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작은 아씨들의 숨겨진 이야기, 조의 새로운 목표를 담아내다. 책 '조의 아이들'

글 입력 2020.10.0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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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작은 아씨들의 숨겨진 이야기,

조의 새로운 목표를 담아내다.

 

조의 아이들

 

 

 

작은 아씨들의 뒷이야기가 있었다?

작가를 꿈꾸던 조의 새로운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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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 아이들>

저자 : 루이자 메이 알코트

출판 : 윌북

발매 : 2020.09.10.

 

 

 

작가를 꿈꾸던 조의 새로운 목표


 

예쁜 표지에 그렇지 못한 두께를 가진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오랜만에 10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게 되어 두려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읽고 나니 이렇게나 잘 읽히는 1000페이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소설 <작은 아씨들>은 총 4권의 소설이며 대부분 1권의 내용만을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다음 숨겨진 작은 아씨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최근 그레타 거윅 감독이 제작한 영화 <작은 아씨들>은 2권 내용을 중점으로 1권 내용을 회상으로 풀어낸 영화였죠. 영화로 제작된 경우, 1권과 2권을 함께 풀어낸 경우가 있어 2권까지의 내용을 알고 계신 분들이 있으시더라도 3권과 4권의 존재를 알고 계셨나요?

 

대부분 많이 알고 있는 네 자매의 이야기가 작은 아씨들의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2권에서 끝난 줄만 알았던 메그, 조, 에이미 그리고 베스의 이야기가 어디까지 흘러갈지 궁금해졌습니다. 작은 아씨들의 그 소녀들이 어떻게 성장하였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완전히 꽉 닫힌 엔딩을 이번 <조의 아이들>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 <조의 아이들>은 작은 아씨들의 3권, 4권 내용을 합본한 버전으로 조와 남편 바에르 교수가 세운 플럼필드라는 학교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저는 작가를 꿈꾸던 조의 새로운 목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꽃은 어느 땅에서도 잘 자라기에, 가을 서리나 겨울 눈에도 굴하지 않는다. 그 달콤한 기적 속에서 1년 내내 아름답게 만개한 그 꽃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 모두를 축복하고 있었다.

 

- 조의 아이들 3부의 마지막 문장

 

 

개인적으로 조가 작가가 아닌 학교를 설립하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조의 아이들 시작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작가 조 마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는 플럼필드라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킬지, 아이들 안의 숨겨진 가능성에 대해 탐구하면서, 여러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정작 자신의 꿈이었던 작가에 대한 언급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 속 조라면 더 열성적으로 자신의 창작물을 계속해서 만들어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단편적인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는 플럼필드의 아이들을 키워내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살려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아이들 안에서만 갇혀버렸을 가능성들, 그 이야기들을 끌어내며 조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동시에 조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자신의 모난 모습이나 부족했던 부분을 아이들을 통해 다시금 바라봅니다. 통제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과거의 자신에게 필요했을 이야기들을 해주고, 과거의 자신을 도와줬던 어머니의 모습이 되어 조는 계속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조의 아이들로 넘어오면서 조의 이야기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 모험, 사건, 사고들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 모든 일들을 받아들이는 조의 모습은 그녀가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조는 여전히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것이죠. 조의 모험은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꽃피우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작가로서의 모습은 아니지만 조가 선택한 새로운 목표 플럼필드는 조의 새로운 세상이자 꿈인 무대가  되었습니다. 소설가 조의 모습도 좋지만, 그녀가 선택한 플럼필드의 조는 더 큰 성취를 그녀에게 가져다준 역할일 것입니다. 조의 아이들이 있었기에 조가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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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사를 꿈꾸는 에밀이 조에게 던지는 위로의 말,

"괜찮아요. 외숙모. 폭풍우는 심하지만

어떻게든 이겨내야 합니다."

 

이 말이 조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이뤄낸 꿈들


 

플럼필드에는 조의 아들들, 메그의 쌍둥이 남매, 바에르 교수의 조카들, 동네 사업가의 아들, 엄마를 잃은 딸, 고아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 사이에 플럼필드는 꽤 좋은 학교로 인식되고 조와 남편 바에르 교수는 최대한 이상적으로 학교를 꾸려갑니다. 얼마나 이상적인지 사실 저는 이러한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지금과 학업 성취의 기준이 달랐겠지만 조와 바에르 교수가 가르치는 가치, 아이들끼리 관계에서 배우는 존중과 배려가 가장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각자의 사연, 또는 상처들이 치유되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은 독자인 저에게도 뿌듯함을 안겨줍니다. 조가 그렇게나 바라왔던 미래는 이런 것이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1000페이지에 달하는 모든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학생들이 플럼필드가 있어서 행복했다는 결말은 참으로 따뜻했습니다. 말썽꾼 댄, 몽땅 줘 낸, 3부의 시작을 담당한 냇, 따뜻한 데이지, 목사 같았던 데미, 장난꾸러기 토미, 계산적이던 잭, 배우를 꿈꾸던 조시, 에밀, 베스, 딕, 빌리, 로브, 테드, 그 외에 그곳을 거쳐간 수많은 아이들은 그곳을 행복한 곳으로 기억했을 것입니다. 모두 각자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힘을 얻어 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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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플럼필드는 남녀가 함께 공부하는 학교였고, 이는 조가 계속 말하던 지향점이었습니다. 조는 계속 바에르 교수에게 남자아이들, 여자아이들이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플럼필드에 여학생의 수가 현저히 적었지만 그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말이죠.

 

따뜻한 데이지는 남자아이들이 힘들 때면 위로를 해주고, 몽땅 줘를 외치던 낸은 남자아이들만 하던 놀이에 자신도 함께 할 수 있음을 증명하죠. 그리고 이 둘의 태도와 역할로 남자아이들 역시 자신들의 짧은 생각을 반성하고 정중히 사과를 합니다. 조의 교육관에 따라 남녀공학을 통해 여학생들이 교육을 받아야 함과 동시에 남녀 모두 함께 서로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그 당시 여성 선거권, 교육권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다뤄지죠. 그 당시 공부하는 여학생들이 살림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을 받을까 메그가 여학생을 위한 반짇고리 모임(토론 모임에 더 가까웠지만)을 만드는 모습은 1930년대 우리나라 신여성들의 교육 환경과도 같았습니다. 그때 우리나라에서 신여성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바느질이 수업 과목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현모양처 교육이라는 명분이 있어야 학교에 갈 수 있었다는 그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조가 가장 자신을 닮았다고 표현하는 낸이 의사로서 성장하는 모습은 조가 바라는 변화, 그리고 이는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콧이 바라는 변화였을 것입니다. 계속 작은 아씨들이 읽히는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변화의 목소리를 사랑에 기반하여 더 널리 알리고자 했던 그 단단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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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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