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책으로 떠나는 여행 [도서]

글 입력 2020.12.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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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행지를 찾아보면서 설렜던 마음을 뒤로하고 올해는 잠시 소홀하게 여겼던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문득 책장에 꽂혀있는, 처음 책으로 여행을 시작했던 "80일간의 세계 일주"가 눈에 띄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읽으며 더 많은 곳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날씨가 좋아지면 찾아가겠어요와 센 강변의 책방을 읽으며 책 속의 인물들이 있는 그 장소에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이 받았다. 이렇게 책으로 떠나는 여행을 통해 실제로 갈 수 없는 아쉬움과 직접 갔었던 곳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센 강변의 작은 책방"의 배경인 낭만의 도시 파리와 겨울 풍경을 떠오르게 하는 "날씨가 좋아지면 찾아가겠어요"의 가상의 마을인 북현리는 어딘가 다른 듯 비슷한 느낌을 준다. 파리의 센강의 작은 책방인 원스 어폰 어 타임(Once Upon a Time)과 북현리의 굿나잇(Good Night) 책방의 비밀을 하나씩 파헤치다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어릴 때 읽었던 많은 책 속의 배경처럼 바로 책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동시에 책을 읽으며 나만의 비밀의 방 같은 공간을 꿈꿨던, 지금부터 소개할 두 책은 바로 그 비밀스러운 공간인 "책방"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센 강변의 작은 책방


원스 어폰 어 타임(Once Upon a Time): 옛날 옛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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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강변의 작은 책방을 보면서 책으로 가득 쌓인 책방, 비밀의 문 같은 여러 문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책들이 펼쳐진, 나무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책을 찾는 책방주인, 여러 사람의 손때가 문은 책,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의 색에 따라 달라지는 시간이 떠올랐다.

 

이 책의 주인공인 미국의 시골 마을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새라는 6개월간 프랑스 파리의 역사가 깊고 유명한 책방을 바꿔서 운영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자신의 책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그녀는 잠시 고민하지만 낯선 곳에 홀로 떠나려는 딸을 걱정하는 엄마께 새라는 “엄마, 그동안 책을 통해 전 세계를 여행했지만, 이제는 책장 밖으로 걸어 나와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할 때가 됐어요.”라며 말한다. 그녀는 언젠가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날 준비를 이미 마쳤을지도 모른다.

 

새라가 상상한 파리의 모습이 그 이상으로 아름다운 것과 달리 새로운 곳, 다른 환경 속에서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원스 어폰 어 타임(Once Upon a Time) 책방을 물들인다. 1920년부터 파리의 역사를 함께한 그 당시 작가들의 만남의 장소였다. 바로 "천국으로 가는 길"이다.

 

원스 어폰 어 타임(Once Upon a Time)의 이름처럼 옛날 옛적에 그 모습을 바로 지금도 그 공간에서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굿나잇(Good Night) 책방: 잘 자, 좋은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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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보면서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겨울의 풍경과 함께 눈이 쌓인 곳, 따뜻한 불빛에 이끌려 서점에 모인 사람들, 다음날 새하얀 눈길 위로 가득한 발자국, 썰매 타는 아이들, 꽁꽁 언 호수, 멀리서 연기를 뿜고 다가오는 기차가 떠올랐다.

 

이 책의 두 주인공 은섭과 해원은 고등학교 동창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처음 만났던 북현리에서 다시 재회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은섭은 독립서점 굿나잇 책방을 운영하는 책방지기이다. 그는 블로그에 아무도 보지 못할 비공개 책방일지를 통해 해원에 대한 마음을 고백한다. 아무도 모르게 쓰여진 비공개 글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이처럼 가상의 굿나잇 클럽을 만들어 자신과 또는 그 누군가와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은섭만의 겨울의 긴 밤을 보내는 방법이 나온다.

 

굿나잇(Good Night) 책방은 세상 곳곳에서 막 잠이 드는, 또는 잠이 들지 못하는 회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그러나 그 안을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어디까지나 혼자서 남기는 밤 편지 같은 고백을 담은 해원에게 건네는 말이다. 그 이름 그대로 잘 자, 좋은 꿈 꿔.

 

*


두 책의 배경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겨울에서 봄을 기다리는 그 모습을 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책 속의 풍경이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가득 담아 머릿속에 한눈에 그려졌다.

 

겨울은 춥고 쓸쓸하지만, 어딘가 포근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다시 따뜻함을 맞이하는 설렘으로 겨울을 보낼 수 있다. 여기서 유난히 날씨가 추워질 때, 한 해를 마무리할 때 책을 더 많이 읽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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