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 좋아하세요? - 책 좀 빌려줄래?

글 입력 2020.08.25 00:0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책벌레'라고 한다. 책에 파묻혀 살면서 책으로 기쁨을 얻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 책의 저자도 본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책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커서 이렇게 출판까지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재미있는 점은 책의 구성이 참 독특하다는 것이다.


보통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출판을 하면 에세이 형식으로 자신이 왜 책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해서 좋아하게 되었는지, 책으로 인해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서술한다. 오로지 텍스트로 말이다.

 

하지만 작가는 본업을 살려 카툰으로 제작하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봐도 텍스트에서 벗어난 형식이라 신선함을 느껴 접근하기 쉽고, 책을 멀리하는 사람들도 그림책 같은 디자인과 컬러, 결정적으로 읽기 쉬운 카툰 형식이기에 더욱 접근하기 쉬울 것이다.


참 탁월한 생각이라 들었다. 실제로 책을 읽는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만화 읽듯이 가볍게 넘길만한 내용도 아니었다. 충분히 깊은 이야기가 들어있고 읽는 사람에 따라 공감하는 퍼센트가 다를 정도로 다양한 독자층을 타깃으로 한다.


하나 예로 들면 아래와 같은 장면이다.

 

 

41.JPG


 

'아주 재미없는 그림책'이라는 제목을 가진 파트이다.

 

다들 어렸을 적 읽었던 그림책을 기억할 것이다. 글씨도 잘 모를 때 읽었던 그림책은 짧은 텍스트 안에서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 주고, 삽화는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어 텍스트의 의미를 보다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요즘 나오는 그림책, 아니 여느 책을 봐도 의미부여에 열을 올린다. 작가는 사소한 일이더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거창한 표현을 써서 의미 없는 양치기를 시도한다. 더군다나 독립출판이 활성화되면서 책의 다양성은 향상되었지만 질적으로 아쉬운 흐름을 보인다. 그렇다고 기획출판이라고 양질의 글을 출판하는 것도 아니다.

 

근래 들어 옛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데리고 와서 터무니없는 글, 소위 말하는 '감성글'을 찍어내고 작가의 고찰을 통해 나온 글이 아닌 껍데기만 번지르르하고 찰나의 순간만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글을 양산한다.

 

책이라 함은 작가의 고찰을 자신의 가치관으로 승화시켜 독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또한 독자는 작가의 고찰을 유추하고 깨달은 바를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감과 위로를 우선하는 트렌드에 맞지 않는 일명 '꼰대'같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순간의 만족으로 책을 읽고 위로받는다면 차라리 sns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25.JPG

 

 

작가는 책 속에서 '책'을 하나의 인격체처럼 대한다. 사물로서 대하는 것이 아이라 나와 함께 뒹굴고 소통하며  오래된 친구처럼 묘사한다.


'자칭' 책벌레라면 책에 대한 마음이 위와 같을 것이다. 언제부턴가 내 옆에 있었고 나와 함께 성장했다. 너를 만남으로써 나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고, 보다 성숙하고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었다. 종종 너와 사이가 멀어지긴 하지만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다시금 너를 찾아간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연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당신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겉보기에 쉽고 간단한 책으로 보일지 몰라도 페이지를 넘겼을 때 밀려오는 감동은 책과 당신을 더 끈끈하게 엮어줄 것이다.


그래, 책이란 이런 것이었다.

 

 

책 좀 빌려줄래_양장표1.jpg

 

 

 

컬쳐리스트 명함.jpg



[김상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