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편견을 허무는 예술의 장,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

글 입력 2020.08.1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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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예술이 보장받아야 하는 이유를 꼽는다면 그 자체로 자유롭기 때문이지 않을까. 형식과 기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 거대자본이 투입된 예술에서는 실현되기 어려운 독립예술만의 독점적인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메인스트림에서 관람자의 보편적인 니즈에 맞지 않는 예술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다각도로 해석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에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오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예술이 좋고 나쁘다는 것을 가르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예술에 대해서 대중에게 더 많이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줄곧 해 왔다.

 

그리고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그들을 위해 힘쓴다. 설 자리를 잃는 예술가들의 무대를 제공해 주고, 편견 없는 예술을 원하는 관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곳. 내가 보고 느낀 프린지의 모습은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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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스티벌은 참 독특하다. 물론 페스티벌을 많이 가 본 것은 아니지만 아마 어딜 가도 이런 페스티벌은 처음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새롭다. 다양성을 품고 있는 예술가들의 모습과 축제의 운영 방식이 꽤 유사하다.

 

먼저, 공연 자체의 본질적인 의미를 해체하고 새롭게 의미를 재구성한다. 화려한 무대 세트와 조명, 귀를 가득 메우는 음향시설이 있는 기존 공연장에서 지정된 좌석에 앉아 온전히 공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지나다니던 공간들을 공연장으로 활용하여 관객과 아티스트의 색다른 차원의 소통을 느낄 수 있게 하거나, 관객이 직접 몸을 움직이며 공연을 관람하는 방식은 공연 자체의 본질적인 의미를 완전히 전복시켜버린다고 느꼈다.

 

관람할 수 있는 콘텐츠의 주제에서도 색다른 참신함이 돋보였다. 현재의 예술에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실험성을 지향하는 대안 예술의 의미 그대로, 사회적 이슈를 예술에 녹아내며 소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접할 수 있었다. 앞 단락에서 독립 예술이 사고를 확장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던 것이 바로 이러한 차원에서이다.

 

메인스트림에서 외면하고 있던 문제를 제기하거나, 그 누구도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사안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덕분에 나도 프린지페스티벌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아티스트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은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재구성할 수도 있고,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편견들을 문제로 제기하며 관람객들을 선택의 기로에 배치하기도 한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끔. 그러나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예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공통적인 목표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두 같은 곳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물들자, 이곳이 변화의 흐름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또한 생기게 됐다. 가장 안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머무르지만은 않는 곳.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해서 그런 곳으로 관람객들의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20
- The 23rd Seoul Fringe Festival -


일자
오프라인 08.13~08.23
온라인 08.24~08.31
 
*
오프라인 월, 화, 수 공연 없음

장소 : 문화비축기지

티켓가격
온라인/오프라인 티켓
각 25,000원

주최
프린지페스티벌 사무국
서울프린지네트워크

후원
마포구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비축기지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예술생태계의 대안을 제시하는 축제 -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독립예술축제이자 축제공동체를 지향하는 민간단위 최대 규모의 예술축제이다. 1998년 "한국적 프린지의 실험과 모색"을 모토로 상업적인 대중문화와 권위적인 순수예술의 대안으로 시작한 '독립예술제'를 전신으로 하며, 새로운 문화예술로 활발히 교류하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자유로운 참여로 예술가와 작품을 독려하는 축제 -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참가작을 심사하거나 선정하지 않고 이를 통해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시도를 장려해오고 있다. 또한, 예술인에 대한 자격요건과 장르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는 프린지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축제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모두가 '예술가'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예술가와 작품을 만나고 있다.
 
경계가 없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축제 -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사무국의 주도로 이뤄지는 축제가 아닌, 스탭·아티스트·인디스트(자원활동가)·관객·지역사회가 함께 축제공동체를 조성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 단위의 역할은 어느 축제보다도 중요하고 모두가 소중한 구성원이다. 축제 안에서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예술로 건강하고 풍성한 삶을 끌어내고자 한다.
 
다양한 예술 활동을 주목하고 지지하는 축제 -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정형화된 창작과 형식, 내용의 틀을 벗어나 공간과 작품을 실험하고, 일상으로 예술을 확장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을 만나고자 하는 예술가와 작품에 주목한다. 기성 예술계에서 시도하지 않거나 비주류로 일컬어지는 예술을 적극 지지하며 그 가운데에서 '다음'을 기대하고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될 '차세대 예술가'를 발굴하고 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공공 기금 및 재정 후원, 협력 채널과 연계를 통해 운영되며, 상업 자본 논리 속 예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작업을 지지한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함께 만드는 독립예술축제"를 희망합니다. - 이러한 목표를 위해 창작활동에 제약을 두지 않고, 예술적 상상력 발현을 위한 제반 사항을 지원하고 있다. 공간의 정형화 탈피를 통해, 주어진 창작 환경 및 무대를 바라보는 시각을 다각화하고, 예술 공간을 발굴하고 있다. 예술의 소통을 위해 축제에 참여한 작품 및 예술인(단체)의 품앗이, 협동 작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독립예술에 지속적인 관심을 생산하고자 한다.

 



[이보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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