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걸그룹의 콘셉트 변화 [음악]

글 입력 2020.11.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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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MAGO' Official MV (Big Hit Lables)

 

 

지난 9일, 걸그룹 여자친구의 정규 3집 ‘回:Walpurgis Night’가 발매되었다. 청순의 아이콘에서 지난 앨범 ‘回:Song of the Sirens’를 통해 마녀로 변신하더니, 이번엔 디스코 퀸으로 돌아왔다.


여자친구는 지난여름, 소속사가 빅히트 레이블로 편입된 이후 매 앨범 파격적인 콘셉트 변화를 지향하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들을 표출하고 있다. 퍼포먼스 돌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무대마다 변화한 콘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기존에 갖고 있던 여자친구만의 색깔이 흐려졌다는 것에 많은 대중이 아쉬워했다. 지금의 여자친구를 있게 해준 ‘시간을 달려서’와 ‘너 그리고 나’ 등의 곡들은 여자친구의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었다. 기존의 한국 댄스 음악에서 이와 같은 스타일의 음악은 충분히 신선했고, 각종 수상 목록과 차트 성적은 이들의 행보가 완벽히 적중했음을 증명했다.

 

 

여자친구의 음악은 빅히트 레이블의 기획력과 만나

이전 행보와는 다른 파격적인 컨셉 변화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최근 곡들의 성적은 예전의 명성에 비해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음원 차트에 머무르는 시간이 이전보다 굉장히 줄어들었고, 팬을 제외한 대중들의 관심도 줄어들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댄스 이외의 장르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됨과 동시에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등장했으니, 어느 정도 데뷔한 시간이 지난 그룹이라면 감수해야 할 사항이다.


가장 아쉬워할 사람들은 팬일 것이다. 이전 콘셉트가 좋아 오래전부터 팬덤 활동을 해 온 팬들은 이전의 색깔과 당시의 명성을 그리워할 것이고, 변화한 콘셉트도 선호하는 팬들에게는 지금의 음원 성적에 대해 불만이 있을 것이다.


최근 여자친구의 앨범을 보면, 팬들의 이러한 아쉬움을 덜 수 있도록 수록곡을 통해 이전 스타일의 곡을 싣고 있고, 일부 팬들은 타이틀곡보다 수록곡을 더욱 선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중들에게 그룹의 색깔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음악은 타이틀곡이기 때문에, 변화된 음악 스타일에 대해 아쉬움을 갖는 팬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나타나기를 팬들과 대중들은 기대하고 있다.

 

 

러블리즈 'Obliviate' Official MV (woolliment)

 

 

걸그룹 러블리즈도 지난 9월 미니 7집 ‘Unforgettable’로 활동하며 그룹 콘셉트에 변화를 주었다. 타이틀곡 ‘Obliviate’는 휘몰아치는 관현악 신시사이저 소리가 강렬하게 귓가에 맴도는 인상적인 곡이었지만, 이러한 대대적인 콘셉트 변화에도 대중들의 관심은 미미했다. 물론 전작의 활동곡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보다 오랫동안 차트에 머물렀던 것을 보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있어 어느 정도는 성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Ah-Choo’로 대표되는 러블리즈만의 색깔은 볼 수 없었다. 그 색깔에 호의적인 팬들의 귀를 사로잡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조금 더 성숙하고 차분한 콘셉트로 활동했던 ‘Destiny (나의 지구)’는 발매된 지 한 달 후 차트 아웃이 되었지만, 정작 ‘Ah-Choo’의 차트 순위는 점차 상승하며 현 활동곡을 역전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였다. ‘Ah-Choo’를 통해 러블리즈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컨셉 변화를 준 것이 이러한 아쉬움을 만들어냈다.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는 것은 대중들에게 그룹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정체성의 변화는 위의 사례처럼 많은 위험부담이 따른다. 이러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여러 모습을 보여준 사례는 없을까?

 

 

레드벨벳의 두 컨셉 'Red'와 'Velvet'을 비교한 영상

 

 

레드벨벳은 ‘Red’와 ‘Velvet’ 두 콘셉트를 추구하며 음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두 가지의 매력을 꾸준히, 거리감 없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방향성의 큰 장점이 되었다.

 

오마이걸은 크게 몽환적인 느낌과 명랑하고 활기찬 느낌의 콘셉트를 그동안 보여주었는데, 초기에는 다소 난해하고 독특하여 일부 대중 사이에서는 큰 호감을 얻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 하지만 미니 5집 ‘비밀정원’이 청순 몽환이라는 오마이걸만의 색깔에 대중성을 더해 처음으로 음악방송 1위를 하였고, 미니 7집 ‘살짝 설렜어 (Nonstop)’은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하며 정상급 걸그룹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콘셉트 변화의 시기도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에이핑크는 미니 7집 타이틀곡 ‘1도 없어’를 통해 파격적인 콘셉트 변화를 주었다. 당시 데뷔 8년 차인 에이핑크에겐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 활동해온 만큼, 더 이상 에이핑크만의 청순한 이미지는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을 힘을 잃기 시작했고, 개인 활동 등에 의해 길어진 그룹 활동 공백기는 새로운 음반을 발매해도 큰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Apink '1도 없어' Official MV (1theK)

 

 

이러한 상황에서 발매한 ‘1도 없어’는 오랜 시간 음원 차트 상위권 유지와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하며 다시 한번 자신들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4월 발표한 ‘덤더럼 (Dumhdurum)’은 ‘Remember’ 이후 실시간 차트 1위, 주요 음원사이트의 차트를 올킬하며 10년 차 걸그룹이 음원 차트 1위를 달성하는 이례적인 기염을 토했다.


걸그룹은 보이그룹에 비해 미성년자 팬덤 비율이 높고, 매출 및 수익이 낮으므로 활동 수명도 짧은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보이그룹은 초기 팬덤 형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걸그룹은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의 팬덤을 보유하기 때문에 유동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따라서 걸그룹에게 콘셉트의 변화는 기존에 갖고 있던 색깔의 편견을 깸과 동시에 새로운 팬층을 유입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팬들의 만족도와 적절한 시기 선택이 필요하다. 기존 팬, 특히 그룹의 시작과 함께한 팬들이라면 데뷔 초 그들이 보여준 그들만의 색깔에 매료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고, 새로운 콘셉트 시도에 있어 이전의 콘셉트에 일말의 미련이 있을 것이다. 라이브 공연에서 데뷔 초의 곡들이 울려 퍼질 때 관객들이 특히 더 열광하는 이유와 관련 있지 않을까.

 

 

여자친구가 KBS Cool FM '정은지의 가요광장'에 출연하여

그룹의 컨셉 변화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게스트 여자친구와 DJ 정은지의 그룹 에이핑크 모두

그룹의 대대적인 컨셉 변화가 있었다.

 

 

그렇다고 변화된 콘셉트에 대해 마냥 비난하는 것은 절대 옳지 못한 자세이다. 현재 아이돌 그룹은 점차 아티스트적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 콘셉트의 변화 역시 아티스트가 판단해야 할 몫이다. 기존의 색깔을 살려 자신들만의 차별성을 유지할지, 새로운 모습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지는 모든 아티스트의 딜레마가 되었다.

 

 

 

이호준컬쳐리스트.jpg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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