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들의 '역주행'을 바라보며. [사람]

글 입력 2021.03.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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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훌쩍 다가온 봄 내음과 함께 상큼한 노래가 귓가에 맴돌고 있다. "롤린 롤린 롤린~".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데뷔 10년 만에 '대세 아이돌'이 되었다. 위문열차 공연 영상과 댓글들이 화제가 되면서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기 시작했고, 음악방송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에서 재소환은 물론, 데뷔 이래 음악방송 첫 1위를 거머쥐었다.

 

"역주행 한다". 과거의 활동이 재조명되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 표현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건 2015년, 걸그룹 'EXID'의 <위아래>가 활동이 끝난지 한참 뒤 갑작스럽게 음원차트에 진입하고, 음악방송에 '강제 소환' 되었을 때부터다.

 

<위아래> 발매 당시 EXID는 향후 그룹 활동이 불분명했고, 소리 소문 없이 음악방송에서 사라졌지만, 여러 행사 무대의 '직캠(직접 찍은 영상을 뜻하는 단어)' 영상이 SNS 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노래와 그룹도 같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EXID는 <위아래> 이후 <아예 (Ah Yeah)>, [HOT PINK]까지 삼연타로 성공했고, 여러 예능 방송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등 대세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해체 직전까지 갔던 걸그룹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ID가 재도약할 수 있게 해준 '직캠'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모든 음악방송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멤버별 '직캠' 영상이 업로드되기 시작했다.

 

 

* 당시에 뉴이스트 멤버 민현은 그룹 워너원 활동 중이었다.

 

 

이후 또 한 번 역주행 역사를 새로 쓴 그룹이 있다. 이번엔 보이그룹, '뉴이스트'다.

 

데뷔 당시엔 꽤 좋은 반응을 얻었던 그룹이지만 레드오션인 아이돌 시장에서 눈에 띄는 국내 활동이 없었고, 데뷔 6년 차가 되어 해체 위기에 놓였을 때 그들이 신인 시절 발매했던 곡 <여보세요>가 역주행하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도전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 2>에서 그동안 묻혀 있던 실력과 끼가 빛을 보면서 인기를 얻게 되었고, 과거 활동했던 곡들과 무대까지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디션 프로그램 이후에도 꾸준한 활동을 하며 사랑을 받고 있고, 소속사와 재계약까지 성사되며 얼마 전 데뷔 9주년을 맞이했다.

 

 

 

 

이번엔 브레이브걸스다. EXID는 3년, 뉴이스트는 6년 두 그룹 모두 적잖은 무명 시절을 보냈긴 했지만, 브레이브걸스는 무려 '10년'만에 무명 시절을 끝낼 수 있었다.

 

2017년 발매되었던 <롤린>은 아이돌을 깊게 파고 있는 '덕후'들 사이에선 숨겨진 명곡이라고 알려져 있긴 했으나,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던 곡은 아니었다. 결국 2021년 역주행하기 직전까지 그들은 아이돌 생활을 끝내고, 각자의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아도 위문열차 공연 행사를 다니면서 군인들 사이에선 꽤나 인기가 있었고, <롤린> 무대에 정말 적극적으로(!!) 열광하는 군인들과 그러한 환호에 행복해하는 브레이브걸스의 영상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긴 무명 시절을 겪고 있음에도 무대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에 대중들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잘 되었으면'하는 희망을 가지며 응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롤린>은 "역주행"하여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1위까지 휩쓰는 대기록을 세웠다.

 

*

 

"역주행"의 대명사라고 볼 수 있는 세 그룹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알아챈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두 안 보이는 곳에서도 열심히, 꾸준히 노래를 발매하고 활동했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많은 팬들이 가득 차 있는 무대 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간절한 꿈을 안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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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의 '직캠' 영상 속 무대들은 모두 작은 행사들이었다. 제대로 된 무대가 없는 길거리이기도 했고, 팬들보다는 지나가던 사람들이나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한 무대에서도 지친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완벽한 무대 매너를 보이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이 일시적인 관심에서 멈추지 않고 '입덕'할 수 있게 했다.

