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몽환, 강렬, 기괴 = ? [음악]

글 입력 2020.11.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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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me

본명 Harley Edward Streten(할리 에드워드 스트레튼)

출생 1991년 11월 5일, 시드니

소속 Future Classic, Transgressive, Mom + Pop


 

플룸은 2017년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부문을 수상한 호주 대표 프로듀서 중 하나로 요즘 핫한 아티스트들은 다 모인 호주 인디 레이블 Future Classic 소속이다.


이후 소개할 그의 곡을 보면 알겠지만, 플룸은 사운드 이외에 시각적인 면도 굉장히 중요시하는 편이다. 감각적인 앨범 아트와 더불어 환상적인 비주얼라이저도 많은 편이라 그의 음악을 들을 때면 귀뿐만 아니라 눈까지 즐겁다! 이렇게 플룸의 아이덴티티라고도 할 수 있는 비주얼적 요소는 대부분 그래픽 디자이너 조나단 자와다(Jonathan Zawada)의 작품이다.

 

 


 

 

조나단 자와다의 작업을 살짝 맛볼 수 있는 영상인데 괜히 보고만 있어도 영감이 샘솟는 듯하다.

 

 


Numb & Getting Colder (feat. Kuč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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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을 소개하기 전에 우선, 이 커버에는 이야기가 하나 담겨 있다. 2017년 애플 ios 11 업데이트 당시 플룸의 앨범 커버와 유사한(듯한) 배경화면이 여럿 추가되어 '혹시 조나단 자와다가 작업했냐', '너무 비슷한 거 아니냐'는 의견이 더러 있었다. 디스인지 놀람인지 알 수는 없지만 "플룸의 앨범 커버가 애플 배경화면으로 들어갔다!"는 반응까지 있었다.

 

결과적으로 조나단 자와다의 작업물은 아니었지만 조나단은 색 배경을 바탕으로 꽃 사진을 찍는 것은 흔한 일이며 세상은 너무나도 넓기에 그들이 커버의 존재를 몰랐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평온한 반응을 보였었다.

 

나도 언제 한 번 애플의 배경화면을 보고 놀랐던지라 '같은 사람이 작업한 걸까?' 아주 궁금했었는데 후에 검색하다 알게 된 사실이라 괜히 알려보고 싶었다. 어찌 됐든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커버이다.

 

 


 

 

Numb & Getting Colder는 2017년 그래미 댄스/일렉트로닉 부문 수상 앨범 Skin의 4번 트랙이다. 은근히 묵직한 비트에 Kučka의 피처링이 더해져 이어폰을 끼고 들으면 우주 공간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비주얼라이저에는 오묘한 색을 자랑하는 꽃이 마구 뒤틀리기도, 색이 변화하기도, 여러 개가 합쳐지기도 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담았는데 플룸이 곡에 넣어둔 장치에 맞게 꽃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깊은 우주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이후 발매된 Skin: The Remixes에 Baauer가 리믹스한 버전이 수록되어 있는데 원곡의 묵직함은 살짝 빠지고 힙함이 더해진 곡이라 들으며 원곡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즐겨봐도 좋을 것 같다.

 

 


Drop the Game with Chet F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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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레이블 소속인 Chet Faker(현재는 Nick Murphy로 활동)와 함께 작업한 EP Lockjaw의 1번 트랙이다. 겨울밤의 찬 공기와 무척 잘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해서 요즘같이 쌀랑한 날씨에는 빼놓지 않고 꼭 듣는다. 개인적으로 닉 머피 목소리 들을 때마다 어딘가 사연 담긴 목소리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곡이 유독 더 그런 것 같다. 쓸쓸함과 절절함이 담긴 느낌.


뮤직비디오 속의 댄서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만나게 된다면(?) 춤을 출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느낌을 춤에 녹여낸 것인지 꼭 물어보고 싶다. 어떤 느낌인진 몰라도 댄서가 곡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몸으로 표현하는 느낌이라 볼 때마다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이 곡에 담겨 있는 나의 추억과 비슷한 배경(인공적인 빛이 가득한 밤의 거리)이라 그런지 화려한 장치를 전혀 쓰지 않았음에도 여운이 오래 남는다.

