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선을 넘어버린 그들의 축제 :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20 [공연]

글 입력 2020.08.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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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화 비축기지에서 열리는 서울프린지 페스티벌 2020은 예술가 개인이나 단체가 어떠한 정형화된 예술의 형태를 깨고 어느 곳보다 예술가가 자유롭게 자신의 예술을 펼치는 것을 도모하는 페스티벌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84개의 문화 단체, 개인이 참가함으로써 관람자가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예술을 향유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단순히 예술가들의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하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프린지 톡:리뷰 나잇, 마이크로 포럼, 독립 예술 집담회같이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아티스트, 스태프, 관람객이 한곳에 모여 문화와 예술을 방향성, 페스티벌의 후기 등을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어떤 페스티벌보다 자유로운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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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장마였던 8월 중순, 서울 문화 비축기지에서 프린지 페스티벌 2020이 개최되었다. 사실 개최 전까지 비가 계속 오던 터라 걱정이 앞섰다. 페스티벌의 대부분은 야외에서 하는 공연, 전시 등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진행하게 되더라도 많은 제약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마법같이 개최 당일부터 비가 개기 시작했고 필자가 방문한 날짜에는 화창하다 못해 더웠다. 그 덕분에 페스티벌의 열기는 더욱 뜨거울 수 있었다.

 

현장에는 페스티벌을 빛내는 아티스트들, 페스티벌의 조력자인 인디스트, 페스티벌의 기둥인 스태프들, 페스티벌의 진정한 주인공인 관객들까지 여러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어우러지고 있었다. 누가 아티스트고 인디스트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곳의 열기에 기대 모두가 한마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필자가 방문한 날짜인 8월 14일, 3시부터 티켓 부스가 개장하였고 4시부터 본격적인 페스티벌이 개최하였다. 인포메이션에서 티켓을 받으면 페스티벌을 소개하는 안내 책자와 더운 열기를 식혀줄 부채를 제공한다. 또한 당일에 열릴 공연이나 전시 등을 붙여놓은 게시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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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나 전시를 볼 때 주의사항이 있다.

 

같은 시간에 다른 공간에서 여러 개의 공연이나 전시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제공된 팜플렛을 찾아보고 보고 싶은 공연이나 전시를 미리 선택한 다음 방문해야 최대한 많은 공연을 맛볼 수 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공연을 선택했다면, 시작하기 30분 전에 장소에 찾아가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단, 선착순이기 때문에 일정 인원이 차게 되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수도 있으니 주의 바란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에는 공연 시작 10분 전에 도착하여 입장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입장 후에 중간 퇴장은 어렵다. 진행되고 있는 전시나 공연의 흐름을 깰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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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또한 처음 참여해보는 페스티벌이었기 때문에 프린지에서 지속해서 강조해오는 "자유로움"이란 무엇일까 굉장히 궁금해하면서 프린지를 방문하였다.

 

첫 번째 참가했던 공연은 박혜랑 아티스트의 '살아, 숨쉬다' 였다. 공연을 들어가기 전, 필자가 생각했던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연극, 뮤지컬 등을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을 완전히 뒤틀어버렸다. 박혜랑 아티스트의 '살아, 숨쉬다'는 아티스트의 스토리텔링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 속에서 명상을 하는 것이었다.

 

그날의 주제는 '자기혐오'에 대한 것이었고 아티스트는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주제에 대한 사연을 낭독하였다. 풀 소리, 바람소리 등 자연의 소리는 마음을 더욱 차분하게 하고 아티스트의 낭독에 더욱 집중하게 하였다. 간단한 사연 소개 후, 관람자와 아티스트 간의 소통을 가지며 본격적인 명상에 들어갔다.

 

현대 사회에서 현대인이 자연 속에서 명상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나는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었다. 처음엔 자리가 불편한 듯싶었지만 아티스트와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곧 내 편해졌다. 그리고 프린지가 말하던 '자유로움'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금방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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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참여했던 공연은 스튜디오 212의 연극, '인곡: 종말앞에서' 였다. 커다란 광장에서 진행되었는데, 인상 깊던 것은 관람자들이 앉는 곳에 엄청난 쓰레기 더미가 있던 것이다. 어떻게 진행할지 가늠이 안되는 상황에서 어떠한 공연 시작의 알림이 없이 우산을 쓰고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스산하게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미리 알려주지 않았지만 관람자들은 단숨에 그들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곧 내 연극을 시작하였다. 광장 한편에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그들은 그곳을 사용하지 않았다. 광장 전체를 뛰어다니거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엘리베이터에서 등장하거나, 땅을 기고 뛰어다녔다.

 

연극의 새로운 모습이다.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는 순간이었다. 그 덕분에 관람자들은 고개를 계속 돌려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에 대한 집중력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변화하는 공간의 변화 덕분에 연기자들의 독백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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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페스티벌의 형태가 무너졌다. 무대 위에 아티스트가 있고 관람객은 앉아 무대를 응시하는 형태이다. 그러나 프린지는 양방향성을 도입했다. 관람자가 단순히 무대를 올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와 관람자가 서로를 수평적으로 바라보며 그럼으로써 소통이 가능한 무대를 만든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며 독특했다.

 

그들이 말하는 자유로움은 아티스트가 자신의 무대를 꾸미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 그리고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페스티벌을 향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

 

일반적이고 정형화된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은가 자유롭고 새로운 형태의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은가.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몸만 그곳으로 뛰어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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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페스티벌은 8월 13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단, 월, 화, 수요일은 공연이 없으니 주의 바란다. 또한 이번에 코로나19로 특별히 온라인 페스티벌이 마련되었다. 온라인은 8월 24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니 오프라인이 부담이 된다면, 온라인으로 편하게 프린지를 만나보길 바란다.

 

단, 오프라인 페스티벌 참여 경우에서는 필시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에 신경 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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