 

뉴이스트도 마찬가지다. 데뷔 6년 차인 상태에서 신인 그룹을 론칭하는 프로그램에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간다고 마음먹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텐데도, '경력직'이 '신입'의 자리를 빼앗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초심을 잃지 않고 열정적인 모습, 간절한 모습을 보였고 그 진심은 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그들의 모습에 매료된 많은 사람들이 찾아봤던 과거 영상에서는, 어린 나이에 (데뷔 당시 4명이 18살, 1명은 20살이었다) 해외의 작은 무대를 돌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던 뉴이스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브레이브걸스 역시 방송에서 찾아보긴 어려웠지만, 위문열차 공연을 비롯한 여러 작은 행사에서 열과 성을 다해 무대를 하고 있었다. 그 어떤 무대라도 즐길 자신이 있어 보이는 멤버들의 환한 미소에 대중들은 안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브레이브걸스가 더 크고 화려한 무대에서 활짝 웃으며 노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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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안 보고 있어도, 잊고 있어도, 그들은 우리를 바라보면서 꿈을 놓지 않은 채 쉬지 않고 달려왔었다. 뉴이스트의 리더 JR은 역주행 직후, "포기하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을 때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힌 적이 있다.

 

세 그룹은 모두 당장의 좋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만약 그들이 대중의 외면에 주저앉은 채 허투루 시간을 보냈다면, 역주행의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을 것이다. 대중은 생각보다 냉철하기 때문에, 세 그룹의 지난날들이 '불성실'했다면 일시적인 관심은 금방 거두고 '입덕'하지 못했을 것이다.

 

*

 

비단 아이돌 시장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나는 내 수험 생활이 아득했을 때도 그랬고,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가 두드러지지 않을 때, 꿈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이 역주행한 그룹들을 떠올린다. 내가 들인 노력만큼 항상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면 좋겠지만 다들 살아봐서 알 수 있듯, 우리의 인생에서 내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원하는 결과를 바로 얻는 경우는 생각보다 아주 드물다.

 

하지만, 그 순간 포기해버리고 도망쳐버린다면 원하는 결과는 영영 사라지게 된다. 더 이상 'Input'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세 그룹이 원하던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1위, 많은 팬들과 함께하는 무대 등 아이돌이라면 품는 큰 꿈을 위해 잠을 줄여가며 연습하고 컴백을 준비했음에도 결과가 시원찮을 때 멈췄다면, 그들의 역주행 신화는 없었을 것이다. 끊임없는 Input이 모여 큰 복으로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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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중지추 :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최선을 다한다면 말이다. 능력과 재주가 없는 것은 아닐까? 좌절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개성과 능력이 있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스스로를 응원하며 끝까지 달려보자. 곧, 이 큰 세상이 힘들게 달려온 당신을 안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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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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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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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연희
    • 안녕하세요 기자님~! 학교 숙제로 기사피티를 준비하면서 이번 브레이브걸스와 희망에 대해 발표를 하려고 검색하다 기자님의 칼럼을 읽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4년째 뉴이스트 팬 L.O.Λ.E 로 지내고 있는데다 제가 요즘 관심이 있는 그룹과 너무나 사랑하는 그룹을 묶어서 볼 수 있어서 더 유익하고 재미있었습니다 ㅎㅎ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다고 꼭 말씀 드리고 싶어서 댓글 남깁니다! 카카오톡으로 공유해서 매일 읽어 보려구요~ 희희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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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
    • 이연희이 글을 쓴 이현지입니다. 글 읽어주시고 소중한 댓글 남겨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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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R
    • 브레이브걸스 그룹 자체는 10년이지만 지금 멤버들은 다 교체된 멤버들이라 년차로 치면 4~5년차에요!! ㅎㅎㅎ 브브걸 잘되서 너무 좋아요 ㅠㅠㅠ 역주행 그룹들 전부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다들 잘되서 너무 좋아요 이 그룹들이 연예인 뿐만 아니라 대중들한테도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을 주는것 같아서 뭉클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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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
    • MR네^^ 다 교체된 멤버들이긴 하지만 5년이라는 긴 시간 고생했던 것 생각하면 포기하지 않은 게 대단한 것 같아요! 또 비록 멤버는 다르더라도, '브레이브걸스'라는 그룹의 10년 간 역사가 빛을 보게 된 것 같아서 제가 다 뿌듯해요ㅎㅎ 저 같은 경우엔 데뷔 초때 노래들도 좋아했었거든요!! 요즘 같은 힘든 시국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훈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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