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평면에 입체를

정말 어렵다.
글 입력 2020.07.1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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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민(Han SeungMin)

공간드로잉

2020

종이에 드로잉 재료 (Drawing Material on Paper)

30*21(cm)

Korea

 

 

다른 사람, 사물, 사건, 상태와 저와의 관계에 있어 늘 균형을 지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일어나는 저와 세상 사이의 순환과 차단 등도 노력이 필요하고요.

 

이러한 생각을 공간으로 치환해 그림으로 풀어보기 위해 이번 드로잉을 시작했습니다. 드로잉에 자주 등장하는 문, 열쇠 구멍, 손잡이 등은 이러한 순환과 차단의 메타포라고 생각하시면 쉬우실 듯합니다.

 

그렇게 시작했지만, 단순히 공간을 구상하고 드로잉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고, 천편일률화되기 쉬웠습니다. 첫 드로잉을 봐도 쉽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공간 구성1.jpg

공간드로잉1


공간 구성1.1jpg.jpg

공간드로잉2

 

 

이런 식의 드로잉이 초반엔 대다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이 드로잉에선 분명 공간을 그렸는데도 종이가 더욱 평평해 보이는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그림을 그리는 분들께 조언을 얻었습니다. 한 분께서 여러 입체파 작가들의 작품을 연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공부하고 그려 본 드로잉이 아래의 작품입니다.


 

공간 구성2.2jpg.jpg

공간드로잉3

 

 

많은 도움을 받고 머리를 싸매고 했어도 아쉽기 그지없는 첫 시도입니다.

 

종이의 '네모'와 공간만의 '입체'를 벗어나기 위해 먼저 말도 안 되는 공간을 제한한 후 그 안을 채우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이런 식의 경계가 있으면 그 안에서 새로운 창의력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공간 구성3.jpg

공간드로잉4

 

 

첫 드로잉에서 한 방법을 사용하지만 이번엔 경계 없이 공간 창출을 시도했습니다. 이 드로잉에선 문들, 손잡이, 열쇠 구멍 등을 이용해 작품에 개념도 담기 시작했습니다.



공간구성 2.jpg

공간드로잉5

 

 

평면을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 조금 익숙해져 다양한 선이나, 글자, 명암 등도 활용해 보았습니다. 여기선 이제 처음의 작품에서와 같은 현실성도 조금 포함해 가구 등도 표현해보았습니다.

 

현실 공간에서도 고개를 이리꺾나 저리 꺾나 물구나무를 서나 내 앞이 입체 공간임엔 변함이 없는 것처럼, 드로잉에서도 가로로 보나 세로로 보나 대각선으로 보나 상관없는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공간구성4.jpg

공간드로잉6

 

 

공간의 형태와 그림이 말하는 개념이 더 명확하도록 그림을 단순화하고 중요한 것의 크기를 키웠습니다. 두번째 작품에서부터 모호하게 등장했던 악수하는 손의 모습을 확대해 다정하고, 사람 사는 공간임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열쇠 구멍이나 오른쪽 위의 선반 같은 현실적인 가구들 등, 각 단계마다 추가한 부분들도 생각해 드로잉을 완성해 보았습니다.

 

이 드로잉들은 후에 다른 작품을 할 때도 큰 변화와 도움을 주었던 작품들입니다. 이곳엔 드로잉6를 마지막으로 올리지만, 이것과 관련된 작품은 사실 끝이 없습니다. 후에 올라가는 제 작품들을 설명할 때 꼭 필요한 드로잉과 글들이어서 이렇게 최대한 간소화해서라도 올려봅니다.

 

제가 바보임을 상기시켜준 입체파 작가들과 보통 입체파사조로  분리 되진 않지만, 공간의 다정함을 알려준 마르크 샤갈에게 이 드로잉들을 바칩니다.



[한승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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