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예술축제 프린지페스티벌. 작년 행사에 참가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0년 행사가 열린다니, 묘한 기분이다.

작년 행사에서는 새하얀 구름이 떠다니는 상쾌한 푸른빛 하늘 아래 자유롭고 편하게 잔디밭을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팜플렛에 보고 싶은 공연을 빼곡히 체크해가면서 일분 일초도 허투루 보내기 아까웠던 그 때. 추억을 곱씹으려니 지금은 확실히 상황이 달라졌다는게 실감 난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지 반년을 넘어선 지금,감염병의 확산 상황과 잔잔히 흘러가던 일상을 숨막히게 만드는 긴장감은 아직도 현재 진행중인 것이다. 솔직히 페스티벌이 정상 개최된다는 점 자체가 굉장히 의외였다.

관객과 밀접한 소통을 중요시하는 만큼 올해 행사는 취소되지 않을까 했었는데. 왠걸, 프린지페스티벌은 예술가와 관객 모두가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안했다. 올해 행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전시로 나누어 진행된다고 한다.

홍대에서 월드컵경기장으로, 월드컵경기장에서 문화비축기지로 거처를 옮겨온 프린지페스티벌은 올해에도 문화비축기지를 터로 삼을 예정이다. 작년에는 실내와 실외를 고루 아울러 진행되었지만 이번에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실내 작품은 온라인 페스티벌로, 야외 작품은 오프라인 페스티벌로 계획했다.

온라인을 활용한 페스티벌은 축제에 직접 참여하는 것처럼, 함께하는 경험을 높일 수 있는 온라인용 패키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게임 시스템과 결합한 가상의 문화비축기지를 만나고 그 세계 속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며, 여러 공간을 돌아다니고 원하는 작품을 선택하는 구조로 설계돼 생생한 체험을 이끈다.

프린지페스티벌은 심사나 경쟁 없이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참가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페스티벌'인 만큼, 다양한 공연과 전시과 취소되는 현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예술가와 예술가, 예술가와 관객, 관객과 관객이 서로 다층적으로 다양한 영감을 주고받으며 현 사회적 정서를 고려해 억눌러왔던 창의성과 영감을 고스란히 표출하는 예술의 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예술가들의_______축제'라는 테마로, 페스티벌의 주축인 예술가들에 본질적으로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테마를 빈 칸으로 열여둠으로써 누구 한 명이 중심이 되는 축제가 아닌, 모든 예술가를 존중하는 축제로 나아가려는 포부를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