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선택된 인류, 호모사피엔스 - 절멸의 인류사

가장 약했기 때문에 살아남을 있었던 우리의 조상
글 입력 2020.07.28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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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능이 뛰어난 사람이 승리할 것이라는 뿌리 깊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아주 먼 옛날 우리의 조상은 침팬지였고 진화를 거듭하며 지금의 인류가 됐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여기서 어째서 수많은 종을 제치고 현생인류인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 하고 질문을 한다면 대다수의 사람은 호모사피엔스가 뇌를 쓰는 가장 똑똑한 생명체였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그러한 예측을 뒤엎게 된 인류 진화론을 설명한 학자가 있다. 우리가 예측했듯 지금의 인류는 가장 강하고 똑똑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약하고 뇌를 많이 활용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종에 비해)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약한 것이 살아남았다’는 이 모순적인 주장의 근거를 ‘사라시나 이사오’의 <절멸의 인류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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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직립 이족 보행 하는 동물이다. 원숭이나 침팬지도 종종 일어서긴 하지만 완전한 직립보행이 불가능하며 머리와 발이 일직선상으로 떨어지도록 곧추세워 걸을 수 있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인간은 특별한 존재지만 처음부터 특별하지는 않았다. 수많은 종 가운데 사피엔스만이 현생인류가 된 까닭도 그들이 주체였기 때문이 아니라  환경이 만든 결과라는 것이다. 또한 진화에는 우연과 필연이라는 양면이 있는데 우연, 즉 운명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직립 이족 보행과 더불어 인류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은 송곳니 크기의 축소이다. 많은 동물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크고 위협적인 송곳니는 사람에게도 있지만 다른 동물들에 비해 위협적이지 않다. 그러나 송곳니가 처음부터 작았던 것은 아니기에 왜 축소되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었는데 의외로 습성에서 정답을 얻었다.

 

 

진화에 대해 생각할 때 흔히들 뛰어난 것이 이기고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진화의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은 자손을 많이 남기는 쪽이다. 뛰어난 것이 이기고 살아남는 경우는 단 한 가지 밖에 없었다. 뛰어났기 때문에 자손을 많이 남기는 것이다. (P. 127~128)

 

 

송곳니는 음식을 편하게 먹기 위함보다는 수컷 간의 싸움에서 사용되었고 때로는 자신의 송곳니를 보여주면서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수컷이 싸우는 주된 이유는 여러 명의 수컷 가운데 소수의 암컷을 두고 경쟁할 때인데 700만 년 전의 인류가 일부일처나 그와 유사한 사회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싸움이 필요 없어졌기에 송곳니의 크기가 점차 작아졌다고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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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생존에 불리해 삼림에서 쫓겨나게 되었던 인류가 지금의 현생인류가 된 것, 무리를 이룰 수밖에 없었던 신체적인 환경 탓에 지금의 인간이 서로 협력을 하는 사회적인 동물이 된 것, 불가항력인 자연재해나 환경 앞에서 좋은 것만 먹고 자란 부자들보다 오염된 환경 속에서 면역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가난한 자가 살아남았던 것, (이와 비슷한 일을 인류 진화과정에 빗대어 설명한다.)과 같은 굵직한 사건들을 계기로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을 낱낱이 해부하는 듯한 설명 속으로 빠져드는 재미가 있다.

 

 

가난해서 살아남은 지브롤터 사람들

 

19세기 지브롤터의 생활 환경은 매우 나빴다. 위생 상태가 안 좋았고, 특히 마실 물이 부족했다. 부자들은 걱정 없었다. 우물을 파거나 저수지에 빗물을 받아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항상 더러운 물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가난한 사람들의 사망률이 더 높았다. 그런데 어느 해 심각한 가뭄이 들자 상황이 역전됐다. 부자들은 대부분 목숨을 잃고 가난한 사람들이 대부분 살아남은 것이다. 항상 깨끗한 물을 마시며 강한 개체와 약한 개체의 비율을 비슷하게 유지했던 부자들은 가뭄이 들어 더러운 물을 마실 수밖에 없게 되자 많은 수가 목숨을 잃었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 더러운 물도 문제없이 마실 수 있을 만큼 강한 개체들만 남아 있었다. 가뭄이 들기 전부터 이미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약한 개체가 도태되었기 때문이다.(P. 164~165)

 

 

위기를 기회로, 때로는 힘겹게 가까스로 사피엔스는 마지막까지 네안데르탈인과 살아남았으나 ‘동일한 생태적 지위를 점한 두 종은 동일한 장소에서 공존할 수 없다’라는 가우제 법칙을 증명하듯 결국 네안데르탈인은 4만 년 전에 멸종되고 우리만 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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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우리는 앞선 인류가 그러했듯 또 하나의 진화를 겪는 과정 중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인류는 침팬지보다도 작고 마지막까지 함께 생존한 네안데르탈인보다도 작은 뇌를 가지고 인간은 현재까지 수많은 업적을 이루어냈다.

 

인류의 뇌 크기는 수만 년 전에 정점에 이르렀고 지금은 내리막길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뇌의 용량이 축소되면서 인류는 AI에게 뇌를 맡기고 단순한 인간이 될지, 아니면 다른종으로 변화해서 지구의 또 다른 지배자가 될지 1만 년 뒤, 10만 년 뒤 우리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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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한 절멸의 과정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생존 전략

우리 조상은 약했지만,

아니 약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약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언뜻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 주장은 인류가 지난한 진화를 거치며 만물의 영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핵심적인 논의로 작용한다. 강한 완력도, 날카로운 이빨도 없었던 인류의 조상은 어떻게 700만 년이라는 시간을 견뎌 살아남았을까?

 

왜 인류는 불편하고 생존에 불리한 특징들은 발전시키고 후대에 물려주었을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인류가 될 수 있었을까?

일본의 분자고생물학자인 사라시나 이사오는 이 책에서 인류의 기원에 대한 기존의 학설을 새롭게 해석하고 최신의 고고학 성과와 실시간으로 수정되고 있는 학문적 논의를 바탕으로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우리가 진화에 대해 가지고 있던 오해와 의문, 인류가 만들어 온 역사에 영향을 끼친 필연과 우연의 순간들, 고고학과 관련된 기초 개념과 재밌는 에피소드 등이 한데 어우러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 가진 가장 오래되고 근원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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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라시나 이사오 (更科 功)

 

분자고생물학자. 1961년 도쿄에서 출생했다. 도쿄대학교 교양학부 기초과학과에서 수학 후, 잠시 민간 기업에서 근무했다.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도쿄대학교 대학원 이학계연구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분자고생물학 전공으로 동물 골격의 진화가 주 연구 분야다. 메이지대학교, 릿쿄대학교, 세이케이대학교, 도쿄가쿠게이대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쓰쿠바대학교 연구원을 거쳐, 현재 도쿄대학교 종합연구박물관 연구 사업 협력자로 일하고 있다.

 

진화와 생물학을 주제로 학문 활동뿐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저술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고단샤 과학출판상을 수상한 《화석 분자 생물학》을 포함해, 《폭발적 진화》 《우주에서 어떻게 인간이 탄생했을까》 《잔혹한 진화론》 《아름다운 생물학 강의》 등이 있다.

 




[전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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