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넌 나의 Celebrity [음악]

뮤지션 아이유가 소박하게 건네는 벅찬 마음들
글 입력 2021.02.1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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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발매된 후로 연일 음원 차트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곡이 있다. 아이유의 'Celebrity'다. 발매된다는 소식만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 곡은, '유명인사'이라는 뜻을 가진 제목에서 쉬이 유추할 수 있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말을 건넨다.


 

넌 모르지 떨군 고개 위

환한 빛 조명이 어딜 비추는지

헤매도 좋으니 결국 알게 되길

The one and only

You're my celebrity

 

- 아이유, Celebrity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명인이 아닌, 오히려 그 조명으로부터 살짝 비껴간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노랫말의 주인공이다. 화자는 그 사람이 자신에게는 이 세상 오직 하나뿐인, 밝은 빛 아래 빛나는 'celebrity'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사람은 곡 내내 오로지 '너'로만 지칭되기에, 노래를 듣는 누구든 그 'celebrity'가 될 수 있을 테다. 이 곡은 세상의 모서리에서 늘 그림자 밑에 가려져있다는 생각을 하는, 구부정하게 커버려 모든 것이 버거운데도 내 삶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져야 하는 모든 '너'에게 아이유가 전하는 응원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처럼, 어느 순간부터 뮤지션 아이유는 우리에게 위로와 위안을 건네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그 대상은 때로 특정한 한 사람이 된다.

 

아이유가 주연을 맡았던 넷플릭스 단편영화 시리즈 '페르소나' 중 김종관 감독이 연출한 '밤을 걷다'라는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자장가'는, 세상을 떠난 화자가 아직 삶에 머무르고 있는 연인의 평안한 밤을 바라는 마음을 노래하는 곡이다.

 

하지만 분명한 대상이 있음에도, 역시나 대상이 '너'로만 지칭되고 있기 때문인지 이 곡에 담긴 마음은 불특정 다수의 대상을 향해 확장된다.

 

 

밤을걷다.jpeg

 

 

무서운 꿈은 없을 거야

너의 끝나지 않는 긴긴 슬픔을

이제는 그만 보내 주렴

잠들지 못해 지친 숨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소란한 너의 밤을 지킬게

 

- 아이유, 자장가

 


아이유가 누군가의 편안한 밤을 바라며 만든 곡은 또 있다. 몇 년 전, '무한도전'에서 처음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았던 '무릎'이라는 곡이다.

 

아이유 본인이 오랜 불면증을 겪으며, 자신을 비롯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밤을 그리고 또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음악이라고 한다.


 

무릎을 베고 누우면

나 아주 어릴 적 그랬던 것처럼

머리칼을 넘겨줘요

그 좋은 손길에 까무룩 잠이 들어도

잠시만 그대로 두어요

깨우지 말아요

 

- 아이유, 무릎

 

 

다운로드.png

 

 

그뿐 아니다. 올해로 14년 차 뮤지션인 아이유는, 자신의 20대의 순간들을 담은 '나이 시리즈'를 통해 같은 나이 때를 지나는 이들에게 공감과 응원을 전한다.

 

특히 28세에 발매한 '에잇'은 세월의 흐름 속에 잃어버린 것들, 또는 너무 일찍 떠나버린 이들이 남기고 간 상실감에 대해 공감한다. 또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한 뼘 짜리 추억'을 잊는 대신 '영원히 이 기억 속에서 만나'자며, 상실을 느끼는 모든 이들을 위로한다.

 
 

우리는 서로를 베고 누워

슬프지 않은 이야기를 나눠

우울한 결말 따위는 없어

난 영원히 널 이 기억에서 만나

Forever Young

 

- 아이유, 에잇

 

 

아이유의 음악은 나도 모르는 새 나에게 다가와 깊숙이 스며들어 힘이 되어준다. 너만 그런 게 아니라는 공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을 거라는 위로까지.

 

아이유가 건네는 마음은 결코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직하다. 소박하지만 벅차다. 무엇보다 몇 발짝 앞에 서서 보다 많은 것을 내다본 듯,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을 말하며 가볍게 툭 던지듯이 건네는 응원. 그 응원이 아이유를 진정한 '셀리브리티', 그러니까 누구나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Just life, We're still good without luck

길을 잃어도 계속 또각또각 또 가볍게 걸어

Take your time There's no right

실은 모두가 울고 싶을지 몰라

슬퍼지고 싶지 않아서 화내는지도 몰라

 

- 아이유, Unlucky

 

 

 

최우영.jpg

 

 

[최우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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