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목하의 책 '돌이킬 수 있는'이 주는 희망 [도서]

글 입력 2020.08.0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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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상깊었던 구절


 

1)

 

"난 네 옆에 있어도 괜찮아. 너 같은 사람이 돼도 괜찮아."

 

"애써 거짓말하지 않아도 돼요."

 

"그래. 거짓말이야. 앞으로도 계속 거짓말하면서 여기 있을게."

 

→ 이 책은 미스터리 SF 소설이지만 또한 첩보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첩보물의 핵심 주제인 '거짓말'을 다룬다. 그리고 소설은 '거짓말'을 나쁜 행동이 아닌 선한 행동의 도구로 삼는다. 이는 희망을 가져오는 밑밥이 된다. 마지막 대답은 개인적으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2)

 

결국, 최주상은 월세방 근처에 붙은 산을 타기 시작했어요. 교통비 들지 않는 데론 거기가 유일했겠죠. 애는 등산을 못하니 열세살짜리를 업고 정상까지 올라가 평평한 산성을 걸었어요. 혼이 쏙 빠지게 힘들었지만 아이 눈엔 그 산이 환상처럼 예뻤을 테니까, 그 예쁘다 예쁘다 하는 소릴 들으려고 매일같이 산을 타고 산성을 돌았죠.

 

→ 사랑은 정말 여러가지 형태가 있어 규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 소설은 여러가지 형태의 사랑을 다루면서 어떤 형태의 사랑의 주고 받음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 같다.

 

이 소설이 제시하는 어떤 사랑은, 한 사람에게 "예쁘다"라는 그 한 마디를 듣기 위해서 업고 매일같이 산을 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있고, 그래서 준 사람의 입장에서 듣는 사랑 이야기가 마음이 아팠다. 읽으면서 '이런 마음이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나를 용서해줄 수 있어요?"

 

뜬금없는 소리로 들렸을 텐데도 그는 망설임없이 답했다.

 

"내가 안 그럴 수도 있는 거니?"

 

→ 쉽게 아가페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 그들만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는 그들만이, 그들이었기에 지어진 말들이다. 말들은 그 이야기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드러낼 뿐이다. '아가페'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는 직접 소설을 읽어 보아도 좋을 것이다.

 

 

4)

 

하늘 위 별처럼 무구히 빛나지 못하고 금세 사그라지는 불꽃을 보며 나정은 말했다.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서, 땅이 바다가 되고 산이 모래밭이 된 먼 미래에... 만약 그 때도 이 별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 어쩌면 우리가 저주하는 저 싱크홀에 흐르는 바닷물을 보려고 사람이 몰려들지도 몰라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완벽하게 둥근 폭포를 구경하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여행짐을 싸고, 어린 꼬마가 아버지 어깨에 올라타 폭포를 향해 손을 뻗고... 검은 구멍이 아닌 푸른 절벽 앞에서 웃으며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그런 날이 언젠간 올 지도 모르죠. 우리는 보지 못하겠지만 누군가는 그럴 수 있을 거예요..."

 

정여준은 생의 첫 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 웃었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눈꺼풀 안쪽의 어둠에서 그 여름날의 불꽃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 너무 멋진 꿈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으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멋진 자연들이 누군가에게는 재난은 아니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의 멋진 점은 그 재난을 겪은 사람이 이러한 꿈을 꾸는 모습을 그려낸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자신의 악몽이 어쩌면 해피 앤딩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한다. 꿈은 사람을 살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따뜻한 생각이 소설이 희망을 주는 방식인 것 같다.

 

 

 

2. 거짓말과 꿈이 가져다주는 희망


 

소설은 거짓말을 도구로, 꿈을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소설을 이끌어나간다. 거짓말이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는 이 두 환상 사이에 등장인물의 근본적 선함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비록 시작은 순수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시작되었지만 그들은 사랑하는 이들 곁에 끝까지 남는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그래. 거짓말이야. 앞으로도 계속 거짓말하면서 여기 있을게." 이 문장은 이 말을 함축한다. '사랑해' 그렇게 소설은 '싱크홀'이라는 악몽을 사랑을 통해 행복한 꿈으로 만들어나간다.

 

이러한 그들의 말과 그 말을 듣고 나를 통해 걸러진 내 말들은 어떤 감정을 규정지어서 당신께 전달하려 하지만 분명 당신이 직접 읽었을 때 내가 이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와 또 다른 감정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랑이든 그 형태는 명확히 규정될 수 없고 그들만의 이야기,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를 함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얼마 전에 썼던 시가 우연히 생각났다. 이 책을 보고 쓴 것은 아닌데, 내 감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은 외로워 /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 '너는 결국 사라질 거잖아' / 그래 맞아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 욕심같지만 나는 널 좋아해. / 잠시나마 같이 있어주면 안될까/ 내가 나쁜 존재이더라도.

 

 



[성채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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