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파괴된 마을의 비극, 그리고 여제 – 시간의 신전 '미래의 문' [게임]

시간의 신전 <미래의 문> 음악
글 입력 2020.06.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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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거짓으로 만들어진 곳, 시간의 신전의 “미래의 문”이다. 어디서부터 사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도록 거짓을 교묘하게 쌓아 올린 공간이다. 게다가 메이플 아일랜드의 주민들에게 꿈을 통해서 주입된 거짓된 미래는 사실과 거짓이 뒤엉켜 그럴듯한 미래를 만들고, 불안을 타고 마음속에서 퍼진다.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믿지 못 하게 해 결국은 분열될 뿐이다. 실제로 꿈의 내용을 가지고 사이가 좋지 않았던 시그너스 기사단과 레지스탕스는 서로를 불신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기도 했다. 이 미래를 막아야 한다.

 

플레이어가 미래의 문으로 들어가 직접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비극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파괴된 헤네시스, 전사의 긍지를 잃어버린 황혼의 페리온, 검은 마법사의 수하가 된 시그너스 기사단과 타락한 시그너스 여제, 그리고 페리온을 지배하는 레지스탕스, 참혹한 참상을 보았다.

 

이 모든 건 군단장 루시의 계략이었다. 검은 마법사의 수하인 루시드는 꿈을 조종하는 능력을 통해 서로를 미워하고 불신하도록 만들었다. 이 상황은 루시드의 의도대로 가는 줄 알았지만, 플레이어, 즉 대적자의 개입으로 그 꿈은 거짓임이 밝혀졌다.

 

이 모든 조작된 미래는 검은 마법사의 의도였다. 비록, 거짓임이 밝혀졌어도 작은 의구심은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을 것이고, 앞으로 조작된 운명을 마주하면서 미래의 문에서 느꼈던 분노를 기억하라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미래의 문을 통과하는 게이트는 미래로 빨려 들어가듯 오묘하고, 파괴된 헤네시스, 황혼의 페리온은 산산조각 나버린 추억에 느끼는 허망함이, 타락한 시그너스를 보고는 한때 지켰던 여제와 대적할 수밖에 없는 비극을 묘사한다.

 

 

Track list

 

Time gate 

 파괴된 헤네시스 

기사단의 요새 

시그너스 가든 

황혼의 페리온

 페리온 필드


  

 

Time Gate


 

출처 : 유튜브 '바람'

 

 

루디브리엄의 시간의 길처럼 보랏빛 퍼즐로 맞춰진 배경과 비슷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오묘한 오로라가 공간을 이루고 있다. 미래의 문을 통과하고 헤네시스와 에레브의 갈림길에서 듣는 음악이다. 5초 정도 남짓해 머무는 공간이라서 앞부분만 기억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도입부의 관악기의 영롱한 음색이 인상적이다. 이후 빠른 템포의 나일론 악기와 차원의 경계에 선 느낌을 준다. 음악에선 페리온 음악과 비슷하다. 북소리의 리듬과 나일론의 멜로디 라인이 황량한 고원의 느낌이 들게 만든다. 또한, 나일론과 관악기가 만든 음색이 너무 가볍지 않도록 현악기가 중심을 잡고 있다.

 

 

 

파괴된 헤네시스


 


 

 

헤네시스가 파괴되어 버렸다. 마을 밖엔 몬스터가 우글거리고, 주민들은 마을 안에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있다. 처참하게 변해버린 헤네시스 속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미용가위 대신 창을 들은 빅 헤드워드, 책을 끼고 살았던 제이는 스태프를 들었고, 커닝시티에서 돌아와 장로가 되어버린 알렉스까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처참한 헤네시스 주민들에게 말을 걸면 과거의 기억이 있고, 헤네시스가 파괴될 거라는 게 진짜 미래처럼 느껴진다.

 

 

[꾸미기]20200628_152009.jpg

 

 

밝고 경쾌하던 헤네시스의 배경음악은 온데간데없고, 재난 영화에서 나올 법한 음악이 깔린다. 비극적 분위기를 보이는 현악기가 느리게 연주된다. 마을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서 무기를 들고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절망감이 느껴진다.

