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릴 적 <작은 아씨들>을 한 번쯤 다들 접해봤으리라 생각한다. <작은 아씨들>은 미국의 소설가인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품으로 원제는 Little Women이다. 1868년과 1869년에 걸쳐 1부와 2부(좋은 아내들)를 나란히 출판하였는데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당시에도 매우 인기 있었던 작품으로 꼽힌다.
이 두 개의 시리즈는 이어지는 연속의 내용을 다루기 있기에 보통 한 편으로 다룬다. 나는 어릴 적 학교 독후감 쓰기 숙제로 처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조금 방대한 두께의 책이라 몇 날에 걸쳐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니 2년에 걸쳐 나온 1부와 2부를 합쳐서 한 권으로 만들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많은 독자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말괄량이지만 주체적인 조에게 매력을 느꼈었고 세월이 흘러 세부적인 내용은 잊어버렸지만 넷째 자매 조의 씩씩함은 고스란히 기억 속에 남아있다.
3부(작은 신사들)와 4부(조의 아이들)은 우리의 말광량이 조의 일상이 주 무대가 되어 진행된다. 바에르 교수와 함께 설립한 플럼필드 학교에서 생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자매들의 가정 이야기에서 조금 더 큰 사회로 넘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각기 다른 개성 넘치는 소년 소녀들의 모습이 역시나 작은 사회의 축소판 같다.
깨어있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는 조와 바에르, 그리고 로리, 메그의 보살핌 아래 자라나는 학생들은 엉뚱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매일 같이 몰고 다닌다. 작가인 올컷의 아버지는 실제로 평생 교육계에 몸담은 이상주의자였다고 하는데 당대의 유명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 소로 등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본인만의 교육 철학을 이어나갔다고 알려져 있다.
아버지의 영향인지 올컷은 작품 속에 올곧은 교육관을 가진 조와 바에르를 내세움으로써 본인이 지향하는 교육기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토요일 밤마다 마음껏 베개 싸움을 할 수 있는 ‘이상한 학교’라는 요소는 19세기 엄격한 학칙을 지녔던 타 학교와의 차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등수보다는 서로 간의 배려와 정직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중시했으며 재력, 성별, 신체적 특징에 제약받지 않고 모두가 평등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올컷은 교육이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하는 기회임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여긴 정말 좋은 학교예요!” 냇이 감탄하며 말했다. “이상한 학교지.” 조는 웃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규칙을 만들거나 공부를 강요해서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 - p.38
이곳 플럼필드의 아이들은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더없이 행복하게 생활했다. 해야 할 일을 하고 가끔은 싸움도 하면서, 잘못을 고치고 점점 좋은 모습을 찾아갔다. 다른 학교에서는 책에 있는 지식을 더 많이 배웠을지 모르지만, 훌륭한 사람을 자라는 지혜를 얻는 데는 플럼필드가 더 나았다. - p.53
출간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끊임없이 가공되는 <작은 아씨들>의 흥행 비결은 시대를 넘나드는 공감 요소일 것이다. 가장 작은 사회인 가정에서부터 시작하여 학교로 이어지기까지의 모습에서 우리는 자신의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는 법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특히 후반부를 처음 접한 나로서는 마냥 어디로 튈지 모르던 말괄량이 조가 3-4부에 들어서서는 보다 더 성숙한 모습으로 자라나는 다른 아이들을 교육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점이 신선했다.
2부에서도 많은 감동을 자아내는 모습을 보여 나를 감동시켰던 기억이 있는데, 거기서 끊나지 않고 조금 더 거대한 일을 벌였다는 점에서 십여 년이 지나 새로운 감동을 다시 받을 수 있었다. 곁에 오래오래 두고 보고 싶은 고전을 다시 소장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조의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