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원 차트의 의미 [음악]

글 입력 2020.12.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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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얼마만큼 많은 곡이 발매되었는지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아는 노래보다 모르는 노래가 훨씬 많은 만큼 세상에 공개된 노래는 무수히 많을 것이고, 지금도 누군가는 세상에 자신의 음악을 공개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수많은 곡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 누군가의 귀에 닿을 때까지, 음원 차트는 굉장히 중요한 매개체였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새로운 음악을 접하기 위해 음원 차트에 이목을 집중하고, 따라서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음원 차트 성적으로 해당 음악 흥행의 성패를 기준 짓는 잣대로 활용하곤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음원 차트의 곡들을 전적으로 즐겨 듣는 대중들은 찾기 힘들어졌다. 아이돌 팬덤의 이른바 ‘총공’이라 불리는 차트 순위 상승을 위한 스트리밍부터, 작년 말 붉어진 음원 사재기 논란 등 음원 차트 왜곡에 대한 문제점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고, 기성 음원 플랫폼 이외에도 다양한 플랫폼들이 떠오르며 많은 음악 애호가들의 기성 음원 차트에 대한 신뢰도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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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아티스트의 팬덤들의 '총공'으로 음원 차트에는

사진과 같은 일명 '줄세우기' 현상을 종종 볼 수 있다.

 

 

국내 업계 1위라 불리는 ‘멜론(Melon)’에서는 지난 7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기존의 실시간 차트 대신 24Hits라는 새로운 음원 차트 제도를 도입하였다. 기존의 실시간 차트는 매 1시간마다 이용량을 기준으로 집계되었지만 24Hits는 최근 24시간 동안의 이용량을 집계한 차트이다.

 

 

중앙일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개편된 멜론 차트에 관한 영상

 

 

매시간 차트 집계를 하였을 때, 유명 가수의 신곡들은 보통 음원 공개를 하는 18시 이후 첫 집계인 19시만 되어도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24시간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24Hits에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만 차트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시간동안 꾸준히 그리고 다양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아야만 차트 진입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돌 팬덤의 단체 스트리밍을 통한 순위 진입의 벽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또한, 멜론 차트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차트 순위 표기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기존에 존재했던 지나친 차트 경쟁보다 다른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음악을 보여주는 차트의 순기능적 역할을 부각한 것이다.


멜론의 차트개편 전후로 많은 음원 플랫폼들이 각자의 차트 집계방식에 변화를 주었다. 또한, 다양한 음원 플랫폼들이 단순한 인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트렌드를 보여주는 차트로 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전체 이용자 이외에도 개인 이용자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새로운 음원 플랫폼이 등장하기도 했다. 대중들의 불만족도가 높아져만 갔던 음원 차트의 과도기적 시대를 거치며 각 이용자가 갖고 있던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해소된 듯했다. 그런데도 아직 많은 이용자들이 비판하고 있는 음원 차트의 문제점이 남아있다.


이러한 차트 개편으로 인해 신곡의 차트 진입이 예전보다 더욱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기존 차트에 존재하던 곡들이 좀처럼 차트에서 사라지지 않는 일명 ‘고인물 차트’ 현상이 더욱 심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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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가온 디지털 주간차트에 진입한 곡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새로운 곡들이 차트에 진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명 아티스트의 신곡 혹은 TV 프로그램 등 대중 매체에서 화제가 된 곡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수개월부터 수년 전에 발매된 곡들이다. 다양한 아티스트가 아무리 좋은 노래를 들고나와도 철옹성같은 음원차트의 벽을 부수는 일은 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이러한 현상을 무작정 비난만 할 수는 없다. 현재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린 이러한 곡들은 현시대의 메가 히트곡임이 분명하다. 또한, 플랫폼 이용자 중에 다양한 음악을 애호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존재할 것이고, 새로운 음악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지만 즐겨 듣는 음악을 위주로 듣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음원 차트의 집계 방식에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는 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은 음악들임은 분명한 것이다.


그런데도 현 음원 차트에 무엇인가 찝찝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전에는 음원 차트를 통해 새로운 아티스트와 좋은 곡들을 찾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워낙 입지가 있는 곡들로 가득 차 있다 보니 더 이상 그런 재미를 느끼기 힘들어졌다. 또한, 이전의 음원 차트엔 플랫폼을 이용하는, 나아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트렌드가 담겨 있었는데, 현재는 음원 차트에 존재하는 기존의 곡들이 음악의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유튜브 채널 '뚭튜브'에서 설명한 음원 차트의 문제점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용자들이 이러한 현상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아티스트, 신선한 음악이 없는, 매일매일 거의 똑같은 모습만 보여주는 차트에 많은 음악 애호가들은 이미 지쳐버렸다. 이제는 아티스트와 팬들도 이러한 현상이 아무렇지 않은 듯 음원 차트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

 

그동안은 음원 순위가 음반 흥행의 주요 지표 중 하나였는데, 그러한 평가 기준으로서의 잣대도 희미해졌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집계된, 현재 음악 시장의 트렌드를 보여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객관적 지표였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음악 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 존재의 의미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음원 차트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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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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