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가 만들어내는 가치의 믿음 - 조의 아이들 [도서]

글 입력 2020.10.0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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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연휴 동안 작은 아씨들을 만났다. <작은 아씨들> 4부작의 완역판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뭔가 기분 좋아지는 책 모음이다. 그를 내 손에 받아들고 황금 연휴 동안 메그, 조, 베스, 에이미,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을 만났다. 충분히 나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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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넷플릭스에 영화<작은 아씨들>이 최근에 올라왔단 소식을 듣고 영화를 먼저 보았는데 올해 초에 개봉하고 나도 그 즈음에 1, 2부를 엮은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며 영화를 관람했다.

 

무엇보다 책에서는 내 머릿속 상상으로만 그들의 집, 동네, 풍경, 생김새를 그려보곤 했는데 영화를 보며 정말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형형색색의 조화, 입이 벌어지는 아름다운 풍경,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등장인물, 내 로망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모습에 나도 이 책으로 들어가 그들의 가족이 된 것처럼 그들과 함께했다. 그렇게 흠뻑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서 책 <조의 아이들>까지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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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작은 아씨들이 자라면서 벌어지는 사소한 이야기들은 나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오르게 했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그들이 각자 독립적으로 살아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설렘과 두려움, 생계를 위한 억척스러움까지 여러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꼈다.

 

책을 읽으며 그들의 나이와 비슷한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어릴 땐 이 소설이 그냥 귀여운 소녀들의 성장스토리라고만 기억하며 편집된 채 나도 아름다운 사람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설렘을 느끼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

 

지금 다시 만나게 된 작은 아씨들 4부의 완역판에서는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 <작은 아씨들>이 4권의 두꺼운 드라마였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긴 했지만, 무엇보다 당당한 여성의 삶을 그리고자 한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노력이 너무나 잘 느껴졌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아름답게 다가오기만 했던 대사들 속에서 우리 현실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모습들이 존재하며 이를 꼬집기도, 은은하게 표현해내기도 하며 마음에 울림을 준다.

 

그렇게 지금 내 또래의 시기를 지나 조를 중심으로 가족들의 아이들과 고아들을 모아 함께 교육하는 학교인 플럼필드를 세운 본격적인 이야기들이 3부와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된 이후의 이야기까지 4부를 만난다.

 

한없이 천사 같고 넓은 마음을 지닌 그들의 어머니를 보면서 어쩜 그리 천사 같을까 생각하며 엄마의 위대함을 강하게 느꼈는데 자매들이 커서 엄마가 된 모습에서 또 그런 이타적인 모습들이 나타나면서 조의 플럼필드 설립까지 그런 힘과 다짐들은 어디서 나오는지 그 근원은 무엇인지 참 궁금했다.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교육하는 플럼필드는 갈 곳 없는 부랑아 친구들, 고아들을 데리고 와 메그, 조의 자식들과 함께 차별 없이 똑같이 공평하게 수업을 받고 살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여학생들도 받게 되면서 남녀공학이 되는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조의 노력들은 1부에서 봤던 조의 어머니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플럼필드에서 자란 친구들이 성인이 되어 자신의 꿈을 그리고 사랑하는 이야기는 2부에서의 네 자매의 모습이 떠오른다.

 

플럼필드에 다니게 된 낸을 보면, 더욱 확고히 여성의 권리를 말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올바른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 항상 진심 어린 태도를 가진 조와바에르를 보면, 성인인 우리가 아이들을 어떻게 맞이하고 대해주어야 하는가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들에게 한없이 따듯한 메그와 그런 모습이 돋보이며 크는 데이지를 보면, 깊은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작은 아씨들>을 생각하면,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고 헌신적인 태도를 가진 등장인물들의 연속이 존재할 수 있던 이유가, 그 힘의 근원이 바로 여성에 있음을 느낀다. 아이들을 도와주고 주체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건강하도록 진심으로 도와주는 자매들은 그들의 어머니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태도와 행동을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조의 아이들인 플럼필드의 학생들이 크면서 자매들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당당하고도 따뜻한 사람의 언행과 태도를 배웠을 것이다. 그들은 성인이 되며 성숙해지고 커가며 다시 이 선순환의 고리가 되어 사회에 유효한 의미를 지닌 메시지를 담은 일들은 계속되리라 생각한다.

 

사실 초반에 1, 2부를 읽을 때, 자신들의 처지도 그렇게 풍족하지 않은데 왜 그렇게 남을 돕고 배려하는 것을 중요시할까, 나 살기도 바쁜데 저런 나눔과 배려는 사치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가치들은 정말로 빛을 발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한 모습들이 있었기에 작은 아씨들 자매가 존재하며 조의 아이들이 탄생할 수 있었고 플럼필드가 설립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가치들의 우직한 믿음과 실천은 지금 이 세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작은 아씨들 가족만의 모습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든 살아 숨 쉬는 일반적인 가족들의 행동과 모습이며, 그 가치의 선순환이 우리 사회를 만들었음을 느낀다.

 

어릴 적 읽었던 <작은 아씨들>에게선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모습들이 다시 읽으니 눈에 보이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어릴 때 읽은 이 책의 끝, 결말을 지금에야 본 것이 속 시원하기도 하다. 하지만 명백히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은 이 책을 통해 이런 깨달음과 사회에서 아름다운 값진 가치의 선순환이 일어나기를 바란 것이라 믿는다.

 

우리 현실의 모습에 아름다운 동화를 한 스푼 더한 이 가족 드라마를 끝내면서 나도 그들의 노력에 힘이 되었으면 하는 다짐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작가에게도 관심이 생겨 윌북의 시리즈인 <고집쟁이 작가 루이자>와 <조의 말>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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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 아이들

작은 아씨들 3, 4부 완역판

 


지은이

루이자 메이 올컷

 

옮긴이 : 김재용, 오수원


출판사 : 윌북


분야

해외 문학


규격

124*178*60mm


쪽 수 : 1032쪽


발행일

2020년 09월 10일


정가 : 17,500원


ISBN

979-11-5581-299-0 (04840)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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