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휴먼 네트워크: 무리 짓고 분열하는 인간관계의 모든 것

글 입력 2021.03.2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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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풀 네임은 Social Network Service 즉,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 사회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봄직한 단어는 네트워크이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굳이 서비스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상당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다.

 

책 <휴먼 네트워크>에 따르면, 관찰 가능한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수보다 30인 그룹의 네트워크 수가 훨씬 많이 존재한다고 한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상상보다 훨씬 많은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부분은 단순히 네트워크의 대단한 숫자가 아니다. '우정의 역설'이라고 알려진 현상을 살펴보면, 우리의 사고방식 및 행동 양상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정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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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에도 인플루언서가 살고 있다. 알고 지내는 친구들 중 가장 인기 많은 친구, 그 친구가 바로 인플루언서이다. 누군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느냐는 그 사람의 사회적 영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따라서 네트워크의 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책 <휴먼 네트워크>은 '우정의 역설'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한다. 간략하게 해당 사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전체 구성원이 12명인 학급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중 인기가 많다고 여겨지는 학생 4명이 민무늬 옷을 입고 등교했다. 나머지 8명은 체크무늬 옷을 입고 있었는데, 8명은 4명의 2배가 되는 수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물리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체크무늬 옷이 주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민무늬 옷의 승리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기'의 차이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인기 많은 학생들이 과대대표로 자리하게 되며, 대표성을 띠게 된 것이다. 이는 대표성이 발휘되기 위한 조건으로 물리적인 숫자보다 대상의 존재감 즉, 활발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는 것이 이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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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네트워크로 시작해서 네트워크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 이슈로 사라져버릴 뻔했던 사건을 전 세계적인 움직임으로 확장시키는 시작점이자 특정 집단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며 살아가는 매 순간, 우리의 삶에 거대한 흔적.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형성하는 네트워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책 <휴먼 네트워크>는 이 같은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직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나와 너, 그리고 이 사회의 네트워크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밈의 시작이 사실은 네트워크의 중심에 놓인 몇몇 사람들로부터 시작된 아주 사소한 어떤 것일 수 있음을, 그 새삼스러움의 밑낯을 공개하고 있다.

 

평소 인간 관계 즉, 자신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그 관계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책 <휴먼 네트워크>는 상당한 인사이트를 선사해줄 것이다. 나아가 자연스러웠던 것들이 더 이상 자연스러워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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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시대다. 정치적 시위는 물론, 적은 수의 사람이 모인 학급에서도, 많은 사람이 모인 SNS에서도, 사회 계층에서도 우리는 극명한 분열을 목도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점점 더 연결되고 있지만, 어째서 그와 동시에 역설적으로 점점 더 분열하고 있는 것일까?
 
스탠퍼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이자 세계적인 네트워크 연구자인 매슈 잭슨이 끼리끼리 무리 짓고 분열하는 인간 네트워크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그는 25년간 연구한 자신의 연구에 기반해 인간 네트워크의 고유한 특징들이 어떻게 사소한 일상의 생각과 결정에서부터 거대한 사회 불평등의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한다.
 
저자는 네트워크를 이해해야 당신의 삶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며 능력주의의 문제, 사회적 비유동성, 정치적 양극화과 같은 복잡한 사회 문제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매슈 O. 잭슨 Matthew O. Jackson
 
사회· 경제 네트워크 과학의 세계적인 연구자로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다. 1984년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1988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게임이론, 미시경제이론, 사회· 경제 네트워크 이론으로 네트워크 관점에서 인간 사회의 주요 문제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2019년 노벨경제학을 수상한 뒤플로-바네르지 부부와 함께 빈곤 퇴치 문제를 연구하기도 했다. 학문적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적인 경제학자에게 수여되는 장자크 라퐁트상과 영향력 있는 사회 과학자에게 수여되는 존 폰 노이만상, 사회 선택 이론과 복지 경제학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학자에게 수여되는 사회 선택 및 복지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생물 시스템에서 사회 시스템까지 모든 복잡적응계를 연구하는 샌타페이 연구소 외부 교수와 캐나다 첨단 연구소 선임 연구원을 맡고 있고, 미국 예술과학아케데미, 계량경제학회, 게임이론학회 회원이며 《게임과 경제행동》 《경제설계 리뷰》 《이코노메트리카》 편집 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교과서인 《사회·경제 네트워크Social and Economic Networks》가 있고 스탠퍼드 대학에서 제공하는 그의 사회· 경제 네트워크 이론과 게임이론 온라인 강의는 전 세계 약 40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수강하였다. 지난 25년간의 연구가 집약된 이 책에서 저자는 네트워크 과학을 통해 질병의 전염, 금융 위기의 전파, 불평등과 비유동성의 기원 등 인간 사회의 독특한 특징을 낱낱이 파헤친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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