 쓰기부터 명상, 단기 금욕 등의 수련을 통해 4대 기본 덕목(실천적 지혜, 용기, 정의, 절제)을 실천하여 훌륭한 인격을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토아주의자들은 이를 꾸준히 수련함으로써 인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요컨대 실제 삶에 적용할 만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학문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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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따분하고 어렵게 느껴지거나, 내면의 평정심을 기르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간결하고 명쾌한 설명으로 철학을 전혀 모르는 필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한 에픽테토스의 지혜를 참고하면, 삶의 행복을 지키며 그 어떤 시련에도 자신을 단단하게 빚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옛 현인의 지혜



 

“나는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 죽으라면, 지금 바로 죽겠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죽으라면 지금은 점심을 먹겠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으니까요. 죽음에 대해서는 일단 점심을 먹은 다음에 생각해보겠습니다.”

 

-11p

 

 

스토아 학자인 에픽테토스의 글이다. 이 구절은 짧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이 담긴 지침서 『엥케이리디온』에서 깊은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모든 것이 불안한 현대인에게 그의 존재가 점점 필요하다고 생각한 까닭이다.


에픽테토스는 기존의 스토아주의에 자신만의 급진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한 인물이다. 그는 노예로 살다가, 좋은 스승을 만나 스토아철학을 배웠다. 이후 자유를 얻고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담은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다. 에픽테토스의 철학은 로마 황제부터 중세시대 기독교인, 르네상스 시대와 계몽시대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애덤 스미스,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 제퍼슨이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 아울러 역사 속 많은 문학 작품에서도 에픽테토스의 철학이 등장한다.


그의 가르침은 무려 1,000년 동안 사람들에게 유의미한 도움을 주었다. 어떻게 고대의 철학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까지 깨달음을 선사할 수 있을까. 저자가 에픽테토스의 철학이 현대인들에게 필요하다고 여긴 이유를 에픽테토스의 두 가지 핵심 규율을 통해 살펴보자.

 

 

 

에픽테토스 철학의 두 가지 핵심


 

에픽테토스의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통제의 이분법'과 '스토아주의의 세 가지 실천 규율'이 있다.

 

 

어떤 것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있고, 어떤 것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없습니다.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의견, 동기, 욕구, 반감 등 우리 자신이 하는 것들입니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몸, 재산, 평판, 직장 등 우리 자신이 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32p

 

 

먼저, 통제의 이분법은 '온전히 뜻대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하는 것'이다. 우리의 견해나 가치관, 행동하거나 하지 않겠다는 결심만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 외 다른 것들, 특히 건강, 재산, 평판 등과 같은 외부의 것들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의지가 아닌, 외적 상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통제 범위 밖에 있는 것에 집착하면 자신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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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궁수의 활쏘기를 비유로 들었다. 활시위를 당길 때까지는 오롯이 궁수의 몫이지만,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 그니까, 과녁을 명중시키느냐 마느냐는 내 영역 밖이라는 의미다.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이나, 외부의 상황으로 인해 조준이 엉망이 될 수 있기에 우리는 목표물을 향해 정확히 조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것이 스토아주의자들이 표명한 최고선(Chief Good)이다.

 

 

여러분의 목표를 외부에서 내부로 옮겨야 합니다. 목적은 과녁을 명중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 내에서 최선의 화살 쏘기를 하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되뇌어야 합니다.

 

-54p

 

 

두 번째 핵심 내용은 욕구ㆍ행동ㆍ승인의 규율이다. 우리가 불행한 주된 원인은 외부 영역의 것들을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며, 살아가면서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성찰해야 하며,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잠시 멈춰서 찬찬히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세 가지 규율을 동시에 실천하여 매번 최선을 다해 옳은 선택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을 욕구하면 스스로 타인과 외부 상황의 노예가 되는 것과 같아집니다. (…) 개인의 자유는 개인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온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들만을, 우리가 더 낫게 바꿀 수 있는 것만을 바라면 됩니다.

 

-75p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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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스토아주의와 에픽테토스의 철학에 대한 간략한 개론, 2부는 총 53절로 이루어진 에픽테토스의 세 가지 규율, 3부는 현대 스토아주의와 고전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특히 2부는 기존의 에세이, 자기계발서와 유사한 결을 지닌다. 아마 과거의 철학과 고전의 가르침이 현대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에픽테토스의 명언 중 필자에게 가장 와닿은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

 

 

누군가 여러분의 몸을 마음대로 다루어도 된다며 남에게 넘겼다고 해봅시다. 분명히 화가 나는 상황이지요. 그런데 왜 다른 사람이 여러분의 마음을 조종하고 마음대로 다루는 현실에는 화를 내지 않는 겁니까?

 

-98p


 

아마 에픽테토스의 철학 전반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아닐까. 여기서 다른 사람은 외부의 요소를 의미할 것이다. 돈, 명예, 권력, 평판, 외모 등 나의 힘으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것들. 그것에 연연하고 마음을 쓰다 보면 어느새 정신을 갉아먹는 고통스러움을 겪게 된다.

 

가령 오늘 내가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눈치가 보인다. 그런데 그게 너무 걱정되고 신경 쓰여서 잠을 이룰 수 없을 지경이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밤새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두고 끙끙 앓을 것인가? 그러면 자신의 정신 건강에 해로울 것이 분명하다.

 

'나의 정신을 외부의 것들에 내주지 말라'는 단순한 진리를 실천하는 것은 꽤 어렵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절절매는 자신의 모습에 자기혐오를 느끼기도 한다. 이럴 때마다 앞으로 에픽테토스의 뼈아픈 조언을 기억하기로 했다. 필자와 같은 사람들에게 <가장 단호한 행복>은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김세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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