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잠깐만, 내가 알던 마임이 아니잖아? - 연극, '잠깐만' [공연]

'마임공작소 판'의 넌버벌 마임극, <잠깐만>
글 입력 2020.07.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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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e [maim]

1. ~을 흉내내다 2. ~을 광대극조로 연기하다 3. 팬터마임 4. (고대 그리스/로마의) 무언 광대극(배우)

 

 

'마임'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디즈니 영화 <라푼젤>에 나오는 마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병사들에게 쫓기는 주인공을 도와 현란하고 재미있는 마임 기술로 적들의 혼을 쏙 빼놓던 모습.

 

 

[크기변환]unnamed.jpg

 

 

또 한창 태양의 서커스에 푹 빠져 있을 때의 마임도 떠오른다. 태양의 서커스 속 마임은 주로 극의 초반, 광대들이 사람들의 이목과 시선을 끌기 위해 짧게 등장한다. 그 이후로는 마임, 하면 가볍고 명랑하게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여름, 대학로 알과 핵 소극장에, '진중함'을 담은 특별한 마임 공연이 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전에 알던 주의 환기용의 짧은 마임과는 달리 무려 러닝 타임 총 55분 동안이나 진행되는 마임이라니. 내가 모르는 어떤 색다른 마임의 매력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크기변환_잠깐만 공연 사진 (1).jpg


 
단체소개 : 마임공작소 판
마임공작소 판은 마임이란 장르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형식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자 결성된 단체입니다. 다양한 활동영역의 예술가들이 마임을 탐구하고 대중적이면서 독립적인 작품으로서의 마임레퍼토리를 개발하여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하며 그에 맞는 작품 활동 및 각종 마임 및 공연예술축제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잠깐만>은 열정은 가득하지만 늘 실수투성이인 단장과 가끔 투정은 부리지만 작품을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 단원들로 이루어진 길거리 유랑극단의 여정을 다룬 ‘넌버벌 마임(*넌버벌 퍼포먼스는 대사가 없이 진행되는 공연을 의미한다.) 극’이다. 비말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유치환의 시, '깃발' 속 구절이 떠올랐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소리는 없지만 그 어떤 소리보다 강렬하게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시 속의 깃발과 같이 이 무언극 역시 어떤 극보다도 의미로 가득 차 있는 공연이 되리라고 기대된다.
 
 
 
고전의 재해석

 

반 고흐의 명작들을 2D 화면에 마치 스톱모션처럼 움직이도록 구현해놓은 영화 <러빙 빈센트>. 그 영화를 보고 전율에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 분명 같은 그림인데 부동의 그림을 보는 것과 유동의 그림을 보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눈 앞에서 3D, 아니 4D의 살아있는 고흐를 만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액자 속에만 납작하게 걸려있던 익숙한 명화들을 눈앞에서 직접 살아 숨 쉬는 모습으로 만나 볼 수 있다니.
 
‘고흐’, ‘뭉크’, ‘모네’ 등의 고전 명화를 '짐노페디', '운명' 등과 같은 고전 명곡과 버무려 표현하는 '4D'의 마임극은 과연 어떤 것일까. 기존의 고전이 가진 울림이 공연장에 재해석되어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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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극

 

이전에 대학로에서 유명한 추리연극을 본 적이 있다. 그 공연을 보고 나는 한동안 충격에 휩싸여 며칠 내내 일기장에 그 극에 관한 이야기만 쓰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평소 내가 알던 다른 연극과는 전혀 다르게 관객들의 참여로 결말과 범인이 모두 달라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연극이란, 완성된 시나리오에 충실할 것이라고 믿었던 나의 통념을 시원하게 깨부수는 형식이었다.

 
<잠깐만> 역시 관객이 수동적으로 보는 것만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함께 완성해가는 ‘관객 참여형’ 극이다. 특히나 관객 참여형 극은 'N차 관람(여러번 같은 공연을 반복해서 관람하는 것)'을 유발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한데 어떤 관객들과 어떤 소통을 하느냐에 따라 극의 분위기가 바뀌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통에 따라 즉흥적이고 유동적으로 극이 변화한다는 점이 나에겐 <잠깐만>을 직접 보러 가야만 하는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대한민국 최정상 마임이스트의 끊임없는 고뇌의 산물

 

연출 겸 마임이스트 고재경은 국내 최고의 마임이스트로, 화려한 공연 이력을 자랑하며 2018년에는 ‘김상열 연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비록 대한민국 최정상의 마임이스트지만 끊임없는 고뇌에 고뇌를 거듭해 완성한 작품이 바로 이 마임극 <잠깐만>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최정상의 고민이 스민 마임극 <잠깐만>. 올여름, 알과핵 소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고자 한다. <잠깐만> 보러 왔다가 마임에게 오랫동안 푹 '입덕'하게 될 지 또 누가 알겠는가.

 
극을 다 본 뒤에 이렇게 감탄하길 기대한다.
 
"<잠깐만>, 내가 알던 마임이 아니잖아?"
 

*
 
명화 속 물감이 내 삶의 캔버스에 번지는 시간,
몸으로 그려낸 명화 이야기,
 
마임공작소 판의 <잠깐만>

 
공연일시: 2020년 7월 29일 (수) - 8월 2일 (일)
 
공연장소: 알과핵 소극장
 
공연시간: 평일 8pm, 주말 5pm
 
출연: 이지혜 김혜숙 고재경
 
티켓값: 20,000원
 
관람연령: 7세 이상
 
제작: 마임공작소 판
 
러닝타임: 55분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이강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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