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집만으로도 모든 것을 보여준 가수 [음악]

싱어송라이터 유재하의 음악들
글 입력 2020.08.0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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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느낀 그대 눈빛은 혼자만의 오해였던 가요.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보로 만들었소~'

 

마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위 문장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유재하의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의 첫 가사이다.

 

 

유재하(700).jpg


 

유재하는 1987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다. 싱어송라이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는 작사, 작곡, 편곡, 노래까지 모두 홀로 작업했고 앞서 소개한 <사랑하기 때문에> 외에도, <가리워진 길(응답하라 1988의 OST>, 오디션 곡으로 자주 등장하는 <그대 내품에> 등 고운 가사와 서정성이 돋보이는 음악을 많이 만들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데뷔를 한 1987년부터 2020년, 약 3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마음 한편에 기억되는 가수로 남아있다.

 

특히, 유재하는 나에게 더욱 소중한 아티스트다.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도 하지만 나에게 그의 음악은 더욱 의미가 깊다. 가장 예민한 감정을 품던 나이에 우연히 접한 그의 곡들은 강렬했다. 나 스스로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을 들킨 기분이랄까. 그의 음악은 내가 알지 못했던 감정들을 마주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단 1집만을 남긴 채, 25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더 많은 곡들을 그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많이 든다. 약 9곡 정도가 그가 남긴 전부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그의 음악을 소개하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려 한다.


 

1. 텅 빈 오늘 밤


 

 

1987년에 나왔다고 한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된 <텅 빈 오늘 밤>이다. 흔히 시티팝이라고 하는 장르처럼, 낭만적이고 도시적인 느낌이 곡에 가득하다.

 

세련된 선율도 그렇지만 <텅 빈 오늘 밤>의 가사는 놀랍다. '오늘 밤 그대 떠나고 허전한 오늘 밤 모두 흥겨웁게 노래 부르며 춤추는데 나는 어이해 홀로 외로울까.' 트렌디한 느낌이 돋보이면서도 아이러니한 감정을 녹여낸 <텅 빈 오늘 밤>이기에 많은 분이 듣고 유재하에 대해 새로운 인상을 받길 바란다.

 


2. 우울한 편지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곡은 앨범의 8번 트랙, <우울한 편지>다.

 

그의 곡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울한 편지>는 우리가 많이들 알고 있는 그의 음악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마이너한 느낌이 가득 담긴 곡에 담담하게 읊어지는 그의 목소리는 마음속 깊이 새겨진다.

 

<우울한 편지>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에도 삽입되기도 했는데,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 이미지에 더욱 힘을 실었다.

 

 

3. Minuet(Inst.)

 

 

 

앞서 소개한 곡들과 달리 위 곡은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다. Minuet이라는 이름만 보아도 알겠지만, 위 곡은 클래식 음악이며 유재하가 직접 작곡했다.

 

한양대학교 (클래식) 작곡과를 졸업한 유재하이기에, 그는 대중음악을 작업하긴 했지만, 클래식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정말 음악이 좋다.

 

가사가 없이 선율만으로도 귀를 사로잡고 고개가 함께 끄덕여지는 음들의 향연에 감탄만 나온다. 많이들 유재하가 미뉴에트를 작곡했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꼭 한 번 들어보셨으면 좋겠다.

 

*

 

정말 1집만으로도 그가 가진 재능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알 수 있는데, 더 많은 앨범이 나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비록 그는 살아있지 않지만, 그의 음악을 기억하고 잇는 이들이 있다. 바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다.

 

 

유재하음악(700).jpg

 

 

올해로 31회를 맞이하는 위 대회는 유희열, 스윗소로우, 홍이삭 등 많은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했다. 그가 직접 만드는 음악을 들을 순 없지만, 그의 흔적과 정신을 잇는 음악들을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유재하를 만날 수 있다.

 

더 많은, 서정적인 음악들이 등장하길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친다.

 

 

[김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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