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풀 네임은 Social Network Service 즉,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 사회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봄직한 단어는 네트워크이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굳이 서비스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상당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다.
책 <휴먼 네트워크>에 따르면, 관찰 가능한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수보다 30인 그룹의 네트워크 수가 훨씬 많이 존재한다고 한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상상보다 훨씬 많은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부분은 단순히 네트워크의 대단한 숫자가 아니다. '우정의 역설'이라고 알려진 현상을 살펴보면, 우리의 사고방식 및 행동 양상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정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도 인플루언서가 살고 있다. 알고 지내는 친구들 중 가장 인기 많은 친구, 그 친구가 바로 인플루언서이다. 누군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느냐는 그 사람의 사회적 영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따라서 네트워크의 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책 <휴먼 네트워크>은 '우정의 역설'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한다. 간략하게 해당 사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전체 구성원이 12명인 학급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중 인기가 많다고 여겨지는 학생 4명이 민무늬 옷을 입고 등교했다. 나머지 8명은 체크무늬 옷을 입고 있었는데, 8명은 4명의 2배가 되는 수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물리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체크무늬 옷이 주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민무늬 옷의 승리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기'의 차이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인기 많은 학생들이 과대대표로 자리하게 되며, 대표성을 띠게 된 것이다. 이는 대표성이 발휘되기 위한 조건으로 물리적인 숫자보다 대상의 존재감 즉, 활발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 이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네트워크로 시작해서 네트워크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 이슈로 사라져버릴 뻔했던 사건을 전 세계적인 움직임으로 확장시키는 시작점이자 특정 집단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며 살아가는 매 순간, 우리의 삶에 거대한 흔적.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형성하는 네트워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책 <휴먼 네트워크>는 이 같은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직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나와 너, 그리고 이 사회의 네트워크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밈의 시작이 사실은 네트워크의 중심에 놓인 몇몇 사람들로부터 시작된 아주 사소한 어떤 것일 수 있음을, 그 새삼스러움의 밑낯을 공개하고 있다.
평소 인간 관계 즉, 자신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그 관계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책 <휴먼 네트워크>는 상당한 인사이트를 선사해줄 것이다. 나아가 자연스러웠던 것들이 더 이상 자연스러워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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