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성실하게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 - 진금미 에디터를 만나다

글 입력 2020.09.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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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어떤 글을 읽고 좋다는 생각이 들어 쓴 사람의 이름을 보면 같은 사람의 글이었다. 그 사람은 바로 '나의 사적인 폭력'을 연재 중인 진금미 에디터다. 이 성실한 글쓴이가 누구인지, 이런 글을 어떻게 쓸 수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물론 금미 님을 만나기까지 고민이 없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것, 만나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마음 먹지 않으면 만날 일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게 너무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두려움과 망설임을 뛰어넘고 당신을 만났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토요일 오후였다. 다행히 금미 님이 말씀을 곧잘 해주셔서 인터뷰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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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작년 3월부터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시작한 진금미라고 합니다. 지금은 쉬고 있지만 작년 여름부터 올해 봄까지 ‘나의 사적인 폭력’이라는 에세이를 연재 중입니다. 좋아하는 것들, 살아가면서 드는 생각들에 대해서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을 좋아하여 아트인사이트를 포함해 여러 플랫폼에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나의 사적인 폭력'은 저도 잘 읽고 있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글을 쓰시는 시간, 장소, 습관 등 평소 금미님의 글쓰기 방법이 궁금합니다.


어떤 대상에 대해서 평소에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에세이의 경우 주로 산책을 하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이 바탕이 됩니다. 어떤 주제로 쓰겠다 정도의 계획만 세우고 시간이 될 때,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집이나 카페 같은 편한 공간에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대체로 앉은자리에서 한번에 다 쓰는 편이에요. 개요를 성실하게 짜는 편은 아니라 쓰면서 고칠 때가 많고, 소제목 같은 것도 글을 다 쓴 다음에야 붙이곤 합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생각이 정리되고 확장되는 걸 느껴요.

 

어떤 예술 작품을 감상한 후 글을 써야 할 때는 해당 작품을 향유하는 순간 최대한 많은 것을 생생하게 느끼기 위해 노력해요. 특히 영화의 경우 어릴 때부터 많이 봐서 그런지 한 작품을 보면 그 작품과 연관된 다른 작품을 비교적 쉽게 떠올리는 편이에요. 그런 것들을 엮어서 글을 쓸 때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한 <파도를 걷는 소년> 리뷰의 경우 공통된 정서를 가진 <작은 아씨들>과 <레이디 버드>가 떠올라서 글을 풀어갈 수 있었어요.

 

다만 이렇게 한번에 글을 써 버릇하다가 최근에 시간차를 두고 퇴고를 해봤더니 고칠 부분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글을 쓴 다음 충분한 시간을 두고 퇴고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 하나쯤은 기생충을 싫어해도 되지 않을까?'나 '무엇이 나를 불편하게 했을까?-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와 같은 금미님의 글을 읽다 보면 '솔직하게 끝까지 써내는 글'의 힘을 느낍니다. 저는 다수와는 다른 어떤 생각을 글로 쓰려다가도 자기 확신이 부족해 마무리를 짓지 못할 때가 많은데요, 대세를 따르는 글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을 담은 글을 끝까지 쓰시는 힘은 어디서 오나요?


특별히 어떤 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냥 그렇게 쓸 수밖에 없어서 그렇게 쓰는 거 같아요. 글이 솔직하지 못하거나 사실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되면 글을 못 쓰는 타입이거든요. 용기를 내서 솔직하게 썼다기보다는, 저는 저를 있는 그대로밖에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쓴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무언가 조언을 드릴 부분은 별로 없고, 저도 고민이 많습니다.


<기생충>의 경우 워낙 호평이 많아서 당연히 이 영화를 좋아해야 한다고,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난 후 그렇지 않아서 당황스러웠어요. 이게 순전히 내 개인적인 감정인 건지, 아니면 영화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지점인지 혼란스러웠죠. 이 감정을 글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쓰면서도 계속 의심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글을 다 쓰고 나서 당시 멘토에게 보여줬더니 과하게 방어적인 태도가 느껴진다는 평을 들었어요. 글을 쓰며 내 감정을 사람들한테 확인받으려고 쓰지 말고 내가 내 감정을 확실히 한 다음에 설득시켜야겠다 생각했죠. 이 글을 쓴 데 후회는 없지만, 주류에서 벗어나는 글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의 경우, 저는 앞서 말한 것처럼 예술 작품을 보면서 저절로 써야 할 내용이 떠오르는 편인데 이 영화는 보면서 써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어요. 시간을 많이 끌다가, 무언가를 억지로 쓰느니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그냥 솔직하게 드러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쓴 글입니다.

