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흔들리는 순간에, 마티아스와 막심 [영화]

글 입력 2020.07.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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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독 자비에 돌란의 이름은 어찌 된 연유인지 내게 익숙했다. 그의 작품은 한 번도 접한 적이 없었지만 낯설지 않은 그 이름만 믿고 내 첫 시사회를 마티아스와 막심으로 결정했는데 결과적으로 썩 만족스럽진 못했다.

 

후에 찾아보니 자비에 돌란은 서사 구조와 인물의 성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인물의 기분과 상황에서 묻어나는 감정 및 인상을 어떻게 이미지화할 것인가에 심혈을 기울이는 감독이라고 한다. 영화를, 대상화할 수 없는 무언가를 미학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으로 여기는 시네아티스트라고, 그의 작품을 볼 때면 영화를 만들 때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그리고 그 관심 대상을 어떻게 영화적으로 승화하고 싶은지를 알아봐야 한다고 한다.

 

글쎄, 나는 그에게 ‘칸의 총아’ ‘젊은 거장’이라는 수식어는 과분하지 않냐며 조롱하는 상당수의 평론가처럼 단순히 관습적인 잣대로 그를 평가 절하하는 걸지도, 나와 열 살도 채 차이 나지 않는 굉장히 젊은 감독에게 질투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좋지 않았던 영화를 좋았다고 얘기할 순 없는 노릇이다.

 

난 내게 감정을 넘어 감각으로 다가오는 영화를 좋아한다. 나도 모르는 새에 눈물이 흐르거나, 두통을 느끼게 되거나, 심장이 두근거린다거나, 털이 곤두선다거나, 미소가 지어진다거나 하는. 이것이 감정과 감각에 예민한 내가 영화를 소화하는 방식이다. 헌데, 마티아스와 막심은 내게 그 무엇도 자극하지 못했다.

 

아, 리뷰를 적어 내려가는 와중에 발견한 것인데,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자비에 돌란은 ‘영화에서 미적으로 미리 생각하며 연출한 장면은 거의 없다. 심리적으로 카메라는 존재하지만, 그 효과를 단순화하려고 노력했다. 영화를 촬영하는 데 있어 목적은 직설적이고 단순해지는 것이었고, 인물들의 대화에 집중했다’고 전하며 스타일에 치중되지 않은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욱더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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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맷과 막스의 사랑은, 여느 퀴어 로맨스와 다를 것 없이 혼란스럽고, 부정하고만 싶고, 마주하기 두렵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감정은, 조용하지만 지독하고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끈질기다. 그렇기에 그들의 사랑은, 또 오랜 우정은, 가엾고 위태롭다.

 

사실, 처음 파티에서 그들 무리의 모습을 보았을 땐 소년들로 인식했다.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극 초반쯤 되는. 헌데 맷은 로펌에 다니는 어엿한 직장인이었고 막스는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이었다. 그들은 함께할 때면 소란을 피우고 놀던 어린 시절의 그때 그 소년들이었지만 흩어지면 어른인 듯 보였다. 소년과 어른을 오가는 그들의 불안정한 모습은 사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맷은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통해서는 20대 후반 남자의 안정적이고 성숙한 연애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막스와 함께할 때면 망아지처럼 헤집고 날뛰는, 홀로 감당하지 못하는 감정에 일부러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본인 또한 가슴 아파하는 어리숙한 소년의 사랑을 보여준다. 맞춤법에 집착할 정도로 완벽주의자에 근사한 회사에 다니며 풍족한 가정까지 지닌 청년이 그려내는 소년의 서툰 사랑은 실망스럽기보단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사랑 앞에서 무너지는 건 사랑을 해본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지키고 싶은 오랜 우정과 부지불식간에 요동치는 사랑의 경계 그리고 갈림길을, 아이와 남자와 어른의 분리로 보여줌은 여느 퀴어 로맨스와는 달랐다. 단순히 맷과 막스가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꼈는가가 전부가 아니었다. 역동적인 청춘, 진실하고 투박한 우정, 부드럽고 찬란하게 빛나는 젊음, 20대의 끝자락 그 특정한 나이에 도달한 청년들이 변화와 논쟁의 시기에서 그들이 속할 곳이 어디인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고뇌하고 탐구하며 불완전한 서로를 채워주는 모습과 자신을 알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가는 양상에 집중하는 것이 그들의 청춘을 더 깊이 느낄 수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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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대 중반의 나는 맷과 막스, 그들의 친구들처럼 청춘을 보내고 있다. 나 또한 막스가 거울 앞에서 바라보던 그의 얼굴의 커다란 흉터가 상징하듯 결핍 슬픔,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사라지지 않는 생채기를 갖고 있기도 하며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들처럼 함께할 때면 과거로 돌아가는 듯 느껴지게 만들어주는 친구들이 곁에 있고 언제나 그들을 어떤 모호함 없이 사랑한다.

 

확실한 건 무엇도 없다. 감정은 시시각각 일렁이며 내 청춘은 어느 날은 구르는 낙엽과도 같고 어느 날은 폭우가 쏟아지는 밤과 같고 어느 날은 소복이 쌓이는 눈과 같다. 가랑비처럼 서서히 젖어오는 사랑도 있었고 소나기처럼 예고 없이 급작스레 쏟아지는 사랑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순간순간과 방황이 존재 자체로 빛나는 20대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과정이리라 생각하며 후에 청춘에 대한 향수가 되리라 싶다. 그렇기에 찰나를 충분히 만끽하고 의심하고 파고드는 내가 되길 바란다.


리뷰를 쓰다 보니 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 영화를 괜찮게 보았나 싶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더 보고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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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와 막심

- Matthias & Maxime -

  

 

감독 : 자비에 돌란

 

주연

자비에 돌란

가브리엘 달메이다 프레이타스

 

장르 : 드라마


개봉

2020년 07월 23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120분

 

 



[강안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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