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소중하고 당연한 것으로부터, 출판저널 518호 [도서]

소중한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글 입력 2020.08.1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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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출판저널을 처음 접한 것은 아트인사이트에서였다. 출판계의 동향과 이모저모를 알려주는 책으로 처음 접했다. 책을 만들고 유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 독자의 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궁금해했다.

 

출판저널은 1987년 창간되어 책문화계의 새로운 소식을 알리는 잡지이다. 이번 518호는 창간 33주년호로, 이를 기념하여 발행인 칼럼과 1987년 7월 20일에 첫 호를 낸 출판저널의 창간사가 들어가 있다. 도서 생산자와 독자 그리고 공급자 사이의 소통을 다짐하는 창간사가 무척이나 벅차고 새롭게 보였다.

 

현재 시점에 쓰여진 발행인 칼럼에서 출판이 발을 뻗은 여러 곳들을 아우르는 시각, 즉, 도서관, 서점, 독자, 문화콘텐츠를 아우르는 시각을 출판저널을 통해 가지게 된 데 반해 출판계의 변화의 움직임이 더딘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이렇듯 출판에 대해 출판관계자가 말하는 것을 듣는 것은 거의 처음에 가까웠기에 안타까운 마음과 뭔지 모를 사명감이 함께 들었다. 출판은 모두에게 소중한, 우리의 책문화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행인 칼럼과 창간사를 제외하고 나를 사로잡은 것은 표지 사진인 네덜란드의 에임란트 도서관이었다. 에임란트 도서관은 아메르스포르트 시에 있는데 도시 중심인 광장에는 에임란트 도서관, 미술관, 아카이브, 예술학교가 있는데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해 이 네 건물을 연결시켰다. 공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향유하게끔 하는 공간을 만든 것 같았다.

 

코로나 시대에 집에 틀어박혀 있게 되면서 여유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집에 있는데도 일을 만들어내는 나를 돌아보며 코로나 이전의 일상생활과 지금의 일상생활 속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이고 달라진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크기변환]사본 -출판저널 518호 입체표지.jpg

 

 

에임란트 도서관에는 곳곳에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추구하는, 잉여는 잉여가 아님을 표방하는 문구들이 쓰여 있다고 한다. 책을 읽는 공간은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책을 접하고 독서를 통해 잉여 같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곳에서 쓸모를 논하는 것은 쓸모에 집착하는 의미 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

 

내가 했던 코로나와 일상에 대한 생각이 특별 좌담 코너의 주제였다. 출판저널이 2017년 9월 통권 500호를 맞아 책문화생태계 모색과 대안의 주제로 좌담을 진행해왔는데 이번은 19번째 좌담으로 ‘코로나 시대, 일상의 변화와 사유의 발견’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도서관과 개인 독서에 대한 문제가 나의 이목을 끌었다. 도서관을 일상으로 끌어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어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원래 독서는 혼자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좌담이었고 나름대로 고민해 볼 만한 주제였다. 에임란트 도서관은 쓸모에 대해 생각하게 했지만 일상의 도서관이나 혼자하는 독서와 같은 당연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와닿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당연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내가 마주하는 책과 독서를 통해 사유하는 것들은 과연 당연한 걸까?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다.

 

앞서 출판계의 변화가 더디다는 지적이 있던 발행인 칼럼에서나 발간사에서나 출판은 소중한 책문화 생태계의 자산이라는 마음이 들여다보였다. 또 에임란트 도서관에 대한 글에서는 이상적으로 보이는 도서관 문화와 도서관 공간에 대한 부러움과 함께 우리 실정에 맞는 도서관은 어떤 곳인가에 대한 물음이 생겨났다. 코로나 시대에 대한 좌담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변화하는 시대 속 독서와 출판의 길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일상이 흔들리고, 그 와중에도 쓸모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다그치는 요즘 당연한 것과 소중한 것, 그리고 흔들리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끌어내게 되었다. 출판저널은 소중하고 당연한 일상의 일부였던 ‘책’이 코로나 때문이든 유통의 문제 때문이든 흔들리고 있지 않은지 자문해보게 했다. 그리고 읽으면서 ‘나’라는 개인은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자문하면서 소중하고 당연한 것에서부터 발자국을 내밀게 된다.

 

 

*

 

출판저널 518호
- 2020년 7+8호 -


출간 : 책문화네트워크(주)

분야
문예/교양지

규격
182*257mm

쪽 수 : 224쪽

발행일
2020년 07월 10일

정가 : 24,000원

ISSN
1227-1802


    



[김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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