 

 

 

황혼의 페리온


 

 

 

페리온의 해가 저물었다. 전사의 긍지는 바닥으로 추락한 채로 하루하루를 노예처럼 살아가고 있다. 과거 에델슈타인이 그랬던 것처럼, 검은 마법사의 수하들은 더 가혹한 방식으로 페리온 주민들을 착취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로, 그 주인공은 레지스탕스였다. 검은 마법사의 수하 블랙윙에 저항했던 레지스탕스는 미래의 문에선 검은 마법사의 수하가 되어 페리온을 지배하고 있었다.

 

원래 페리온의 음악도 밝은 편은 아니지만, 황혼의 페리온에선 절망만이 있다. 황폐한 땅에서도 전사의 긍지를 굳건히 지키며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황혼의 페리온에선 전사들의 땅을 지키지 못했다는 절망감에 휩싸이고 있고, 절규가 들린다. 크게 들리는 북소리와 호흡이 떨어지는 부드러운 피리 소리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그 소리를 뚫고 현악기의 구슬픈 소리가 들린다.

 

 

 

황혼의 페리온 필드


  

 

 

페리온의 석양이 지고 있다. 서부영화 속 카우보이가 석양을 등지며 가는 모습이 연상된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황폐하고 건조한 땅에서 검은 마법사에게 지배당한 치욕스러움을 감당하는 나날과는 대비되는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기사단의 요새


 

 

 

헤네시스와 이어진 에레브로 가다 보면 기사단의 요새에 도착한다. 계급별로 나눠진 많은 무리의 기사들이 있다. 나인하트는 시그너스 기사단에 의해 잡혀 있는 상황이었다. 그가 시그너스를 반드시 물리쳐야 한다는 단호한 말투에 플레이어는 흔들린다. 자신도 시그너스를 위해 맹세를 했지만, 이곳에선 그 기사들을 물리쳐야 하는 비극적 상황이 되어버렸다.

 

헤네시스의 음악과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기사단의 요새처럼 웅장하고, 견고하다. 기사단으로 위장하면서 길을 뚫는 플레이어의 긴장된 상황을 말해준다. 초반에는 웅장한 분위기가 부각되다가 중반부에선 현악기가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그너스의 정원


  

 

 

메이플 스토리에서 가장 사랑받는 곡 중 하나인 <시그너스의 정원>이다. <시그너스의 정원>은 오케스트라, 재즈 뿐 아니라 피아노, 첼로 등으로 연주되기도 한다. 그만큼 유명하기도 해 유튜브 커버곡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한 때 섬겼던 여제를 저지해야 하는 플레이어의 심경처럼 비극적이다.

 

실제 시그너스 여제가 있는 에레브는 신수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는 여제의 모습을 나타냈고, 생기를 모두 잃은 시그너스의 정원에서 플레이어를 기다리는 타락한 시그너스는 나타낸다. 여제를 마주한 비극적 상황을 나타낸 곡이다. 우아한 왈츠 곡이 상황과 이질적이다. 여기저기 파괴된 마을, 그리고 싸움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춤을 추는 모습이 떠오른다.

 

비록 루시드의 조작된 미래일 뿐인데 굳은 심지를 가진 여제가 어떤 이유로 타락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해진다. 왈츠곡에 춤을 우아한 춤을 추는 시그너스 여제의 마지막 모습이 상상되는 음악이다.

 

**

 

어디서부터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알 수 없는 곳 미래의 문에선 유저들의 추억이 모두 거짓으로 얼룩진 공간이다. 처참하게 부서진 빅토리아 아일랜드와 타락한 여제의 모습에 놀랄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기자기한 기존 메이플스토리의 음악과는 다르게 음울하고 절망적인 음악들로 줄지어 있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잘 듣지 않는 음악이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게임의 묘미를 잘 살린 음악들이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혼동하는 유저, 마을 속에서 고통스럽게 지내는 마을 주민들의 감정을 잘 표현한 음악들로 이루어진 미래의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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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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