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에세이, 좋아하세요? 저는 좋아합니다. [사람]

'오글거림'이라는 단어에 막혀 진심을 표현하기 주저하는 당신께 대화를 요청합니다.
글 입력 2021.02.20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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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몇 년 전, 2030세대에서 크게 유행한 에세이다.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와 불안장애를 겪으며 느낀 작가의 감정과 의사와 직접 나눈 대화가 엮인 채 담겨 있다. 언제부턴가 에세이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이전에는 '에세이'라 하면 큰 부와 사회적 명예를 얻은 사람들이 자서전처럼 쓰는 것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서점을 둘러 보면 위 책처럼 자신의 진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왜, 에세이를 읽게 됐을까?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처음부터 대형서점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먼저 개인 독립출판물로 세상에 나왔고 점차 입소문을 타고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현재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2'까지 출판된 상태다. 아직 '독립출판' 문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문화다. 나는 현재 독립출판 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고, 평소와 같이 독립출판물을 읽다가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 사람들이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독립출판 세상. 그만큼 다양한 색깔을 가진 작가들이, 다양한 이야기와 감성을 담은 책을 선보인다. 개인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진솔한 삶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장르가 많은데 바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도 그 중 하나다.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살게 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무채색의 마스크 너머로 흔한 안부인사 하나 나누지 못하고 살게 된 지도 벌써 1년이라는 뜻이다. 자연스레 사람들 사이 대화가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에세이는 소통의 창구가 되어 준다. 작가가 진솔하게 써 내려간 한 문장 한 문장을 읽다 보면, 나는 자연스레 그에게 공감하고, 그를 궁금해 하며, 그를 위로해 주기도, 그와 함께 기뻐하기도 한다. 가끔은 남몰래 내 이야기를 털어 놓기도 한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나는 작가와 몇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사람이 되고, 기분좋게 작별인사를 하곤 한다.

 

온갖 새로운 감성을 가지고 있는 이 현대사회. 페이스북에 글은 이렇게 써야 괜찮아 보이고, 인스타그램에서는 이렇게 해시태그(#)를 달아야 '인스타그래머블'해 보이며, 트위터에서는 이렇게 답멘을 보내야 유행을 아는 사람 같아 보인다. 암묵적인 그 기준에서 조금 벗어날 경우에는 '촌스럽다', 혹은 '오글거린다'라는 평을 들을 수도 있다. 실제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대화에서도, 술 한 잔 없이 조금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면 '오글거린다'며 징그러워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오글거린다'라는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감정들이 그 단어 하나로 묻히기 때문이다. 나 자신에 대한 깊은 고찰, 당신에 대한 진한 고마움과 사랑들은 오글거린다는 말로 치부되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다. 하지만 에세이에서는 이 표현들이 꽤 많이 허용된다. 그만큼 누구나 솔직해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감정에 솔직해지기를 바라고, 더 많이 표현하기를 바란다. '고마워', '좋아해', '사랑해'와 같은 말들이 오글거리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도 나는 하루를 마치며 또 한 분의 작가님께 대화를 청한다. 에세이, 좋아하세요? 저는 좋아합니다.


 

'오글거림'이라는 단어에 막혀 

진심을 표현하기 주저하는 당신께 대화를 요청합니다.

 

-에세이가

 

 

[이건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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