 

글을 쓰는 건 생각을 다지는 과정이고, 글은 일종의 다짐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신에 차서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것보다 소신을 갖고 쓰되 내 주장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식하며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트인사이트에 연재하시는 '나의 사적인 폭력'을 읽으며 공감되는 대목이 많았습니다. 저는 친밀한 사람에게서 의도치 않은 혐오 발언을 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늘 고민이 되는데요, 금미님은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한때는 일일이 지적을 했지만 저도 어느 순간부터 지치더라고요. 당시에는 제 의견이 너무 확고해서 정리된 생각을 차분히 말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잘못된 말을 무조건 방어해야 한다는 공격적인 마음이 강했어요. 공격적인 성격도 아니고 애초에 잘 싸우지도 못하는데 그렇게 하려니까 지쳐서 말을 안 하게 되었죠. 요즘은 좀 바뀌었어요. 일단 나로 인해 생각이 바뀔 거라고 아예 기대가 안 되는 사람의 말은 대부분 넘겨들어요. 그나마 여지가 있는 사람에게는 거대한 담론 위주의 얘기가 아니라 개인의 이야기로 축소해 대응합니다. 아무리 내 생각이 옳아도 가르치려는 태도를 일단 배제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최근에 만난 사람은 안티페미니즘에 가까운 성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친구에게 부드럽게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한 다음, 제가 페미니즘을 알고 나서 생긴 변화를 편하게 얘기하니까 그 친구가 저 덕분에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해주었어요. 가족을 대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 말 한 마디로 누군가가 완전히 바뀌리라는 기대를 버리고, 공감할 수 있는 사소하고도 감정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대화를 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더라고요.

 


앞선 질문과 연결되는 질문인데요, 한편으로는 제 자신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러한 폭력의 주체가 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금미님이 말씀을 하시거나 글을 쓰실 때 주의하는 지점이 있나요?


원칙을 세우고 치밀하게 움직이는 타입이 아니라 저 역시 실수할 때가 많아요. 특히 제 또래를 만나 나이 얘기가 나오면 저도 모르게 "지금 0학년이겠네요?" 이런 말이 나와요. 20대 초중반은 모두 대학을 다니는 게 보편적이라는 생각에서 쉽게 던지는 말이죠. 몇 번 그런 다음부터, 그 사람이 지속적으로 제공해준 정보가 아니면 예측을 하지 말자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무관심하게 넘기는 태도가 최선인 거 같아요. 필요 없는 관심이 가장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함부로 넘겨짚는 태도를 가지지 않으려 노력 중입니다.

 


아트인사이트에서 쓰신 글들 중에 특별히 마음에 드는 글이 있으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ART insight’에 참여해 기고한 글입니다. 현재의 소중함과 행복을 당시에는 느끼지 못하는 스스로를 반성하는 내용인데 역시 별 계획 없이 썼다가 나중에 제목을 붙여 완성한 거예요. 그 글에 마음이 가서 제 글이지만 여러 번 읽었어요. 올해 들어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언제 잠잠해질지 기약이 없는 데다가 현재는 답답하고 미래는 불안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만 점점 심해졌죠. 그러다 작년에 썼던 이 글이 떠올라서 다시 읽었는데, 그 글에서 반성했던 행동과 생각을 지금 또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다짐했어요. 과거가 행복했던 걸 생각하며 지금 너무 쳐져 있지 말자고요. 아무것도 아니라서 불안한 지금 이 시기야말로 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시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많이 리프레시가 되었습니다.

 


그럼 현재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우울증이요. 전 살면서 우울했던 적이 별로 없었어요. 대학교 3-4학년 때는 많은 활동을 했고 그 활동에 확신이 있어서 바쁘지만 즐겁고 활기찼는데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올해부터 회의감이 많이 들었고, 제가 아무것도 아닌 느낌이 들어 우울했습니다. 현재의 불안에 과거의 트라우마까지 떠올라서 수시로 울곤 했어요.

 

한번은 한강에 갔는데, 좋아하는 풍경과 친구들이 있는데도 슬프더라고요. 그 이후 상담을 받았어요. 저는 이전까지 사람의 감정이 상황에 좌우된다고 생각했는데 상담을 받고 나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사람은 힘들 수 있더라고요. 지금까지 미디어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엄청난 사건을 겪은 소수 사람의 증상으로 다루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관점이 조금 무책임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우울이나 공황장애에 대해 좀 더 깊고 세심하게 다루는 이야기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사람들의 심리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지금은 좀 괜찮으신가요?


네. 뇌가 가장 익숙한 감정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다고 해요. 우울한 게 익숙한 감정이라서 자꾸 우울해지려 하는 거죠. 어느 방송에서 아이유가 우울에 속지 않기 위해 몸을 움직여서 떨쳐낸다고 어느 방송에 나와서 말하더라고요. 저도 우울에 속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슬프면 의식적으로 또 이런 감정이 찾아왔구나 생각하며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또 처음에는 슬프고 힘든 게 내가 잘못되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파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되고, 그걸 알아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괜찮아지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조금 분위기를 바꿔서, 금미 님께서 특별히 즐기는 문화예술 분야가 있나요? 그 중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분들에게 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문화예술이라고 하면 다 좋지만,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역시 영화예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어요. 특히 고등학교 때 학교 기숙사에 살았는데 외부와 단절되며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 와서 영화를 보며 풀었어요. 제게 영화는 낯선 세상으로의 창구 같은 거예요.

