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2020년, 더 돋보여야했던 대중음악 '차.흐름' [음악]

글 입력 2021.02.2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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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를 되돌아보는 글마다 꼭 나오는 문구가 있다. ‘2020년 한 해는 코로나의 해였다’. 실제로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났고 여러군데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문화예술, 그 중 실연을 바탕으로 관객을 끌어모으는 부류는 창작의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대중문화의 큰 틀인 음악 역시도 큰 시련을 갖게 되었고, 가수의 신보는 묻히곤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차트는 어떠한 경향을 보였을까? 국내 차트로 읽는 2020년도의 음악 흐름. 바로 ‘차.흐름’의 시작이다.

[연간 차트 기준은 가온차트 연간 디지털 차트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차트 구성 : 아이돌의 부진, 솔로의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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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작년에 아이돌 컴백이 왕성하지 않게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니다. 3월말을 기점으로 블랙핑크, 오마이걸, 트와이스 등 굵직한 그룹이 컴백을 하였고, 실제로 유의미한 인지도 및 결과를 얻어내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솔로 아티스트의 약진이 이루어졌다. 지코의 ‘아무노래’는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챌린지를 히트시키면서, 꾸준하게 대중의 사랑을 얻어내었다. OST 역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이태원 클라쓰’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OST는 거의 모든 곡이 차트에서 장기간 살아있을 정도였다.
 
이러한 차트 흐름은 외부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기인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집콕라이프가 늘어나면서, TV나 예능 등의 매체를 통해 들리는 음악들이 순수 발매되는 음악보다 더 영향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작년 연간 차트 1위를 기록한 지코의 ‘아무노래’ 역시 앞서 언급한 ‘챌린지’가 입소문을 타면서 대중의 엄청난 사랑을 기록한 것이었다. 음악의 특성상, 자주 접하면 귀에 익기 때문에 이전보다 높은 선호를 가지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되었다.
 
 

 

2. 주목할 아티스트 : 임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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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가요라고 불리는 트로트는 이제 국민가요가 되었다. 그리고 국민가요의 중심에는 임영웅이라는 가수가 있다. 사실 임영웅의 음악은 트로트의 구수함보다 임영웅의 절절한 감성이 더 눈에 띈다. 우승 후 발매한 ‘이제 나만 믿어요., 놀라운 역주행을 만들어 낸 ‘오래된 노래’, 그리고 어쩌면 임영웅이 대중에게 인식될 수 있게 해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이 세 가지 모두 트로트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임영웅은 세대를 하나로 묶어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가수는 손가락에 꼽을 것이고, 그들(이선희, 조용필 등)모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아직 임영웅이 저런 가수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는 커리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세대를 공감하는 키워드를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문화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더키드의 등장, 이 정도의 키워드만으로도 올해 주목할 아티스트라고 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3. 잊혀지기 아쉬운 곡 : 이하이 '홀로'

 

 

연도가 지나가면 곡은 쉽게 지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해에서 잊혀지기 아쉬운 곡을 하나씩 꼽아보려고 한다. 그래서 올해 잊혀지기 아쉬운 곡은 이하이의 ‘홀로’이다.
이하이의 음색은 한글을 영어로 들리게 만든다. 그 만큼 이국적인 음색을 소유하고 있다. 초창기에 비해 색은 많이 옅어졌지만, 그만큼 대중에게는 더 친숙하게 들린다. 이렇게 경쟁력있는 무기를 가지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못하였다. 이제는 무기를 능숙하게 다룰줄 아는 든든한 프로듀서가 옆에 있기 때문에, 그 무기의 잠재력이 터지기를 기대해 본다.
 
대형 엔터테인먼트에서 시작하여 음악적 정체성을 찾은 다음, 그 정체성을 충분히 발현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찾아 가는 경우가 심심치않게 생기고 있다. 최근 AOMG에는 갓세븐의 유겸이 합류한다는 소식을 전했고, 빅스의 래퍼인 라비는 따로 독립 레이블을 차려서 활동을 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에 속한 아티스트가 이제는 본인의 소리를 조금씩 내려고 하는 흔적이 속속들이 보이는 것이다. 똑같은 음악만 찍어낸다는 팝의 편견, 이제는 걷어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2020년의 대중음악을 정리하자면 ‘정직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음악이 성공하기 위해서 유독 더 돋보여야 했다. 회사의 간판, 기존의 인지도를 뛰어넘어서 대중이 좋다고 한 음악이 인기를 받게되었다. 매년 유행을 관통하는 '유행하는 장르'가 없어지면서, 가수는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를 더 갈고닦아 선보여야 할 때가 되었다. 대중음악이 더 정제되어 뻗어나가는 시작점이 되길 기원해본다.
 
 
[박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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