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어야 할까 - 그 마음 이해해요 [도서]

그녀의 글은 마음속 불안함을 잠재운다
글 입력 2020.11.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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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는 의도치 않게 일상의 쉼표를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타인과 소통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나 자신과 소통하는 시간이 늘었다. 나는 이 시간을 이용해 그동안 스스로 답하기를 미루었던 질문들에 답하고 싶었다.


성인으로서의 나는 지금 잘살고 있는 건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꿈은 무엇이었는지, 현재 나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과거는 후회로 점철된 것인지, 나는 끝도 없는 자문을 던지며 뒤늦은 ‘중2병’에 걸린 듯이 상념에 잠기고는 한다. 이는 비단 나만의 특별한 일상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우리는 주변 사회보다 개인, 즉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어야 할까>라는 책은 그 이름만으로도 나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아내고자 분투하고 있었기에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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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어야 할까>는 김용은 수녀님의 통찰이 담긴 에세이 모음집이다.

 

이 책을 읽으며 수녀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그녀의 사유가 나의 사유로 와닿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에세이가 주는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싶다. 일상이 불안하게 느껴질 때, 나의 존재 자체에 의문이 생길 때 에세이를 읽음으로써 삶의 선구자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듣는다는 것은 단조로운 삶 속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창구가 되었다.

 

책의 표지에는 '아무리 잘해도 부족한 나를 위한 에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무수히 많은 사랑과 상처를 얻는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부족해 보이는 것은 결국 수많은 관계에서 비롯된 감정이 나에게로 향한 결과일 것이다.

 

책에서는 부족한 나의 갈급함을 채울 수 있는 명확한 해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저 수녀님 자신과 주변 인물의 삶을 조명하면서 우리가 가지는 결핍을 극복할 수 있는 방향을 제안한다. 그녀의 글은 '저도 그랬어요. 당신의 그 마음 이해해요. 앞으로는 이렇게 살아가 보면 어떨까요?'라는 메시지가 되어 마음속 불안함을 잠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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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요즘 들어 유행하는 ‘위로 에세이’에 관해 여러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다. 보기 좋게 디자인된 표지와 적절히 감성적인 표제로 독자의 시선을 끌지만, 막상 펼쳐놓고 읽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가벼운 조언’을 그럴듯한 문체로 풀어놓은 에세이가 너무나도 많이 양산된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이 책 또한 비슷한 형태로 읽히기에 시대의 흐름 속에서 비판받을 수 있는 지점이 존재한다. 또한, 책 속에서 이어지지 않고 단편적으로 작성된 글의 모음을 읽다 보면 약간의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서로 다른 제목을 가진 글이긴 하지만, 결국에는 사랑과 죽음을 바라보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따른 일관된 견해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독자에 따라서는 보편적이고 뻔한 진리를 전하는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보편적인 진리를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전달하는 것이 에세이의 역할이 아닐까?


나는 이 책의 관점이 잘못되었다거나, 너무 가볍게 쓰인 에세이라고 비판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나 또한 기독교 신자이기에 삶의 지혜를 전달하는 필자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다가왔고, 그녀의 통찰을 곱씹다 보면 가슴 속에 묵직한 울림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읽을 때 소설을 읽듯이 한 번에 모두 읽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비슷한 논조로 쓰인 글로 구성되어 있기에 단숨에 읽어버리면 집중하기 힘들 것이다. 당신이 이 책을 읽어보기로 한다면, 약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읽으면서 삶의 고민을 조금씩 풀어나가는 시간을 충분히 즐기기를 바란다.

 

 

*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어야 할까

- 타인의 시선 속에 갇힌 나 -

 


지은이

김용은


출판사 : 싱긋


분야

에세이


규격

140*210mm


쪽 수 : 228쪽


발행일

2020년 09월 24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90277-78-5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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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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