 

좋아하는 영화가 정말 많은데,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분들께는 <패터슨>을 추천하고 싶어요. 버스 기사로 단조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시를 쓰는 패터슨이라는 사람의 1주일을 담은 영화예요. 아주 조금씩 변주가 될 뿐인 그의 일상은 멀리서 보면 무료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항상 다르고, 패터슨은 그 약간의 다름을 포착해서 매일 새로운 시를 써요. 여태껏 어떤 시를 써왔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시라는 영화의 결론이 인상 깊었어요.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분들 역시 사소한 일상에서 무언가를 발견해 글을 쓴다는 점에서 패터슨과 겹쳐 보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삶이 흥미진진하면 좀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 영화를 보며 잔잔한 일상도 충분히 매력적인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꼭 직업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며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라디오 디제이, 방송 진행, 춤, 영화 제작...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다양한 것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글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또 스스로 전형적인 여성성에 부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사람들에게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이런 식으로 자기만의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나처럼 살 필요는 없지만 한 가지 방향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요. 특히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요.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획일화된 어른들의 모습을 주로 봐왔던 것 같아서요.

 


아트인사이트에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나의 사적인 폭력>을 처음 기획할 때 계획한 글은 다 썼습니다. 중반까지 썼을 때는 스트레스가 별로 없었는데 올해 초부터 지난 얘기가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쓰려니 힘들고 피곤해졌어요. 특히 3-4월은 다른 일로도 정말 바쁘고 힘들던 시기였는데 그때 썼던 글을 끝으로 안정이 될 때까지 쉬기로 했습니다. 주제 의식을 갖고 좋지 않은 경험을 현재로 끌어들여 글을 쓰는 게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걸 쓰면서 깨달았습니다.

 

계획을 말하자면, 일단 우울에 대한 에세이를 하나 생각 중이고, 기약은 아직 안 정해졌지만 심리적으로 좀 더 괜찮아지면 <나의 사적인 폭력>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지금은 쉬는 시기라고 생각하며 원하는 문화 초대에 응하려 해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다시 쓸 때는 글을 쓸 때의 시점과 글의 소재가 일어난 시점 사이의 거리를 좀 더 두어야겠다고 생각해요. 더 준비해서 공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글로 돌아올게요!

 


제가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이전까지 제 글쓰기는 개인적이고 갇혀 있는 글 중심이었어요. 아트인사이트에서 활동하며 처음으로 불특정다수에게 보여지는 글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제게는 아트인사이트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1년 넘게 아트인사이트에서 글을 쓰며 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생기기도 했어요. 그런 와중에 제 글을 꾸준히 읽어온 사람이 인터뷰 요청을 해주셔서 다시 한번 내가 왜 글을 쓰고 내 글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말이 많은 편이라 정리하시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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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미 님이 정리를 걱정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나 싶었는데 집에 와서 정리를 해보니 만만한 분량은 아니었다. 글쓰기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했던 것 같다. 틈틈이 이야기를 추리다 보니 금방 한 주가 지나 다시 토요일이 되었다. 돌아온 토요일에는 금미 님이 추천해준 영화 <패터슨>을 봤다.


<패터슨>에는 시를 쓰는 버스기사 패터슨이 나온다. 영화를 보며 금미 님이 패터슨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패터슨은 매일 틈틈이 자신이 쓸 수 있는 시를 쓴다. 금미 님도 매일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아 글로 쓴다고 했다. 글쓰기는 하나의 기술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사람의 삶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어떤 글을 쓰기 위해 노력을 한다기보다 그가 그런 사람이기에 그런 글쓰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생활과 글이 맞닿아 있는 두 사람에게서 나는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나가는 모습을 봤다.


글쓰기에 무언가 특별한 비법이 있다는 생각을 버린 지는 오래지만, 그걸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 확인하면 늘 예외 없이 부끄러워진다. 나는 발 딛고 있는 현실에서  차근차근 글을 쓰기보다 자꾸 어딘지도 모를 먼 곳만 바라보고만 있는 것 같다. 지금 나에게 글쓰기는 무엇이며, 내 삶은 어떤 모습인지. 글을 쓰기 이전에 그런 것들을 먼저 똑바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터뷰 중 글을 쓰는 건 생각을 다지는 과정이고 글은 일종의 다짐이라던 금미님의 말이 오래 남는다. 좋은 사람과 좋은 영화를 알게 된 한 주였다.

 

 



[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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