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의 위로 [시각예술]

대구미술관 ‘새로운 연대’展
글 입력 2020.07.1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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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

 

 

이 정의가 새롭지 않다. 전혀 낯설지 않다. 한국에 첫 확진자가 생긴 지 6개월이 지났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봤지. 내가 사는 이 현실에서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다닐 거라고 누가 상상이라도 해봤을까.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았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는 말하기에도 입 아플 지경이다.

 

*

 

대구미술관이 90일의 휴관 끝에 새로 선보이는 전시가 흥미롭다. 6월 16일 처음 선보였던 <새로운 연대>에 대한 소개 글의 일부를 발췌해본다. "<새로운 연대>를 통해 일상의 가치와 자유, 개인과 공동체적 삶의 의미를 조명함으로써 지친 나와 당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듯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 재난 상황 속에서 예술은 인간에게, 이 사회에게 무얼 줄 수 있는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연대는 무엇인가. 이런 물음을 던지는 전시였다. 답은 없다.

 

다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라는 그 문구에서 나는 예술의 기능에 대해 생각했다. 엘렌 디사나야케의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서 예술에 대해 몇 가지 기능을 제시했다. 그중에서 간단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했던 건 바로 이것이다.

 

예술은 치유적이다.

 

치유가 필요하다. 이전에도 바이러스는 존재했으나, 이렇게 우리의 생활 속으로 침투해서 괴롭혔던 바이러스는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생존과 안전에 대한 욕구가 샘솟았고 자꾸만 움츠러들었다. 마치 우리 안에 겨울이 온 것처럼.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기에 버겁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주고 간 마음속 상처는 깊게 파고들었다.

 

인상 깊었던 두 작품과 함께 예술의 기능(치유)에 대해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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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마음의 겨울은 어떻게 해야 끝날까요?

 

 

노란 집 앞에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누군가가 보이는 그림이다. 산도 있고 별도 있다. 저 노란색의 따스함에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든다. 주변에 칠해 있는 검정은 오히려 노란색을 돋보이게 한다.

 

긍정과 밝음을 내포하는 노란색이 우리에게 희망을 전파해주는 듯하다. 색깔의 자극은 우리의 감정을 자극시킨다. 노란색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우리의 마음에 안정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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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에너지-사랑: 미러볼

 

 

사랑의 에너지가 눈에 보인다면 이러한 형태일까. 다채롭고 풍성한 색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코로나를 넘어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우리가 결코 절망적이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살펴보았던 두 작품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치유를 준다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누군가는 이 작품들을 보면서 치유를 받았을 거라 확신한다.

 

마지막 섹션의 ‘희망 드로잉프로젝트’도 흥미로웠다. 예술의 기능을 잘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였다. 챌린지 형태로 예술가가 다음 예술가를 지목하는 형식으로 100개의 드로잉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 작품이 하나씩 채워질 때마다 우리의 희망도 점점 쌓일 듯하다.

 

마음속 겨울이 봄이 될 때까지 그 옆을 지켜주고 안아주고 악수를 건네는 많은 예술에 감사하다. 힘든 시기다. 여기저기서 앓고 있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꿋꿋이 살아갈 수 있는 수많은 이유 중에는 예술의 위로도 포함된다고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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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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