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 출판저널 517호 [도서]

글 입력 2020.06.1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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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내가 있는 지역 도서관이 무기한 휴관 되었다. 이는 나에게 아주 절망적인 소식이었는데,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틈만 나면 도서관으로 출근 도장을 찍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가는 도서관은 시골에 있는 유일한 도서관인 만큼, 이용자들이 거의 없었다. 이용자보다 사서가 더 많은 날도 있었다. 내가 도서관에 틈만 나면 갈 수 있었던 이유는, 집 바로 뒤가 도서관이라 뒷마당 울타리만 넘으면 도착했기 때문이다. 무료한 일상 속에 소소한 재미인 도서관이 문들 닫으면서 나는 지루함에 몸서리쳤다.

 

책은 매일 읽고, 읽고 싶은 책은 살 수 있지만, 내가 도서관에 가는 이유는 책을 읽으러 가는 것만이 아니었다. 바로,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인문학 특강도 드론 수업도 수강 취소가 된 지금, 출판 저널에 담긴 도서관 이야기를 읽으며 그리움을 달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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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한 번은 상상한 직업이 있다. 바로 “사서”이다. 읽고 싶은 책들 사이에서 매일 도서관 출근이라니! 그야말로 덕업일치의 삶이 아닐까? 이처럼 우리가 상상했던 사서의 삶을 살아가는 이기명 사서는 출판저널을 통해 공공도서관 사서로 살아가는 숙명에 관해 말한다.

 

 

“공공도서관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공도서관 사서의 업무는 어디에 집중되어야 할까?”

 

 

이 물음에 이기명 사서는 이용자를 향한 인적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도서관에서 ‘독서 치료’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으로 해답을 찾았다. 독서 치료라고 하면 단순히 책을 읽고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모든 치료가 그렇듯, 치료라는 행위는 상당히 까다롭다. 자신을 분석한다고 해서 해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며, 묻어두었던 상처를 다시 짚어가는 행위라 미처 알지 못했던 트라우마를 다시 떠올리게 하여 고통스러울 수 있다. 심리 상담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상처를 다시 더듬는 행위는 끔찍하다. 일주일에 한 번만 하는 상담으로 그 주 내내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 과정이 힘들고 두려워 중간에 그만두기도 쉽다. 특히 홀로 버텨야 하는 치료일수록 포기의 유혹이 따라온다.

 

이기명 사서 또한 독서치료 수업을 들으면서 고통스러운 작업을 겪었다. 그러나 자신의 트라우마에 직면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해석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도서관 서비스에 적용했다.

 

이기명 사서의 글은 급변하는 책문화생태계에서 인상적인 결과이다. 온라인으로 책을 대출하고 학교 도서관에서도 e-book 대여를 진행하는 와중에 현대 도서관과 사서의 필요성을 우리는 쉽게 잊고는 한다. 독서치료와 독자상담서비스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책의 콘텐츠를 장악하며 서비스를 펼치는 사서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변화에 직면한 출판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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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변화 속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이기명 사서의 이야기처럼, 빠르게 변화는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산업으로 출판 산업을 다룬다. 출판저널 517호에서는 뉴미디어와 고객 소비 형태의 변화를 주목하여 전자종이 단말기의 혁신을 다룬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도서관이나 서점에 나가기가 꺼려지면서 출판산업 역시 온라인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e-book과 오디오북 등의 이용자가 증가하였다.

 

사실 이 변화는 예전부터 예견된 것이다. 나 또한 종이책과 전자책을 함께 읽는 사람으로, 종이책만 보관하는 책방만 두 개, 전자책을 읽는 리디북스에는 450여 권, 알라딘 70여 권 등 전자책만 500여 권을 가지고 있다. 종이책 또한 꾸준히 모으지만, 책을 보관할 공간의 제약이 크다 보니 점점 전자책 소비가 커졌다.

 

<전자종이 단말기의 혁신>에 담긴 전자책 전용 단말기 중에서 나는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를 사용하는데, 반응 속도가 느리고 흑백이며 잉크 자국이 문제이긴 하지만, 가벼운 무게와 어두운 방에도 읽을 수 있으며 하이라이트 표시를 해도 괜찮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쓰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EPD 단말기는 점차 과거의 단점을 개선하여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책을 사랑하는 독서 애호가로, 앞으로의 출판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모두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문화생태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공연과 전시는 온라인 상영으로 접근성을 높였고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를 수용하고 있다. 책문화 또한 마찬가지이다. 책문화생태계는 비대면 시대에 맞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출판저널 517호를 읽으면서 앞으로의 책문화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고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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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517호

- 2020년 5+6호 -

 

출간 : 책문화네트워크(주)

 

분야

문예/교양지

 

규격

182*257mm

 

쪽 수 : 244쪽

 

발행일

2020년 05월 15일

 

정가 : 24,000원

 

ISSN

1227-1802

 

 


 

 

[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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