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제는 여름, 끝과 시작의 계절. [기타]

파란 여름이 오길 소원하며
글 입력 2020.06.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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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여름이다. 본래 여름은 나에게 그저 무더운 계절이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 여름은 더운 계절이 아닌, 파란 계절이 되기를 바란다.


갑작스레 닥쳐온 감염 탓인지 이번 봄의 시작은 유독 쓸쓸했다. 공허하기도 하고 무의미한 시간만이 흐른다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바닥과 일체가 된 것 같은 시간을 보내다가도,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는 봄을 보냈다.


이번 봄엔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우선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봄의 서막을 열었다. 개강도 미뤄지고, 점점 무기력해지던 나에게 이번 활동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을 주었다. 동시에 다른 작업들과는 달리 사적으로 다가왔다. 오로지 스스로 느낀 감정을 텍스트로 풀어내고, 이를 기록하는 과정은 존재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문화예술을 감상하는 것에서, 아니면 그저 나의 일상을 풀어낸 것에서도 순간순간의 감정이 담겨있다. 스쳐 지나가게 두는 것이 아닌, 작은 글귀로라도 붙잡고 되새기는 것은 후에 다시 보았을 때 또 다른 감정을 만들어 준다. 나에게 이번 봄은 기록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그래서 소중해지는,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이제 겨우 여름이 다가오는데, 이상하게 마무리의 계절이라는 기분이 든다. 여러 가지 작업이 동시에 끝나서일까. 정신없던 4, 5월을 보내서 일까. 3월의 봄과는 다른 공허함이 나를 찾아왔다.


졸업 학년이 되고 난 후, 첫 학기는 누군가의 졸업 공연으로 가득 채웠다. 졸업은 끝이자 시작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누군가의 마지막을 함께 한다는 것은 굉장히 뜻깊었다. 낯선 장르를 도전한다는 것이 걱정되었는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작업이어서 그런지 나도 좋은 영향을 가득히 받았다. 오글거리기도 하고, 부끄러워서 한 사람 한 사람 전달하지 못한 감사의 말을 이 글로 대신하고 싶다. 함께 3개월을 보내서 정말 좋았고, 툴툴거렸지만 실은 모든 행동에 감사했다고 말하고 싶다.


유독 정신없이 보냈던 지난봄을 짧은 글로나마 기록할 수 있어서, 생각을 다듬어 텍스트로 정리할 수 있어 제대로 마무리가 된 느낌이다. 나와 함께해준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애정으로 표하며, 파란 계절이 얼른 날아드길 소원한다.

 

 

[김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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