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 괜찮아.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도서]

글 입력 2020.09.2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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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간 내내 "힐링 된다", "내 맘을 토닥여주는 느낌" 등 호평 일색으로, 평균 9.97의 높은 평점을 기록한 웹툰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가 마침내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총 3권으로 출간된 만화책 안에서, 독자 모두가 편안히 웃음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찬란



주인공의 이름은 이 찬란. 이야기는 “한평생 찬란하게 살라고 찬란이라니. 엄마는 아무래도 대책 없이 순수한 사람이었나 봅니다.”라는 본인의 이름에 대한 그의 생각과 함께 시작된다.


찬란의 마음을 나는 알고 있다. 나의 지난 이름도 그랬었으니까. 이름 있고 사람 있나?! 사람 있고 이름 있는 거지, 라는 생각도 몇 번. 주객이 전도된 것 마냥, 이름 따라서/이름처럼 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현실이랑 이름이랑 따로 노는 것 같아 부담스러운 느낌까지 들었다. 이름이 저 혼자 신나서 달려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밝고 아름다운, 하늘 위 별 같은 사람 말고, 땅 위에 고요히 머무르고 싶었던 나였다. 찬란이라는 이름과 그의 덤덤한 생각에 괜히 동질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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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지 않아도 괜찮다



 

억지로 행복하려 애쓰지 않아도, 힘들게 버티지 않아도, 그리고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다. 가끔 '해야만 하는 일'을 잠시 내려놓고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각자의 인생엔 공식이나 정답은 없으니까 말이다.

 


찬란이 연극부원이 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후배는 마음을 따라 ‘하고 싶은’ 것에 기준을 두라고 말한다. 매번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는 없지만, 가끔은 가슴이 이끄는 대로 살기도 하자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 얼마 전, 시간 대비 적은 노동임에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의미 없다 여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다. 여하튼 하면 좋긴 하지, 하는 머리와 ‘그만’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마음을 따랐어도 막 편하진 않았다.


대외적인 일에서는 말끔한 중도 포기를 한 적 없던 나였다. 끝까지 마무리 짓는 게 얼마나 기특하고 기분 좋은 일인지, 멋있는 일인지 알고 있던 내겐, 중도 포기는 좀 덜 멋있는 것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덜 멋있음에도 내 마음은 아닌 건 아니었나 보다. 끝냈다. 딱, ‘괜찮다’하는 정도, 내 감정은 그쯤에서 머물렀다. 멋있진 않았지만 깨닫고 배운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괜찮았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고, 나 없는 그곳은 언제나처럼 다른 누군가로 채워졌다. 나는 나대로 괜찮았고, 굴러갔다. 살아지고, 계속되니 한 번쯤은 가슴을 따라도 뭐, 괜찮더라. 죽진 않더라.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은 없다



등장인물 모두 각자 하나씩 본인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난 평범한 축인가 싶다가도 들춰보니 그들과 같았다.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 묻고 산다, 잊고 산다. 너와 나는 같다.


연민보단 동질감이 드는 게 좋다. 그냥 대뜸 오늘 오후, 버스를 타고 가다가 느낀 거였다. 나는 내가 속상한 일에 ‘허, 진짜 기분 나빴겠다.’하고 반응하는 것보다는 ‘아, 진짜 싫어’해 주는 게 상대적으로 훨씬 더 좋다고. 이게 무슨 말인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닌가 싶지만, 한 마디로 내 일을 본인이 겪은 것처럼 말해주는 게 더 좋더라 하는 것이었다.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은 없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너도? 응, 나도. 동질감은 값지다.


요즘 하는 생각 하나도 이와 비슷하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꼭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서’래도 다양하게 겪을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말마따나 인생의 여러 일이 일어나는 이유(희로애락)는 ‘나의 개인적 발전’보다는 ‘남에게 동조하고 동감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함’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응, 그랬구나 하고 끝나는 게 아닌 상대방과 동기화되어 그의 감정을 후련하게 후벼 팔 수 있기 위해서라도, 혹여나 그 이유 단 하나 때문에 내가 어떤 일을 겪더라도,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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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만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이 친구와 같은 일을 겪어봐서,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친구가 한시름 놓고 가슴 뻥 뚫린 듯 청량한 표정을 지을 때, 나에게 영향이 없는 일들이라도 누군가와 함께 나누었을 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느꼈기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도서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속 찬란이도 상처를 공유한 연극부 사람들을 보며 ‘왠지 이 사람들이라면 그냥 다- 괜찮다’고 느낀다. 동질감은 신뢰와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누군가 내게 다가왔을 때, 내게 다가온 누군가가 찬란이처럼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 사람이라면, 내 있는 모습 그대로도, 그냥 다- 괜찮을 것 같다.” 하는 생각.


편안한 그림체가 좋고, 찬란의 성격이 맘에 들었다. 세상의 모든 찬란을 응원한다.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다.

 


*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 웹툰과 연극의 감동을 고스란히 책에 담다 -


지은이 : 까마중

출판사 : 넥서스

분야
웹툰/카툰에세이

규격
153*215

쪽 수
1권 192쪽
2권 260쪽
3권 248쪽

발행일
2020년 08월 10일

정가
1권 12,000원
2권 14,000원
3권 14,000원

ISBN
979-11-9092-717-8

 
**

저자 소개
  
 
까마중

1993년 1월 26일 생.
 
열일곱, 자살을 꿈꾸다 하나님을 만나 '이야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비전을 품었다. 2017~2019 네이버웹툰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연재. 나 자신부터 바로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과 세상을 바른 시선으로 보게 되어, 인간의 악(惡)과 선(善)을 모두 깊게 다루는 작가가 되고 싶다.

 

 

[서지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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