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라카와 에어로케이, 젠더리스 기업예술 [사람]

글 입력 2021.02.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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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예술’의 역할은 ‘편견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만약 필자의 글을 자주 읽어보았다면, 이제는 익숙한 말일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성별 간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젠더리스genderless적’인 모든 시도는 필자에게 ‘예술적’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 아주 ‘예술적인’ 기업이 둘 있다. 바로 ‘라카LAKA’와 ‘에어로케이Aero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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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좌 '라카 인스타그램 @laka.official'

우 '에어로케이 인스타그램 @aerok.official'

 

 

두 기업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라카’는 화장품 회사이다. ‘에어로케이’는 항공사이다. 접점이 전혀 없을 것만 같은 두 회사를 엮어서 글을 쓰는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기업 모두 ‘젠더리스’를 주된 방향성으로 삼는 기업이다.

 

물론 거의 모든 분야에는 성 고정관념이 남아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메이크업’ 분야와 ‘항공’ 분야만큼 성 고정관념이 강하게 남아있는 곳도 없지 않은가 싶다. 그 본질은 ‘생물학적 성별’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금부터 라카와 에어로케이가 이 두 분야에서 어떻게 고정관념을 깨부수려 하고 있는지를 소개해보려 한다.

 

 

 

라카의 젠더리스 기업예술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들이 메이크업을 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더 아름다워 보이기 위함’이다. 메이크업을 통해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자존감과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미의 추구’는 성별과는 무관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완화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메이크업은 보통 ‘여성을 위한 것’이라는 관념이 남아있다. 업계에서 역시 이에 대한 반발이 많이 일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남성 저격 화장품’을 생산하는 ‘비레디’와 ‘젠더리스 화장품’을 생산하는 ‘라카’가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화장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안타까운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하여, ‘남성을 위한 화장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은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 본인도 비레디의 제품을 애용하지만, 이 역시 결국은 화장에서 성별을 구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라카는 본사를 ‘국내 최초 젠더리스 메이크업 브랜드’라고 소개하며, ‘컬러는 원래 모두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성별과 무관하게 모두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생산해 내며, 각자의 ‘성별’이 아니라 ‘개성’에 맞게끔 색상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라카는 라카 본사의 이러한 시도를 ‘틀을 녹여가는 과정(melting frame)’이라고 부른다. 필자 역시 라카의 ‘틀을 녹여가는 과정’을 응원하며, 동참하고 있다.

 

 

 

에어로케이의 ‘항공사의 항공사다움’


 

비행기에 승무원이 존재하는 이유는 ‘비행기에 탑승한 모두의 안전한 비행을 위함’이다. 그것이 ‘승무원’이라는 일의 본질이다. 하지만, 과연 현재 승무원의 업무 환경이 승무원으로서 활동하기 용이하게끔 갖추어져 있을까?


물론 항공 분야에 문외한이라고 보아야 하는 필자는 이에 관하여 그 어떠한 평가를 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가시적인 부분에서 한 가지 정도 즈음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바로 승무원은 ‘보기 좋아’야 한다고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승무원은 불편하더라도 ‘보기 좋은’ 정장을 입어야 한다. ‘보기 좋음’이란, 보통 사회의 지배적인 관념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즉, 여성 승무원은 내키지 않더라도 꽉 끼는 치마를 입어야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곤 한다.


강제사항은 아니지 않으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은 직장 상사가 ‘오늘 점심 뭐 먹을까? 나는 짜장면 먹고 싶은데’라고 말한 분위기와 같은 것일 테다.


도대체 승무원이 ‘남 보기에 예쁜 옷’을 입고 근무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보기에 예쁜 옷’은 승객들의 안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보기 예쁜 옷’은 불편한 경우가 많으므로 승무원이 승객의 안전을 추구하는 데에는 방해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에어로케이는 이에 대항하는 행동을 실천한다. 에어로케이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유니폼에 치마를 포함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빡빡한 정장을 가져온 것도 아니다. 통기성이 좋은 바지 정장을 공식 유니폼으로 채택했다.

 

또한, 승무원의 신발 역시 구두가 아니라 운동화로 선정했고, 셔츠 대신 편한 이너를 입을 수 있게 하였다. 이처럼 ‘입는 사람이 편한’ 옷을 근무복으로 채택함으로써, 승무원의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얻었다.


그뿐만 아니라 에어로케이는 승무원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타투를 일부 허용하고, 안전한 서비스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헤어스타일과 염색 역시 허용한다고 한다. 어쩌면 에어로케이는 당연한 일을 한 것일 수 있다. ‘승무원’이 ‘승무원다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라카X에어로케이



이처럼 라카와 에어로케이는 비슷한 결의 가치관을 따르고 있다.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며 눈치를 챘을 수 있지만, 라카와 에어로케이는 이미 지난해 7월, 협업을 진행한 바가 있다. 협업의 자세한 사항은 라카와 에어로케이의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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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카X에어로케이

사진 출처 라카 인스타그램 @laka.official


 

특히, 에어로케이는 올해 처음 출항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세상을 모두가 덜 불편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라카와 에어로케이의 시도를 함께 눈여겨 보아보도록 하자.

 

 

[최호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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