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My Dear 피노키오展

어른들을 여전히 즐겁게 해주는
글 입력 2020.07.0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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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즐겁게 해 주기는 너무 어렵다.”

 

피노키오의 아버지 카를로 로렌치니가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며 한 말이, 나에게 깊게 다가왔다. 물론 생전에 피노키오가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보진 못하였지만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 ‘피노키오’는 기억에 남는 특별한 존재이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해 쓴 동화임에도 어른들 역시 콜로디의 ‘피노키오’ 덕분에 추억을 가지고 즐거움을 마음 한 켠에 가지고 살기도 한다. 그는 어른들을 즐겁게 해 주기 어렵다 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어른들은 그의 동화로 즐거워하고 있다.

 

나 역시도 어릴 적 동화책으로 피노키오를 접했고, 티비에서도 종종 디즈니의 피노키오 애니메이션을 방영해줬다. 내가 어린 시절에 어른들은 피노키오를 보며 거짓말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기를 바랐다. 물론 그 당시의 나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것보다도 피노키오라는 주인공의 모험에 더욱 이입했다.

 

피노키오가 탄생하게 된 배경, 그리고 사람이 되기 위한 일대기를 마치 내가 피노키오가 된 것처럼 느끼는 것으로 즐거움을 찾았다. 어느정도 나이가 들고 학교에서 국어교육을 받으며 문학 작품을 분석하는 것을 배웠을 때부터 ‘피노키오라는 동화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는 이런 분석적인 생각보다도 어린 시절 내가 순수하게 즐겁게 빠져들었던 피노키오에 대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분석적인 삶도 나쁘지 않지만, 예술만큼은 개개인이 가진 주관적인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정해준 교훈이나 분석된 무언가와 달리 예술이란 것은 바라보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면이 강하다.

 

같은 작품을 봐도 개개인마다 각기 다른 감상을 표현한다.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살아온 삶과 주관적인 부분에 의해 셀 수 없이 다양한 의견들이 표현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도 ‘피노키오’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작가들의 해석이 표현력이 가미된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많은 기대를 하고 방문했다.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열광하는 ‘피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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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틀어 성경 다음으로 많이 번역된 작품 또한 ‘피노키오’이다. 그만큼 많은 전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동화이기도 하다. 예수나, 기타 종교에 관련된 예술 작품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셀 수 없이 많이 창작되고 있는 것처럼 ‘피노키오’도 과거 뿐만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전 세계의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소재가 되어주고 있다.

 

어렸을 적에는 피노키오 책마다 다른 삽화들을 구경하는 것을 즐겼다. 같은 이야기여도 출판사에 따라 차용된 삽화의 작가 달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번 전시도 그런 즐거움과 놀라움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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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같은 ‘피노키오’라는 이야기와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작가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법부터 작품을 구성하는 방법, 사용한 재료 무엇 하나 겹치는 것이 없었다.

 

그림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작품으로 3D와 접목한 작품도 있었다. 초입부터 끝나는 길마다 피노키오의 내용 한마디가 적혀있는 단색의 벽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동화 속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덕분에 과거의 추억이 살아나기도 하고, 다양한 작가들의 삽화를 보며 감탄이 쏟아졌다.

 

이렇게 표현이 가능하다니. 색 조합을 이렇게 사용할 수 있구나, 이 장면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작품 하나하나마다 개성이나 자세한 묘사력이 대단해 한자리에 서서 오래도록 보고 다음 발걸음을 옮기기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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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뿐만이 아니라 어린이들도 충분히 즐기기 좋은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내가 어릴 때에도 이러한 전시가 있었다면, 더욱 피노키오라는 책에 빠져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전시장 가득 피노키오의 이야기들이 한장면씩 나열되기도 하고, 작가 별로 다양한 피노키오 설정화들은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어 즐거움이 이어진다. 중간 중간, 자리에 앉아 영상물을 감상하거나 피노키오가 헤맨 바다의 일부를 떼어 전시장에 만들어 둔 상어 조형물은 지나칠 수 없는 구간이다. 나 역시도 그 자리에 앉아 한참을 바라보며 바다에 표류하는 기분을 느꼈다.

 

즐겁고, 어른이 되어 느끼는 피오키오는 여전히 재밌다. 피노키오의 아버지가 살아있었다면, 당신의 이야기는 어른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것이라고 전했을것이다.

 

전시의 주제는 동화 ‘피노키오’지만 어른들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이다. ‘피노키오’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즐겁고, 기억을 되살리고, 다시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이다. 어린이에게도 ‘피노키오’가 얼마나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다채롭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더불어 어떤 주제에 대해 다양한 표현을 하는 시도가 가치있음을 알게 되거나, 예술적 표현에 재능이 있다면 그걸 직접 실천해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익숙한 이야기이자 주제인 덕분에 어렵지 않고 그저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던 전시였다. ‘피노키오’를 아는 어른이거나, 그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이, 그냥 이 동화를 아는 사람들 모두에게 안성맞춤인 전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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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옥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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