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본질을 향한 질문 - 인생에 대하여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글 입력 2020.12.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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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가장 먼저 하는 철학적 사고는 아마 이 질문이 아닐까. 인간은 무엇이고 삶은 또 무엇인가.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톨스토이는 훌륭함을 위해 인생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철학과 고찰을 엮은 책은 이러한 고민에 빠진 수많은 사람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것이다.

 

톨스토이 서거 110주년을 기념한 사상 선집 “인생에 대하여”는 톨스토이의 인생관을 날카롭고 신랄하게 풀어낸다.

 

곳곳에 비유가 사용되긴 했지만 이해를 돕는 쉬운 예시와는 달라서 다소 이해하기 어렵고,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헷갈렸다. 글 자체를 직설적으로 번역한 경향이 있어 훌륭한 글을 최대한 소화하기 위해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노력하는 동안 내용을 내 나름대로 해석하여 공감하기도 하고 의문을 가지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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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위대한 현자들의 말을 인용하는 한편 현학자와 율법학자들의 모순된 인생관을 비판하면서 서두를 시작한 책은 이어 인생 그 자체에 대해 끊임없이 정의 내리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이 인생을 설명하지만 대부분은 인생의 주변부를 마치 그 자체인 양 표현한다고 설명한다. 과학자가 말하는 인생은 생명 그 자체가 아닌, 인생에 속한 일부이다. 일부를 연구하던 과학자는 시간이 지나면 그 차이를 혼돈하여 인생 그 자체를 연구한다는 착각에 빠진다.

 

가령 뇌 과학에 관해 생각해보자면, 물론 뇌 과학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니 다소 억지스로운 예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굳이 책을 읽었을 때 내 나름대로 이해한 예시를 그대로 들어보자면, 사람들은 뇌를 분석하고 연구해 인간을 탐구한다. 뇌를 통해 심리를 파악하고 성향을 이해한다. 그리고 나면 꼭 뇌 그 자체가 인생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뇌나 세포 등은 인간의 가진 하나의 부품이며 그것으로 인생이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뇌가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다고 삶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고통과 분노, 파멸, 행복 등의 감정이 오롯이 뇌 하나만으로 해석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율법학자와 현학자는 이런 점에서 뇌 과학이 범하는 오류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율법학자는 모든 것을 신과 관습의 뜻으로 넘겨버리고, 반대로 현학자는 신과 관련된 모든 것을 부정하기 때문에 결코 인생을 정확하게 볼 수 없다. 모든 것은 흑과 백으로 나누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흑백 한 곳만을 보면서 회색의 인생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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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간의 시점과 타인의 고통에 관한 부분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행복을 바라기 때문에 남의 불행과 고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행복하면 누군가는 불행해지고, 반대로 누군가가 행복하면 나는 불행해질 수 있다.

 

이 사실을 깨달은 사람은 타인의 고통을 알게 되고 나아가 인생에서 완벽한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란 사실을 깨달은 사람은 모든 사람이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혹은 다른 방식을 꾀하는지 궁금해진다. 그들은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지도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톨스토이는 이러한 지도자를 강하게 비판한다. 인류의 지도자로 자처하는 자는 "인생의 참뜻을 알지 못하면서 인생이란 개체로서 개인에게 존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 들기까지" 한다고 비난한다. 인생이나 생명 혹은 행복에 대한 자기만의 인식을 갖기보다 그 속뜻과 의미는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앵무새처럼 인류의 위대한 현자들이 되풀이한 인생론만 되뇐다는 것이다.

 

지도자의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다.”로 귀결되는 이야기를 들은 인간은 포기하고 그들과 똑같이, 관습과 문화가 되어버린 선대의 방식대로 동물적인 삶을 살아가거나 자신만의 다른 방식을 찾아 나선다. 오직 이러한 시간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고찰하고 발견하게 된다.

 


“진실한 생명이 마치 씨앗 속에 있듯이 언제나 인간 속에 보존되어 있고, 시간이 지나면 그 싹을 틔우게 된다"

 

"씨앗은 일정한 조건에서 식물로 자라고, 식물에는 꽃이 피고, 꽃은 열매를 맺는데, 그 열매는 곧 씨앗이 된다. 우리는 이 모든 생명의 순환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성적 의식의 성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시간 속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없고, 그 순환과정도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이성적 의식의 성장과 순환을 볼 수가 없는 것은 우리들이 직접 그 과정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생명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의 탄생과 같이 우리 내부에서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그것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이성적 생명을 알고 나서야 진정한 삶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눈을 뜨고 나면 다신 눈을 감을 수 없듯이. 혹자는 눈을 뜨기 전의 세상은 고요하고 평화로웠기에 그때를 그리워하거나 이성적 생명을 알고 난 뒤 삶이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그전까지의 생명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고 이후부터 진정한 생명이 시작되는 것이라는 말은 와닿는 비유이기도 했다.

 

그 전까지는 문외이던 삶의 한 분야를 알게 된 뒤 이전과 돌아가지 못한 일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해보면 톨스토이가 말하는 이성적 생명은 단순히 추상적인 한 개념이 아니라 확고하게 와닿는 일종의 현상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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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무엇인가. 철학은 무엇인가.

 

철학은 그 단어만으로도 낯설다. 어렵고 진중하고 복잡하다. 동시에 떠오르는 단어가 가난이다. 비인기 학과, 어떻게 먹고 살려고, 걱정이 함께 따라온다. 단지 나의 편견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철학에 대한 거리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생에 대하여”를 읽다 보면 적어도 철학을, 인생을 논하면서 ‘밥’ 걱정을 하는 것이 참 우습게 느껴진다. 인생에서 밥은 한 부분을 차지할 뿐 전체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먹고 살지 못하면 삶 자체가 사라진다.

 

그러나 인생에는 살기 위한 삶 이상의 무엇이 있으리라 믿는다. 믿음으로 고찰하고, 인간과 삶에 대해 생각하며 행복과 고통을 정리한다. 정리되지 않은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다보면 그 끝에 생명과 인간, 삶의 본질이 놓여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개별적인 생물체처럼 내가 내 자신의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그 생명의 본질을 결코 세포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비록 나의 육체는 전적으로 세포로 구성되어 있지만 나는 그 세포가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그 속성이 어떤 것인지도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살아 있고 그 속에 세포라고 불리는 무생물 분자들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살아 있는 세포의 군집이 있을 뿐이고 생명에 대한 나의 의식은 생명이 아니라 단지 환영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나 자신을 알라"고 말한다. 내가 서있는 곳을 알아야 남이 서있는 곳도 알 수 있고 목표도 설정할 수 있다. 나 자신만큼 알기 어려운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다행인 건 나 자신을 알기 위한 고민은 수백, 수천 년동안 이어져왔다는 점이다. 과거는 언제나 미래로 향하기 위한 발판이 된다. 현재 내가 있는 곳을 알기 위해 과거 수많은 '내'가 자신의 위치를 적은 곳을 찾아본다면 조금은 수월하게 나 자신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까. 내 위치를 알지 못하면서 끝을 상상하니 답이 나올 순 없지만, 수많은 과거의 나 자신, 현자의 대답에 기대어 추측해보자면 행복, 행복이 기다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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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하여

- 인간의 삶은 행복을 향한 지향 -
 
 
지은이
레프 톨스토이
 
옮긴이 : 이강은
 
출판사 : 바다출판사
 
분야
에세이
러시아문학
 
규격
118*188mm
 
쪽 수 : 272쪽
 
발행일
2020년 10월 12일
 
정가 : 15,000원
 
ISBN
979-11-89932-76-3 (04800)

 

 



[김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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