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앨리스, 네가 부러워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글 입력 2021.01.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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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by 애나 본드_표지커버.jpg

 


앨리스는 좋겠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할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지배한 생각이다. 음식을 먹으면 몸의 크기가 변하고 포유류, 어류, 양서류와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비논리적인’ 일상을 엿보고 체험하다니. 물론 앨리스의 한낱 ‘꿈’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하룻밤 새 지나간 보통의 꿈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마음에 꾹꾹 눌러담아봐야 할 인생의 ‘교훈’이 담겨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뭐야? 대단한 고전이지!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첫 만남이라고 하면 누구든 놀랄 것이다. 어릴 때 책과 함께한 시간보다 밖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많았던 탓이다. 책 제목으로만 봤을 때는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가는 내용이겠지’라는 단상에 그쳤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난 후엔 내 생각이 오해였다는 게 결론이었다.


비유가 많았기에 책을 읽는 시간보다 그 뜻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됐지만, 내 답은 이거다.


“이제라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어서 참 다행이다.”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내용은 비현실적이다.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못하는, 무의식인 ‘꿈’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앨리스는 꿈 속에서 혼란스러워한다. 평소에는 겪지 못할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난다. 하지만 필자는 그런 앨리스가 부러웠다.


필자의 꿈은 ‘현실적’이다. 과거에는 하늘을 날거나, 불의 용사가 되는 등 ‘괴이한’ 꿈을 꿨다. 꿈에서 깨면 이해할 수 없는 꿈을 해석하느라 일상이 꿈에 잠식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었기에 하나의 ‘이벤트’가 되기도 했다. 꿈해몽을 찾아보는 소소한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꿈조차도 현실의 연장선상이 되었다. 현실에서 누군가와 갈등이 있으면 꿈에서도 그와 논쟁을 벌이고, 현실에서 실수를 했다면 그 실수를 꿈에서 반복하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말처럼, ‘하루의 잔상’이 꿈이 되었다. 그리곤 자책과 고통의 굴레에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앨리스의 꿈에는 하트 여왕과 왕 그리고 그들을 호위하는 병사들. 붉은 장미를 만들기 위해 백장미에 빨간 물감을 칠하는 트럼프의 병사들. 체셔 고양이와 물담배하는 애벌레가 등장한다.

 

앨리스는 ‘자각몽’을 꾼 것 일까? 그는 현실과 동떨어져 꿈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바빌로니아인들은 ‘좋은 꿈은 ‘신이 준 선물’‘이라고 말했다. 꿈을 꾼 그날, 앨리스는 선물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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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가는 대로 가는 ‘아이’ 앨리스



앨리스의 움직임은 직관에 따라 결정된다. 발길이 닿는 대로 행동하고 떠오르는 말을 체에 거르지 않고 뱉는다. 하지만 매 순간 몰입하고 생각한다. 간혹 본인이 만들어낸 상황과 말에 대해 후회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 또한 일종의 ‘배움’이었다.


 

“어제 이야기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왜냐면 지금의 난 어제의 내가 아니거든요”

 


어느 순간 실수와 예상치 못한 일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실수=고통’이라는 생각 때문에 매사에 더욱 조심하게 되어 매 순간을 즐기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앨리스를 달랐다. 그는 오늘을 살아가고 어제를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상황과 부딪히고 실수를 줄여나가며 배운다.


인간은 ‘오늘’을 양분으로 성장한다. 따라서 ‘어제’를 돌이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어제’는 이미 내가 먹어 치워 몸, 생각, 정신에 흡수됐기 때문이다.

 

 

 

도달하지 못한 상상력을 ‘현실화’ 해준 일러스트



상상력이 부족한 탓이다. 한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곤 했다. 이 책을 100% 이해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일러스트가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건 분명하다.

 

또한 그림이 들어간 책을 읽은 것이 오랜만이었다. 글로 가득 찬 책을 읽으며 ‘지식’을 채워나가는 데 몰두했다. 무채색의 ‘정보’가 내 머릿속에 채워지는 동안, 상상력은 본인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색색의 일러스트가 어릴 때를 회상하게 했고, 읽는 내내 마음이 산뜻해졌다. 머릿속에 상상력이 들어설 자리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by 애나 본드_싸바리.jpg

 


성인이 되어 처음 만난 앨리스. 오히려 지금 만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인이 되며 자연스레 버려진 ‘원더랜드’에 대한 꿈 그리고 현실에 매몰되어 버린 나. 그 속에서 구제해준 앨리스.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실수하기도 하고 넘어지고 울기도 하며 살아나가야 함을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배웠다. 그리고 상상력과 순수함을 버리지 않고 살기를, 2021년 버킷리스트에 넣어본다.

 

 



[신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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