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DAW의 발전, 나아가야 할 방향 [음악]

DAW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편리함, 이로 인한 우려와 나아가야 할 방향
글 입력 2020.07.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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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W(Digital Audio Workstation)의 발전으로 요즘은 원하는 곳 어디서든 음악 녹음과 작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DAW란, 디지털 오디오의 녹음, 편집, 재생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프로그램으로, 쉽게 설명하면 MIDI를 활용한 컴퓨터 작곡 프로그램이다.

 
많은 DAW 프로그램 중에서도, 나는 애플 사의 ‘로직 프로 (Logic Pro X)’를 사용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왔고, 당시 초보자인 나에게 기술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것들이 많아 그 편리함 때문에 계속 사용하게 되었다.
 
로직 프로는 초보자들의 취미를 위한 사용부터, 전문가들의 작업을 위한 사용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여 비전문가뿐만 아니라 많은 음악인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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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Logic Pro X를 검색하면

사용법, 기능 설명 등 강의 형태의

수많은 동영상이 제작되어 있다.

그만큼 비전문가도 쉽게 접근하고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이 유익한 작곡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보면, 가끔 우려 깊은 생각이 들곤 한다. 한 음악이 만들어지기까지에는, 최소 세 가지 역할이 필요하다. 곡을 연주하는 연주자와 음향 기술적 편집을 담당하는 엔지니어(Engineer),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감독하는 프로듀서(Producer)가 있다. 내가 가진 우려는 바로 DAW의 발전으로 인해 이 역할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DAW와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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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포맷변환]Score editor.jpg

 

로직 프로 상에서 악기를 직접 연주하지 않아도

기록할 수 있는 ‘Piano Roll Editor’와 ‘Score Editor’.

(출처 : Offical Apple Support)

 

 
일부 DAW에서는, 악기를 연주하고 녹음하는 방법이 아닌, 기술적인 방법으로도 음악을 표현하고 기록할 수 있다. 로직 프로를 예시로 들어보면, 원하는 음정에 원하는 길이만큼 기록할 수 있는 ‘Piano Roll Editor’와 직접 음을 그려 넣은 악보를 연주해 주는 ‘Score Editor’가 있다.
 
만약 직접 연주한 것을 녹음했다가 수정할 부분이 생긴다면 다시 녹음해야 한다. 하지만 DAW 상에서는 틀린 부분만 수정하면 된다. 또한, 악기의 연주 없이 프로그램의 기술로만 연주할 수 있다는 점은 연주로 구현하기 힘든 것까지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프로그램이 연주자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DAW와 엔지니어 (Engineer)


 

[크기변환]macos-logic-pro-x-10-4-2-chromaverb-plugin-main-room.jpg

위의 사진처럼 다양한 음향 효과가

프리셋으로 지정되어 있어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출처 : Offical Apple Support)

 

 
음악을 녹음하는 과정, 녹음 후 진행되는 믹싱(Mixing) 등의 후반 작업은 음향 엔지니어의 몫이다. 하지만 DAW에서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만 안다면 누구나 녹음을 할 수 있다.
 
또한, 믹싱 등 후반 작업에 필요한 이퀄라이저와 리버브 등의 플러그인들도 DAW 안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반적인 소리를 다듬는 과정은 엔지니어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로직에서는 악기와 상황에 맞는 프리셋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사용법만 안다면 엔지니어의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DAW와 프로듀서 (Producer)


 

로직 프로의 간단한 편집 기능을 짧게 보여주는 동영상. 만약 프로듀서가 작업 도중 새로운 음악적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새로 녹음을 해서 이전의 것과 비교하는 작업을 해야 하지만, 동영상에서 소개한 복사, 실행 취소 등의 기능은 시간적 부담을 덜어주어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그렇다면 이 모든 과정을 감독하는 프로듀서는 어떨까? 음악 제작 시, 프로듀서가 갖춰야 할 역량은 진행되는 음악 작업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과 조치 능력이다.
 
곡을 작업하는 과정에서 프로듀서는 즉각적으로 진행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하고, 이를 통한 작업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즉, 수월한 곡 작업을 위해서 프로듀서는 탄탄한 음악적 경험과 지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음악적 수정과 편집이 편리하다는 DAW의 특성은 사용자로부터 이러한 부담을 덜어준다.
 
편집이 비교적 쉬운 DAW 상에서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는 것에 부담이 덜하다. 만약 새로운 음악적 아이디어가 떠올라 새로운 작업을 하였는데 시도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 해도, 실행을 취소하고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DAW의 장점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DAW의 발전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을 직접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와 더불어 발전한 DAW들의 유용함과 편리함은 음악 생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음악 작업을 취미 생활로 하는 비전문가들에게는 전문가 수준의 접근성을,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전문가들에게는 위에 예시처럼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DAW의 발전으로 음악 작업의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우려하는 것은, DAW의 발전 방향은 연주자와 엔지니어, 프로듀서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닌, 프로그램상의 기술만 가지고는 작업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또한, 이 프로그램상의 정해진 기술만을 이용하다 보면, 새로운 기술적 발전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각 음악적 결과물의 개성이 흐려지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술은 아직 기계가 할 수 없는, 인간의 몫임이 분명하다. 기능과 편집 등의 기술적 아이디어는 DAW가 제공해 줄지 몰라도, 예술적 아이디어는 DAW가 제공하지 못한다.
 
음악도 예술이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의 감정이 들어가게 되고, 듣는 사람이 듣고 느끼는 감정도 존재하게 된다. DAW 등 작곡 프로그램의 기술적 발전은 창작자의 예술적 아이디어와 감정을 더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로써, 창작자와 감상자 간의 예술적인 소통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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