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겨울 영화 좋아하세요? [영화]

클래식 로맨틱 코미디 <해리와 샐리를 만났을 때>
글 입력 2020.12.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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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다.

 

좀 쌀쌀한데, 하던 때를 지나 한 해의 끝자락에까지 와버린 지금 헛헛한 마음이 들 때 필요한 건 단연 겨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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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는 겨울 영화 중에서도 최고의 킬링타임용인 뉴욕 배경의 로맨틱 코미디이다.

 

풋풋한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절절하고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도 아닌, 캐롤이 울리는 도심 속에서 혹시나 하는 눈빛을 주고받으며 시작되는 발랄하고 귀여운 미국의 클래식 로코로 손꼽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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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동안 스치듯 만나며 안부를 묻던 해리와 샐리. 친구의 남자친구로 처음 만난 12년 전의 해리의 인상은 뭔가 불쾌하다. 성격도 취향도 반대인 서로를 별종이라 생각한다.

 

한 메뉴를 주문하는 데에만 한참이 걸리는 샐리를 황당하게 바라보던 해리는 문득 뭔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어라, 이 여자. 매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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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뒤 공항에서 남자친구와 진한 인사를 하던 샐리를 우연히 본 해리는 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다 인사를 건넨다. 남자친구 조와 아는 사이이던 해리는 천연덕스럽게 인사를 건네고 사라지지만, 웬걸 해리는 샐리의 비행기 좌석 바로 뒷자리. 못 본 체하는 샐리에게 아는 척하며 말을 거는 해리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그렇게 뉴욕에서 각자의 자리를 잡아가던 두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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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 지났다. 샐리는 조와 헤어졌고 해리의 와이프는 바람이 나 이혼했다. 다시 우연히, 서점에서 맞딱들인 둘은 한 끼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안부를 묻는다. 둘 다 싱글이지만 마음 아픈 이별 중이던 그들은 깊은 관계를 가질 마음은 없다.

 

친구로 지내자던 둘은 잠이 오지 않는 날 밤, 수화기를 들고 같은 채널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보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한다. 같이 밥을 먹으며 샐리의 긴 주문을 기다리고, 각자의 친구를 소개시켜주기도 하면서 어느새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버렸다.

 

12월 31일의 카운트를 함께 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어색한 미소로 새해 행운을 빌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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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수화기 너머 샐리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흐느껴 우는 샐리는 조가 곧 결혼할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해리는 샐리의 집으로 달려가고, 휴지를 내던지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 샐리를 위로한다.

 

해리는 샐리에게 따뜻한 말로 위로하다가, 가까워진 둘 사이에서 미묘한 눈빛을 주 받기에 이른다. 결국 하룻 밤 사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샐리와 해리는 아침에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를 하고는 급히 헤어진다.

 

그러나 둘의 머릿속은 서로로 꽉 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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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2월 31일이다.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로 꽉 찬 파티장에서 샐리는 흥미를 잃고 빠져나가려 한다.

 

해리는 혼자 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거리로 나와 이런저런 구경을 하며 천천히 걷는다. 그러다 샐리와 처음 만났을 때의 추억이 있는 장소까지 와버렸다. 지난 12년 동안 주고받은 대화들을 되돌아보던 해리는, 무언가 결심한 듯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후줄근한 모습으로 숨을 고르며 파티장에 도착한 해리. 파티장을 빠져나가려는 샐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해리는 지금 중 가장 진지한 모습이다. 1월 1일 시작의 흥분으로 가득한 파티장에서 오랜 사랑을 시작하는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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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1주년을 맞은 <해리와 샐리를 만났을 때>는 십여 년 넘게 친구로 지내며 밀고 당기는 사이에서 연인이 되는, 어쩌면 너무 뻔한 소재의 영화가 되어버렸지만 우리는 이런 클래식을 즐기는 맛을 알고 있다.

 

12월의 어느 겨울날 따뜻한 차와, 연인 또는 친구와 클래식 영화를 함께하는 시간은 고유해서 더 특별하다. 바깥을 자유로이 다니지 못하는 요즘 같은 날, <해리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지금은 느낄 수 없는 발랄한 겨울을 즐겨본다면 나름의 방법으로 한 해의 마지막을 기쁘게 마무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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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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