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도시 재생으로 누리는 좋은 공간들 [문화 공간]

직접 가본 도시 재생 공간, 소제동과 중림동
글 입력 2020.08.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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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식은 입안에 넣는 순간 스르르 사라지고, 좋은 옷은 부담되는 재화를 지급해야만 입어볼 수 있다. 반면 좋은 공간은, 대부분은 적은 품으로도 감각적인 곳을 누릴 수 있고, 원한다면 오래 머물러 볼 수도 있다. 좋은 공간을 좋아하는 이유다.

 

어색하던 사람이 의미 있는 사람이 되면 소중한 사람이 되듯이, 공간에도 의미를 더하면 정이 든다. 그래서인지, 외면받던 공간에 이야기를 입히고 정성을 부어 빛나게 해주는 마치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도시재생에 관심이 간다.


이전 우리나라는 산업화, 도시화와 함께 주거의 양적 성장에만 집중했다. 낮은 마을을 허물고 높은 아파트를 지어 올려 도시에 몰리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수많은 재개발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고, 이제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도시와 마을의 질적 성장에 집중해 전반적인 균형을 맞추는 도시 재생 사업 및 사례가 많이 늘어난 상태다.


도시 재생은 도시화의 후작업이자 재도시화 단계이기 때문에, 대도시인 서울에서 가장 활발하며, 지방에서는 지방의 특색을 녹여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많이 나아가곤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도시재생 지역을 가서 그 분위기를 살피고 공간을 즐기는 것이 관심의 씨앗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직접 방문한 경험이 있는, 각각 서울과 대전 두 동네의 도시재생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대전 소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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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구도심인 소제동은 재개발이 지연되면서 빈집이 많은 황폐한 동네가 되었다. 그런 곳을 민간 도시재생 사업체인 ‘익선다다’가 맡게 되었다.

 

사실 소제동은 대전역 바로 뒤에 있어서 과거에는 관사촌이 밀집해 있는 부촌이었다. 그런 과거 서사와 지리적 특성을 끌어올려 ‘철도동네’ 및 ‘100년된 골목’ 이라는 역사적 이미지를 조성하고, 그 위에는 현대적 감각의 2030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가게들을 덧씌워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뉴트로를 완성해냈다.

 

직접 가봤을 때는 조용하고 차분한 동네의 분위기가 좋았다. 빈집이 많아서일까. 골목을 걸어가다 보면 외관부터 매력적인 가게들이 띄엄띄엄 출몰하는데, 왜인지 밉지 않고 재밌었다. 직접 가봤던 카페는 감탄을 자아내며 서울 핫플레이스의 카페와 충분히 비견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창작 레지던시인 소제 창작촌, 영화 촬영지, 충청도의 농수산물과 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 등 알찬 구성과 열린 다양성 덕분에, 대전의 여타 카페골목과는 다르게 여행을 온 것 같다는 기분이 물씬 들었다.

 

교통의 중심인 대전 안에서도, 대전역이 있는 곳의 동네라는 것도 굉장한 지리적 이점이다. 때론 ‘노잼의 도시’라고 불리며 외면 받고 있는 대전이 관광지로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그 단초를 제공하는 동네로도 주목해 볼 수 있겠다.



 

2. 서울 중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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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동과 중림동. 멀리 떨어진 지역이지만 사실 비슷한 점이 많다. 소제동이 대전역 근처 위치한다면, 중림동은 고가도로인 서울로 7017과 연결되어 걸어서 십여 분이면 서울역에 도착한다. 또한 중림동과 소제동 모두 달동네였으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현재는 두 곳 모두에 감각적인 카페와 식당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중림동의 핫플레이스는 서소문역사공원, 역사박물관이다. 이곳을 찾는 젊은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주변부인 중림동의 감각도 깨어났다.

 

그 감각을 견인하는 주목할 만한 복합 문화 공간이 있다. ‘중림창고’이다. 대한민국 최초 주상복합 아파트라는 상징성을 갖는 성요셉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자리 잡은 세련된 건축물이다.

 

동네 건물의 높이를 고려하여 낮은 건물이 주욱 늘어지도록 지어 잘 어우러진다. 심야살롱이나 도시서점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이곳에서 펼쳐진다. 중림창고의 오픈 프로그램에 가서 받은 브로슈어에는 중림동의 명소와 주요 장소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도시와 상생하는 복합문화장소라는 것이 잘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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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것이 그러하듯, 도시재생 사업도 완벽하지만은 않다. 돈으로 해결한 일시적 방편이라는 말도 있고, 젠트리피케이션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도시재생의 장점 또한 명확하므로, 정당한 비판을 기반으로 지속성 있는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시민들이 건전한 관심을 가진다면 도시재생사업은 좋은 상생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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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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