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세계를 향한 이유있는 믿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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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2011년에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8번째 영화다. (그의 짝수 번째 영화는 항상 좋다는 이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이번 영화도 역시 좋았다)
평소 고레에다 감독의 담백하면서도 단단한 연출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많은 분들께 소개하고 싶었다. 그가 만든 여러 작품이 있지만, 오늘은 잔잔하게 흐르는 연출이 돋보이면서도 따뜻함과 재미까지 겸비한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을 소개하려 한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기적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의도치 않게 떨어져 살게 된 형 코이치와 동생 류노스케, 그리고 다섯 친구가 각자의 기적을 빌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그린다.
기차가 서로 스쳐 지나갈 때 기적이 일어난다는 믿음 하나로 발을 내딛는 아이들을 차근히 따라가며 서사는 진행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주어진 연기를 하는지 그저 자신들의 대화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만큼 영화는 아이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 고레에다 감독은 아역 배우들에게 대본을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연스러움을 담아내기 위해 촬영 당일에 대사를 말로 알려주며, 배우가 느끼는 그 순간의 감정을 포착하려 노력한다.
이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에서도 철저히 지켜졌다. 그래서일까. 카메라에 담긴 아이들의 모습은 작위적이지 않다. 그들의 꾸밈없는 생생함은 관객에게 자연스레 스며든다.
기차가 교차하는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며, 밍밍하다고 생각했던 가루칸 떡의 은은한 단맛을 느끼며, 아이들은 한층 성장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은 비일상이 아닌, 사소한 일상속에 존재함을 깨달은 것처럼, 아이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그렇게 맞이한 오늘, 그리고 내일, 다가올 세계를 바라보며 그들은 발을 내디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작품이기에, 많은 분께서 보시면 좋겠다. 섬세한 시선으로 일상을, 아이들을 그려낸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을 통해, 많은 분이 따스함과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
[김지원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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