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TV 예능에서 만난 ‘친환경’ [예능]

그리고 뜻밖의 <윤스테이>
글 입력 2021.02.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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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모두의 일상이 바뀐 지금,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음은 이제 특별히 부연설명 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면 경제발전을 위한 환경파괴 행위가 생태계의 다양성을 감소시켜 단일 종에서 병원체의 변이가 활발하게 일어나게 되었다. 또한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어 인수(人獸)접촉 증가와 병원체 확산이라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느 한 국가에 의해 발생되어 온 지구가 골치를 썩게 되었다는 생각은 명백한 오류이며 해결책에 다가서는 데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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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제 환경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바이든 美 대통령의 당선으로 미국의 탈선도 일단락된 듯하다). 우리 정부는 ‘그린뉴딜’을 국정과제로 설정하였고 기업들도 앞 다투어 친환경을 미래 비전으로 삼았다(다가올 환경 규제에 선제 대응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을 홍보하는 차원의 전략으로서). 적어도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유난스럽게 여기지 않고 ‘개념 있다’라고 여기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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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변화는 TV 예능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작년 6월, Olive 채널의 <식벤져스>가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 도전기를 표방하며 첫 선을 보였다. 출연진 역시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왔던 문가영, 봉태규 배우를 섭외하여 기대감을 높였다. 식벤져스는 전국의 식당, 농어촌 등의 푸드 로케이션에서 폐기 직전의 식재료를 공수하여 요리를 만들고 손님들에에게 제공하는 방식의 친환경 쿡방이다. 총 6부작으로 완결되었으며 높은 시청률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좋은 취지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특히 폐기 직전의 식재료를 활용한 식당 운영은 새로운 사업모델로 제시하기에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유명 셰프가 선보인 각종 요리들은 일반인들이 따라하기 쉽지 않아서 제로 웨이스트 요리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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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에서는 <조금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2부작 예능이 작년 12월에 방영되었다. 친환경 하우스라는 공간 속에서 출연진들이 1박 2일 동안 제한된 에너지 자원을 사용하며 지내는 관찰 예능이었다. 친환경 하우스는 조세호, 양세찬 등의 코미디언과 이상화·강남 부부, 김동현 파이터 등이 체험하였으며 이들을 관찰하는 mc는 관찰 예능에 빠지지 않는 진행자인 신동엽, 그리고 김준현과 이혜성 아나운서로 구성되었다. 방송은 평소 물과 전기를 낭비하던 출연진이 제한된 자원의 존재를 인식하고 절약을 위해 노력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점에서 예능적 재미가 발생한다. 그리고 두 집의 친환경 하우스가 공동의 자원을 소비하는 상황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모습은 현재의 지구촌 상황에 대한 비유로 인상적이었다. 부족한 에너지 자원을 획득하기 위해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는 상황 설정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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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좋은 취지와 달리 해당 방송이 대중들에게 친환경적 생활을 효과적으로 홍보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예능적 재미를 위해 평소보다 훨씬 적은 양의 물과 전기를 소비하는 모습에서 드는 생각은 ‘불편하다’이다. 물론 프로그램 제목처럼 친환경적 생활을 위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출연진들이 불편을 겪고 서로 짜증내고 반목하는 모습을 본 시청자는 ‘역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구나’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이는 진행자인 신동엽이 많은 일회용품 소비로 비판을 받은 mbc의 예능 <배달고파? 일단시켜!>에 출연한 사실과도 절묘하게 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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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올해 1월 tvN의 나영석표 예능 <윤스테이>가 등장하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에 체류중인 외국인들에게 한옥에서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는 뜻깊은 휴식을 제공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출연에는 <윤식당>의 멤버들에 최우식 배우가 새로 합류했다. 프로그램의 외형은 ‘친환경’과 무관했지만 방송이 공개되고 나서 친환경적 코드로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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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숙박시설의 어매니티는 일회용품으로 구성되는 반면 윤스테이는 친환경 고체 샴푸와 바다워시, 치약 등을 제공하여 신선한 변화를 제시했다. 또한 메뉴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푸드 옵션을 포함시켜 배려가 돋보였다. 축산업이 초래하는 막대한 탄소배출 등 환경오염을 이유로 채식을 선택한 사람들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식주의 메뉴를 포함하는 일 역시 친환경적이다. 5회차에는 UN산하 녹색기후기금에서 일하는 인턴 7명이 손님으로 찾아왔는데, 만약 어매니티와 메뉴 구성이 지금과 같지 않고 관행을 따랐다면 꽤나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었을 것이다. <윤스테이>가 제시한 변화가 앞으로 예능을 만들어갈 제작자들에게도 좋은 지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친환경’을 내세우는 예능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환경에 대한 고려가 수반되었을 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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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온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 시청자들의 높아진 윤리적 기준과 맞물려 TV 예능에서도 친환경 코드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예능의 미덕은 웃음을 주는 일이지만 윤리적 기준이 배제된 공허한 웃음은 더 이상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지금의 트렌드가 이어져 TV예능이 시청자들의 일상도 자연스레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하기를 바란다.

 

 

[송치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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