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제는 소유가 아닌 소비의 시대 - 출판저널 520호

우리는 변화에 맞춰 적응하고 발전해나간다.
글 입력 2021.01.1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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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강남역에 있는 중고서점 YES24가 문을 닫았다. e북 리더기를 통해 전자책을 읽기보단 종이책을 선호하는 독자로서 매우 안타깝고 아쉬운 소식이다. 서점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매장이 사라졌다는 아쉬움을 넘어서 추억이 담긴 공간이 사라진 안타까움이 앞선다. 지구 반대편 네덜란드에 있는 ‘드 프리스 서점’과 같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이 서점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다. 입구에 있는 왕실 납품자 문장이 보여주는 자긍심은 서점이 상업적인 공간으로 한정되지 않고 더 나아가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드 프리스 서점’이 그 오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책을 사랑하기 때문에 좋은 책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힐 수 있도록 오래도록 서점을 가꾸고 책을 가꾼 것이다. 또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서점에 간다는 것은 단순히 원하는 책을 사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보물찾기하는 탐험가가 되어 책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조용한 서점 내부 안 들리는 책장 넘기는 소리와 진열된 책들의 이름을 하나씩 훑어보며 어떤 책인지 탐구하는 것은 서점을 방문한 자들의 특권이다. 그렇기에 요즘은 각 서점마다 다양한 분위기를 지닌 서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점 안에 카페가 있거나 문구류도 같이 파는 등 서점은 이제 책을 사러 간다기보단 책과 같이 휴식하는 공간의 기능이 커졌다. 그렇기에 YES24가 문을 닫게 된 것이 더욱더 아쉬울 따름이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공공도서관도 운영하지 않고 점점 종이책을 접할 공간이 줄어드는 것 같아 속상하다. 이제는 종이책을 고집하기보다는 전자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전자책 읽는 것을 기피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종이책으로 책을 읽다 보니 전자책으로 책을 읽으면 책을 읽는 맛이 안 난다. 그 맛이 도대체 뭐길래 종이책을 고집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활자를 읽어내려가는 ‘맛’이라고 장황한 설명을 해보지만, 책은 원래부터 종이로 된 책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종이책, 전자책을 나눠서 생각하게 된 것도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전자책이 소비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어느 순간 책은 종이책, 전자책으로 나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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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을 읽는 독자들은 e북 리더기를 통해서 읽는 전자책의 장점을 피력한다. 첫 번째, 휴대성 두 번째, 다양성이다. e북 리더기를 통해 책을 어디서든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들고 다니기 매우 용이하다. 또한 여러 가지 책을 다양하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져 다른 책을 읽고 싶을 때 언제든지 클릭 한 번으로 다른 책을 읽을 수 있다. 즉, 종이책의 단점이 전자책을 통해 해결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업계가 타격을 맞이했다. 그중 출판업계는 방향성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유튜브를 통한 video publishing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제는 영상을 통해 책을 먼저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영상을 통해 책을 접하고 그 영상의 내용을 다시 책으로 출판하는 구조가 생긴 것이다. 바빠진 현대인은 더 빠르게 집약된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 그래서 무엇이든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200페이지가 넘는 책을 권하기보단 3분 안팎의 줄거리 요약 영상을 추천하는 시대이다. 현대인들은 SNS, 유튜브를 통해 짧은 요약 글과 영상을 선호한다. 그렇게 접한 책에 흥미가 생겨 책을 사거나 도서관에서 읽는 등의 소비 형태가 늘어났다. 그래서 다양한 출판사에서 이와 같은 홍보 마케팅 형식이 늘어났다.


코로나로 인해 서점, 출판 업계뿐만 아니라 공공 도서관의 역할 또한 변화를 꾀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도서관은 책을 대출반납하거나 독서 공간의 역할이 강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는 책과 관련된 다양한 소통과 토론의 장을 여는 기능이 더 강화되었다. 현재 공공 도서관은 코로나로 인해 운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화상 통화를 통해 독서 모임과 독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에는 도서관의 역할이 이렇게 확대되리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기의 상황이지만 도서관의 역할이 확대되고 발전해가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그렇게 우리는 변화에 맞춰 적응하고 발전해나간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웹툰의 발전이다. 최근 웹툰은 전 세계적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닌 각국의 다양한 나라에서 한국 웹툰이 소비되고 있다. 웹툰이 인터넷으로 제공되지 않고 만화(종이)로 만들어졌다면 이만큼 빠르게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웹툰은 한국과 거의 동시간대에 빠르게 번역되어 전 세계에 제공되고 있다. 웹툰이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이제는 만화가 아닌 웹툰을 본다는 말이 당연하게 자리 잡고 있다. 만화책보다는 웹툰의 시대가 온 것이다.


소유하기보다는 빠르게 다른 것을 소비하는 시대에서 책의 역할, 즉 출판 업계의 고민은 다양한 방식으로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지만 종이책의 매력은 무시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보자면, 종이책은 초판, 중판…. 등 처음 출판된 책, 다시 한번 출판 된 책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는 시대의 흐름이 담긴 검은색 잉크가 종이에 스며드는 것처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박완서의 초판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현재 출판되는 책과는 달리 독자 카드가 존재했다. 독자 카드란 독자의 의견을 묻는 카드로 좀 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그 시대의 리뷰 같은 것이다. 독자 카드가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어렸을 때 도서관에서 여러 책을 펼치다 보면 독자 카드가 달린 책을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이렇게 시대를 담은 책은 전자책과는 다른 향수를 품고 있다. 쌍추삼 출판사 전광진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개인이 책을 멀리하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사회가 책을 멀리하는 풍조를 더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개인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사회보다는 사회가 책을 사랑하는 관심도가 커지게 된다면 자연스레 서점, 출판업계, 도서관 등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제는 소유가 아닌 소비의 시대가 온 것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이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그 변화에 맞춰 책은 계속해서 출판되고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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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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