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해고를 당했다, 실업급여를 받자

실업자 마음을 달래주는 실업급여
글 입력 2021.01.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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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를 당했다, 실업급여를 받자

 

 

세상이 좋아졌다. 실업급여 모의계산을 했더니 실업급여 예상 지급일 수가 150일으로 떴다.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취업희망 카드를 수령하니 구직급여 수급액의 일액이 상한액인 66,000원으로 나왔다. 코로나 때문에 취업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와중에 실업자가 되었다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한시름 놨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비자발적인 퇴사를 하였는가?

▶직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180일 이상인가?

 

 

내가 기억하는 두 가지 중요한 수급 요건. 비자발적인 퇴사는 회사에서 이직확인서에 이직사유 코드를 권고사직(회사귀책)인 23번 코드로 처리된 경우이다. 같은 권고사직이더라도 근로자귀책인 26번으로 처리하면 해당되지 않는다. 23번으로 처리되기 위해서는 사직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사유가 회사 경영상의 문제라고 기재된 사직서를 작성해야 한다. 사직서 사유란에 ‘일신상의 사유’라고 적혀있으면 자발적 퇴사로 처리되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사직서가 이직확인서의 증거로 쓰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간혹 이직확인서 발행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가인정 제도가 있어 이직확인서 접수 전이라도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피보험단위기간 180일을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1주일 중 근무일인 월~금과 유급휴일인 주휴일(일요일)만 해당되기에 근무기간이 7-8개월은 되어야 한다. 다만 직전 18개월을 기으로 하기 때문에 ‘이전 직장에서 9개월 근무 후 자발적 퇴사→재취직→마지막 직장에서 6개월 근무 후 비자발적 퇴사’를 하더라도 실업급여 조건에 해당된다고 한다.


나는 부당해고 신고를 고려하고 있었기에 계약이 만료되고 바로 실업급여를 신청하지 않았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원직복직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수급하면 원직복직 의사가 없다고 판단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업급여를 받으려고 알아보니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고 접수증을 받아 고용센터에 제출하고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원직복직으로 마무리되면 실업급여를 반환해야 하는데 회사에서 실업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불해야 하니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원직복직이 아닌 금전 보상으로 마무리 되는 경우엔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어느 쪽이든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일은 없어보였다.


한 번 받아봤다지만 예전 일이기 때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포털 사이트 들어가서 실업급여 어떻게 신청하는지 찾아봤다. 사유가 ‘권고사직’이라고 나온 이직확인서를 확인하고 수급자격 온라인 교육을 들었다. 이 두 가지를 마쳤으면 이제 준비는 끝났다. 신분증 들고 해당 고용센터에 가면 된다.

 

*


고용센터에 갔다. 번호표 뽑고 신분증 들고 기다리니 금방 순서가 돌아왔다. 담당 선생님께 신분증을 제출하니 온라인 교육 이수여부와 회사귀책 권고사직이 확인되었다. 바닥에 표시된 초록색 선을 따라 가니 수급자격 인정 신청서를 작성하는 공간이 나왔다. 책상에 붙어 있는 예시를 참고해서 작성해서 앞에 있는 담당 선생님께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jpg

 

 

시국이 시국인지라 책상마다 투명 가림막에 자리마다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었다. 손을 다시 한번 소독하고 펜을 들어 신청서를 작성했다. 신청서에 부당해고 구제신청 여부를 체크하는 란을 보니 회사와 싸울 준비를 하면서 정보를 잘못 입력했던 지난날이 생각났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사람, 코로나 때문에 자리를 잃은 사람, 그리고 제대로 된 이유도 없이 회사에서 쫓겨난 나. 당장 먹고 사는 일이 그렇게 다급하지는 않지만 내가 제일 서럽게 그 자리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코로나 때문에 1차 실업 인정이 센터 출석과 인터넷 전송 두 가지 방법으로 바뀌었다. 인터넷 전송은 출석일 지정 시간(0시~17시) 내에 증빙서류를 전송하면 되고, 센터 출석은 지정된 시간에 센터 내 교육 장소로 출석하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서류를 전송하고 맞나 틀리나 불안한 시간을 보내느니 오프라인 출석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물론 시국이 시국인 만큼 온라인으로 대신했지만.

 

실업교육.jpg

 

1차 실업 인정일에 온라인 취업특강(STEP 동영상 교육)을 들었다. 자체학습 후 서류 작성 후 제출하는 방법도 있는데 온라인 동영상 교육을 들으면 별도의 구비서류가 없다고 했다. 걱정이 많은 나는 서류를 틀릴까봐 한 시간 동안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기로 했다.

 

재취업활동.jpg

 

 

실업급여 수급에는 적극적인 구직 활동이 있어야 하는데 1차 실업 인정일에는 구직활동내역이 필수가 아니다. 워크넷에서 입사지원을 한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가 필요 없고, 그 외 취업사이트를 통해 입사지원하는 경우에는 해당 사이트 홈페이지에서 별도의 서류를 다운받아 제출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작년 2월 28일부터 회차별 의무적 구직활동 횟수가 4주 1회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내가 희망하는 직종은 변변치 않더라도 그나마 꾸준히 구인공고가 올라오는데 코로나로 타격이 큰 업게는 구직공고조차 잘 올라오지 않겠구나 싶었다. 여행사나 항공사에 근무했던 사람들은 아예 다른 업계로 가야할 테니 더 불리한 조건일 테고. 이 시국에 실업은 정말 만만치 않다는 게 느껴졌고 그와 동시에 전 회사에 대한 좋지 않음 감정이 사그라들지도 않고 활활 타올랐다.


동영상 교육을 듣고 구비서류를 첨부하고 틀린 게 있나 없나 확인하고 중간저장하고 또 확인하고 저장하고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전송했다. 빠른 처리를 위해 오전에 전송하라는 팁을 들었지만, 배고프니까 점심 먹고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확인하고 전송했다. 고용센터에서 신청이 정상적으로 전송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나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다음날, 8일치의 지급액이 입금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취업희망카드가 도착했다. 재취업 수당 내역을 확인하고 빠르게 재취직하는 게 목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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