 

 


Ecdysis, High Beams with HWLS (feat. slowt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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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들은 작년에 발매한 플룸의 믹스테이프 Hi This Is Flume에 수록된 두 번째, 세 번째 트랙이다. 앨범에 수록된 17곡은 모두 각각 다른 분위기, 다른 장르의 곡이기도 하지만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Ecdysis는 '탈피'라는 뜻으로 여러 명의 플룸이 뒤섞여 후에는 누가 ‘진짜’ 플룸인지 구별하기조차 힘든 첫 번째 트랙 ‘Hi This Is Flume’ 뒤에 이어 나오는 곡이다. 결국, 본인의 자아가 흐려졌던 첫 번째 트랙에 이어 나오는 곡인데 제목이 '탈피'인 데다 앨범의 뒤쪽은 플룸 특유의 분위기보다는 새로운 느낌이 더욱 돋보이는 곡들이 많기에 '나도 이제 새로운 걸 한 번 해보겠다!', '예전의 나와는 다르다!'는 의미가 담겨있나 싶기도 하다.


이어 강렬한 쇳소리로 시작하는 High Beams는 플룸과 같은 Future Classic 소속 DJ인 HWLS와 함께 작업한 곡으로 피처링은 영국 래퍼 Slowthai가 맡았다. 은근히 동양적인 멜로디와 함께 날카로운 금속들이 짤랑짤랑 날아다니는 자극적인 트랙이다. 거기에 거칠고 중독적인 Slowthai의 목소리가 더해져 두 배로 매력적인 곡이 된 느낌. 개인적으로 'Enough'와 'Lose It'같이 세련되면서도 실험적인 플룸의 트랙에 강렬한 래핑이 얹어지는 걸 좋아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 곡 역시 좋았다.


앨범에 대해 덧붙이자면 앨범 초반부는 플룸 특유의 몽환적인 스타일의 곡들로 진행되나 후반부로 갈수록 금속성의 사운드가 돋보이며 어쩌면 난해하게 혹은 기괴하게 들릴 수도 있는 트랙들이 이어진다. 따라서 앨범 앞과 뒤의 분위기가 ‘이게 같은 앨범이 맞나’ 싶을 정도로 차이가 난다. 개인적으로는 '플룸이 원래 잘하는 것'과 '요즘 유행인 것' 두 가지가 한 앨범에 담겨 있는 것 같아 틈날 때마다 전곡 재생하는 앨범이다.


공개된 17곡 전부 각각의 비주얼라이저가 있기에 혹시 이 글을 보고 플룸에게 아주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생겼다면 꼭 감상해보길 바란다. 아마 영상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플룸과 함께 새로운 세계로 떠날 수 있을 것이다.

 

 


The Difference (feat. Toro y M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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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플룸의 수많은 곡 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곡 몇 개만 뽑아보라면 이 곡을 뽑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지막 곡은 많은 사람이 알 법한 곡으로 소개하고 싶었다. 아마 듣자마자 ‘어! 에어팟 프로 광고 음악이다!’라는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맞다. 늘 멋있는 광고를 내놓는 애플의 에어팟 프로 'Snap' 광고의 배경으로 나왔던 곡이다.


그렇지 않아도 발을 굴려야 할 것만 같은 비트에 Toro y Moi의 장난꾸러기 같은 목소리가 더해져 광고에서 열심히 춤을 추는 모델분처럼 운동할 때 들으면 효율이 상승할 것만 같은 곡이다. 위의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실제로 뮤비 내내 플룸이 아주 내내 힘들게 달린다.

 

댓글 중에서는 곡 길이가 짧은 이유가 플룸이 달리기 힘들어서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Q. 왜 이 곡은 2분밖에 안 돼? A. 플룸: 달리기가 너무 힘들어서) 어쨌든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해가 쨍쨍하게 뜬 날에 한가로운 곳으로 드라이브 가며 듣기 좋은 곡 같기도 하다.


힘든 시기가 끝도 없이 길어지고 있는 요즘, 플룸의 곡과 함께 잠시나마 현실을 잊어보는 건 어떨까?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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