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르게 바라보는 법, 그 시작점에 대해 - 책 '태도가 작품이 될 때'를 읽고 [도서]

글 입력 2020.08.0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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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문화 생활을 향유한다. 나 또한 익숙함이라는 느낌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새로운 것이고, 다른 것이며, 알찬 인생을 보내는 것이라 생각해 문화 생활을 자주 접하려고 했던 것 같다.

 

뒤돌아 생각해보니 익숙함이라는 느낌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나는 늘 획일적이었던 것이 문제였다. 매번 보던 풍경과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새로운 장소, 즉 공간으로 피해버리곤 했으니까. 본질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공간적인 측면에서만 벗어나길 집착했던 것 같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책 ‘태도가 작품이 될 때’를 추천 받았다. 사실 태도가 작품이 된다는 제목을 처음 읽었을 때는, 어떤 의미와 내용을 담은 책일지 가늠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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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책의 첫 장을 넘기자 작가가 명확히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바로 읽을 수 있었다. 작가는 관습적 질서에 대해 거부하는 태도를 지닌 이들의 이야기로 첫 장을 시작한다.

 

첫 장을 여는 이들 중, 가장 기억에 강렬히 남았던 이는 바로 특별한 곰, ‘KM-53’이었다. 제목처럼 이 책은 예술과 작품에 대해서도 사려깊게 소개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이 책 속의 가장 강렬했던 이 곰 이야기를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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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환경부는 반달 가슴곰들을 지리산에 방생하기 시작했는데 유독 이 KM-53만이 지리산에서 수십키로 떨어진 수도산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다시 지리산으로 돌려보면 또다시 수도산으로 떠나버리고. 몇 번을 반복하다 환경부도 이 KM-53에게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고 한다. 이 KM-53의 이야기를 첫 장에서 만난 만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히 보였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안다는 것. 그 지점에서 새로움과 특별함이 시작된다. 단지 남들과 다르고 싶어서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그 전에 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당연하지만 어려운 사실을 다시 한 번 새삼 느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처음 만난 이 특별한 곰의 이야기가 내 머릿속 어딘가 가장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지금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나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주저 없이 떠나버리는 이 곰이 너무나도 부러웠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던 과거의 나와는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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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이지만, 원하는 것이 꿈이던, 음식이던, 아주 사소한 것이던 고민 없이 가지려 노력했던 과거의 나와 다르게 지금은 모든 부분에서 주저하고 고민한다. 뭐가 문제였던 걸까.

 

별다른 계기 없이 조금씩 시들어간다는 감상을 나 자신에게 느끼니 더욱 무기력해졌다. 그런 와중에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반하는 무언가를 시도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니 반가웠다.

 

그 말인즉슨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쫓고자 하는지 잘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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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전공한 작가가 그들을 알게 된 계기와 그들의 작품들을 소개할 때면 독자들이 조금씩 기존에 반하는 무언가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덧붙여 기존과 다르다는 것이 거창한 게 아니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 오랜 시간 고민하고 생각해야만 알 수 있는 것에서 다름의 지점이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와 닿았다.

 

많은 이들에게 여러모로 혼란스럽고 무기력한 시기이겠지만. 그런 시기일수록 이 책 ‘태도가 작품이 될 때’와 같이 건강한 자극을 주는 책들이 종종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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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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