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울어도 괜찮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12.1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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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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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면 안 된다 해놓고

슬퍼도 울지 말래”

 

“슬픈 날이면 울어도 선물을 받고”

 

 

윤상이 프로듀싱하고, 김이나, 펭수, 소울곰(김태우), 고막여우(박진주)가 함께 작사한 ‘크리스마스리턴즈’의 가사이다.

 

울어도 선물을 받을 수 있다니, 내가 어릴 적에 듣고 자랐던 것과는 너무 다르다. 아예 정반대의 이야기이다. 슬프면 우는 것은 당연한데 난 왜 이 가사가 와닿았을까?

 

 

 

울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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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 데”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 데 누가 착한 애인지 나쁜 애인지”

 

 

대다수, 아니 모든 사람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캐럴이라고 해도 무방한 “울면 안 돼”라는 곡의 가사 일부분이다. 지금도 너무 익숙한 캐럴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울지 않으면 착한 아이인가? 울면 나쁜 아이인가? 그러면 울면 왜 나쁜 아이가 되는가? 울면 그 아이를 달래야 하는 부모가 힘드니까? 울음을 듣는 주변 사람들에겐 소음이니까?


아주 어렸을 땐 모르겠지만, 난 내가 기억하는 나이쯤엔 산타를 믿지 않았다.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날마다 산타가 와서 선물을 줬었는데, 6살에 산타는 미술 선생님이셨고, 7살 때 산타는 체육 선생님이셨던 걸 알아보았던 순간이 지금도 기억난다.

 

산타 할아버지를 믿고 안 믿고는 중요하지 않다. 노랫말에 따르면 난 산타를 믿지 않았으니 선물에 대한 기대감도 없다. 그러면 눈물이 나면 울 수도 있었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울면 안 돼 라는 캐럴을 들으면서는 ‘아 울면 안 되는구나!’ ‘우는 건 좋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주위 어른들도 어린 내가 울 때 ‘그만 울어’ ‘뚝’ 하며 울음을 그치게 하는 데만 급급해하는 것을 보며 나의 한편에 강하게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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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슬픈 일이 있으면 울 수 있고, 너무 좋아서 울 수도 있고, 아쉬워서 울 수도 있고, 화가 나서 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우는 것이 용납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는 것이 나쁘고, 부끄럽고 창피하고 숨겨야 할 일로 취급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특히 주 타켓 층이 어린아이인 노래가 건강하지 못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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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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